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이 이명박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초청했다고 미국 국방부의 고위 당국자가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밝혔다. 이 당국자는 지난 14일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의 한국, 일본, 슬로바키아 순방 계획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김정일의 이명박 대통령 방북 초청 사실을 언급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당국자는 이 방북 초청이 언제, 어떤 식으로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은 말하지 않았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런 뉴스는 김대중, 노무현, 박근혜, 임동원, 박지원, 정몽헌, 정동영 등 김정일을 만난 정치인들이 죽거나 망하는 등의 불운을 당하는 것을 구경한 뒤에, 김정일의 저주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파될 것인지 궁금해지는 소식이다.

이 미국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문제와 관련해 다음 단계에 일어날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 "우리는 아주 최근에야 북한의 도발국면(provocation phase)에서 벗어날 수 있었는데 사람들은 이런 것(도발)이 우리 행정부가 교체될 때마다 일어난다고들 한다. 이제 (북한의) 그런 활동은 끝나고 우리는 갑자기 유화국면(charm phase)에 들어섰다. 김정일 위원장이 한국 이명박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초청했으며,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평양을 갔다. 북한은 '미국과 대화를 할 수 있다면,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 말까지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왜 미국의 국방부 고위 당국자가 이런 말을 언론에 흘리고 남한의 언론이 대서특필하는지 궁금하다.

제프 모렐 국방부 대변인은 이 국무부 당국자의 발언이 정확한 것인지를 묻는 연합뉴스의 질문에 "우리는 북한 관리들이 남한과 대화에 관심을 보였다는 언론보도를 지켜봐 왔고, 이명박 정부도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시키기 위해 정상회담을 포함해 북한과 대화를 하고 싶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고 답했으며, 이메일 답변에서 "우리는 김대중 전 대통령 장례식에 참석했던 북한의 고위관리들이 서울에서 회의를 갖고 남-북 접촉의 전망에 대해 논의를 했던 것도 알고 있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8일 이런 미국 국방부 고위 관계자의 주장에 대해 "이 대통령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지난 한중정상회담에서 '남북관계의 진전이 이뤄지면, 남북정상회담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나눴다. 정보공유 차원에서 미 행정부 쪽에 전달했는데, 미국 내부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북한은 지난 8월 조문사절단을 보냈을 때 이 대통령 면담에서도 비슷한 뜻을 전했고, 그동안 여러 경로로 남북관계 개선을 원한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덧붙였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민족의 장래를 위해서라면, 언제든 김 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그러나 만남을 위한 만남은 안 되며 정략적, 정치적, 전술적 고려를 깔고 진정성 없이 만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을 강조해 왔다. 최소한 남북정상회담 문제에 관한 한, 이같이 일관된 원칙과 대의에 입각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말한다. 정상회담을 포함한 남북대화에 열린 자세로 대응하되, 원칙에 어긋나거나 정략적 계산을 갖고 하는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한편 미 국방부 고위당국자는 북한의 최근 유화제스처에 대해 "우리의 관점은 검증 가능하고도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완료하는 것이 북한이 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확신을 갖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북한과 대화를 하겠지만, 이는 동맹의 기초 위에서 미국, 한국, 일본 그리고 薩물?러시아가 참여하는 국제적 틀에서 이뤄질 것이다. 우리는 (이런 원칙을) 비켜나 독자적으로 행동하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은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 하고 있으나, 우리는 결코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도발을 멈출 때까지 우리는 확장억지력을 포함한 우리의 의무를 다하겠다는 점을 동맹들에 재보장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일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이런 북한의 유화제스쳐와 김정일의 남북정상회담 주문에 이명박 대통령은 분명하게 현실주의적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이다. 좌익분자들과의 대화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식은 역시 힘을 바탕으로 결과를 철저하게 계산하는 정치적 현실주의(political realism)이다. 좌익분자들은 몽상한 수사학을 만들어내어 대화하고 타협하는 데에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기 때문에, 어정쩡한 환상을 가지고 대화하고 타협하는 정치적 낭만주의는 반드시 자유진영의 통치자들에게는 손해를 끼친다. 좌익세력을 다루는 데에는 협상이나 회담이 아니라, 힘에 의한 제압이나 혹은 무관심이 더 효과적인 전술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무관심이 일정하게 효과를 거둔 사실을 이명박 정부는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이런 과학의 시대에 운을 이야기 해서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300만 북한동포들의 피를 빨아먹은 김정일과 대화나 회담한 정치지도자들은 모두 저주를 받았다는 점도 이명박 대통령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조갑제 대표는 "金九(피살), 金奎植(납북), 李厚洛(숙청), 張世東(투옥), 朴哲彦(투옥), 金宇中(파산. 투옥), 鄭夢憲(자살), 林東源(투옥), 朴智元(투옥), 盧武鉉(자살), 鄭東泳(낙선), 金大中(對北송금 사건 탄로됨), 徐東權, 朴槿惠, 文鮮明. 위의 명단은 김일성, 김정일과 의미 있는 만남을 가졌던 사람들이다. 김일성과 김정일을 만나고 돌아온 뒤의 운명이 나빠진 경우가 많다. 피살 1명, 납북 1명, 자살 2명, 투옥 4명, 숙청 파산 낙선 탄로 각1명었다"고 지적했다. 김정일을 만나면 악운이 닥치는 통계이다.

자신의 전체주의적 왕조체제를 유지하려고 300만명을 굶겨 죽인 김정일은 저주받아 마땅한 흡혈통치자이다. 우리가 정상적인 민족이라면, 김정일은 벌써 반민족주의자로 처단되었어야 했다. 이제 그와 대화하려는 자는 반민족자로 의심된다. 김정일은 고립시키고 방치해서 고사시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제압방식이고, 동시에 한민족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가장 실리적 대응방식이다. 북한 동포들의 저주가 어린 김정일의 대화 제스쳐에 속아 넘어간 모든 통치자들은 북한 동포들의 보이지 않는 저주를 받았다. 이명박 정부는 김정일의 대화(회담) 요구에 신중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낭만적인 자비(싸구려 동정)가 이명박 대통령을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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