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현재의 지배층이 가지고 있는 애매한 국가관이 이번 정운찬 총리의 ‘용산’방문에 잘 나타나 있다. 이들은 국가나 국법질서를 지킬 의사도 의지도 없으며 단지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는 식의 책임회피를 통해 인기몰이나 한 무정견(無定見)한 시정잡배(市井雜輩)만도 못한 위인(爲人)이란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들이 한국의 지배층을 형성하고 있는 한 대한민국이 자유통일을 성취하고 국가질서를 바로잡아 선진국으로 진입하기는 힘들 것이다.

정운찬 국무총리가 용산을 방문하게 된 것은 순전히 저들 불법세력의 유도에 걸려들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무슨 뚜렷한 가치관에 입각한 해법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총리인준인사청문회에서 불법세력을 대표하는 강기갑 등 국회의원의 요구와 ‘용산범대위’의 요구에 굴복하였기 때문이다. 지난 9월 22일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정운찬 당시 국무총리 후보자는 "(용산참사 관련) 원인이야 무엇이든 간에 돌아가신 분들이 8개월째 장례조차 못 치루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만약 총리로 임명이 된다면 전향적인 태도를 취하고, 무엇보다 용산참사 유족들과 만나서 실태를 파악하도록 하겠다"고 말하여 이들의 요구에 굴복한 것이다.

정운찬 후보는 당시 “원인이야 무엇이든 간에”라고 말하여 사건의 책임소재에 대해서는 애매한 태도를 취했다. 누가 불법을 저질렀는지 누가 억울한 처지에 놓여있는지에 대해 판단을 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취한 것이다. 정부가 할 일은 원인을 밝히고 잘잘못을 가려내어 책임자를 찾아내어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닌가. 정부의 기본 역할에 대해 용기 있게 발언하지 못하는 그가 총리가 되면 법보다 떼법을 앞세운 불법세력, 나아가 친북좌파반역세력에게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허약하고 애매한 법 관념을 보여준 것이다.

용산을 방문한 정운찬 총리는 “다섯 분의 고귀한 생명을 앗아간 불행한 사태가 발생한 지 250여 일이 지나도록 장례조차 치르지 못한 것에 대해 자연인으로서 무한한 애통함과 공직자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통감한다”고 말하였다. 생명은 누구의 것이나 고귀하다. 그러나 법은 그런 판단을 요구하지 않는다. 사건의 책임소재를 따지는 것이 법이다. 그리고 총리는 “자연인으로서” 애통함과 “공직자로서” 책임감을 통감한다고 하였는데, 총리의 신분으로 방문하여 자연인을 거론하는 것은 무의미하며 공직자로서 무슨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하고 있는지 애매하다. 책임감이라면 당연히 법대로 시행한 경찰의 편에 서야 옳지 않은가?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도 하지 않았으며 그에 대한 정확한 태도를 갖지도 못하여 해법도 제시하지 못한 채 그저 불법세력에 이끌려 총리신분으로 방문하면서도 마치 총리가 아닌 것처럼 행동하는 그를 보면 방향 감각을 상실한 한국의 지배층의 표본을 보는 것 같다. 애국심도 없고 오직 개인적 출세만을 위해 중간자적 위치에서 애매한 말만 내뱉고 있는 부정직하고 불확실한 국가관을 가진 지배층의 치부를 보는 것 같다. 이들로 인해 법을 집행하는 과정에 희생된 경찰관의 목숨만 개죽음이 되는 것이다. 이런 풍토에서는 조국을 지키다 산화한 애국열사들만 억울하다. 이들의 고귀한 희생을 개죽음으로 만드는 지배층의 정신상태를 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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