兩岸에서 바라본 한반도

개혁개방이야기는 금물인 북한사회

어제 필자는 2004년부터 필자가 객원교수로 있는 대만국립정치대학 외교학과에 와서 한반도문제(북 핵문제의 본질과 미중간의 협력외교)를 주제로 특강을 하였다.

제18차한대만학술회의에 논문발제 차 대만에 온 필자는 전 세계에서 유학 온 대만정치대학의 외교학과 대학원생들에게 대만과 한국이 공유하고 있는 안보이익의 본질과 문제점에 대해서 북 핵을 중심으로 비교적 상세하게 전달하였다.

문제는 이 들 외국학생들이 한반도문제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매우 부족함을 그들의 질문에서도 느낄 수 있었지만, 진실을 배우려는 그 들의 진지한 태도는 필자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영어로 진행되는 특강이지만 상대적으로 영어구사능력과 이해력이 우리 한국학생들보다는 더 뛰어난 것 같아서 국제화에 대한 우리정부의 자세가 교육 부문부터 다시 한 번 점검되어야 할 것이란 가정을 해 보았다.

저녁에는 중국본토의 북경과 산동성에서 온 한국문제전문가들과의 만찬을 겸한 대화 자리에서는 최근의 북한사정을 알 수 있는 발언들이 있어서 앞으로 북한사회가 가야 할 험난한 여정을 느낄 수가 있었다. 중국의 한 한반도전문가는 최근에 평양을 방문해 보니 아직도 북한에서는 개혁이니 개방이니하는 단어를 입에 직접 담는 것조차 금기시되는 매우 어색한 사회라는 것이다. 개혁.개방조차도 입에 담을 수 없는 사회이니 그 들이 개혁.개방으로 가는 것이 얼마나 먼 여정인가를 멀리서 유추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되는 것이다. 북 핵을 중심으로 북한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우리가 깨달아야 할 것이다.

오늘열린 제18차 『한-대만문화관계국제학술회의』에서 필자는 “동아시아 평화공동체를 지지하는 한국과 대만:21세기의 새로운 한 대만관계전망”을 주제로 양국이 교역이 250억 달러라는 무역량을 곧 초과하는 상호의존적 무역파트너로써 ‘한대만경제공동체(Korea-Taiwan Economic Community’)에 대한 적극적인 모색이 향후 양국관계발전에 매우 필요함을 역설하였다. 중국본토의 ‘하나의 중국정책(One China Policy)’으로 정치.외교.군사분야에서의 발전에 심각한 장애요인을 격고 있는 양국이 비정치적인 분야에서 최대의 공약수를 엮어내는 개념으로 ‘한대만경제공동체’에 대한 다각적인 모색을 필자가 주장한 것이다.

많은 중국본토의 한반도전문가들도, 참석한 동 국제학술회의에서 궁극적으로 냉전의 찌꺼기가 남아있는 동아시아에서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의 틈바구니에서 유럽의 공동안보(common security), 집단안보(collective security)개념을 벤치마킹한 ‘동북아시아 다자안보협의체’를 위한 한-대만의 공동노력이 동아시아에 자리 잡은 모든 나라의 국익에 부합함을 역설하면서 결국에는 중국의 공산당(CCP)도 동아시아의 공동체를 바라보는 문제와 비정치적인 분야에서의 이러한 한국과 대만의 통합노력을 지지하는 것이 동북아의 안정적인 미래질서 확립에 도움이 될 것이란 필자의 주장에, 그들도 상당부분 긍정적인 자세를 보여 주었다. 물론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서 대만이 중국의 일부분이 아닌 하나의 독립된 국가로 접근하는 문제에서는 매우 부정적인 북경의 입장이 변하진 않을 것이다.

동북아시아의  이지역의 주요 국가들이 미래에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유럽의 기능적인 통합모델에서부터 나토(NATO)를 중심으로 한 집단안보의 개념, 그리고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발전과정에 대한 전향적인 고민을 하고, 이를 위한 여러 나라들의 연구와 대화가 매우 중요한 협력의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북 핵 문제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미묘한 신경전이 빨리 합리적인 다자해결의 틀 안에서 정리되고, 이지역의 안정적인 질서 확립을 위해서 대만과 한국이 같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틀 안에서 고민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북한이 중국본토의 등에 업혀서 주체사상만 갖고 살아가려고 하는지 답답할 따름이다.

2009.12.12 박태우 박사의 푸른정치연구소(hanbatforum.com)

중화민국 국립정치대학 외교학과 객원교수/한국민주태평양연맹사무총장

*대만의 대북시에서 한반도를 바라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