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죽음은 우연일 경우가 많다. 불운에 의해서 인간은 무수한 사고사를 당한다. 그래서 생사는 운명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인간은 운명적으로 죽는 존재로 판단하는 게 편하다. 신학자 폴 틸리히는 인간의 운명은 둘로 나누어 해석했다. 인간의 자유의지(free-will)가 전혀 개입할 수 없는 숙명(fate)과 인간의 자유의지가 개입될 수 있는 운명(destiny)로 구별했다. 틸리히는 '합리적 기독교인은, 인간의 노력이 신의 예정에 전혀 개입할 수 없다는 숙명론자가 아니라, 신의 예정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노력이 운명에 개입할 수 있다고 믿는 운명론자'라고 보았다. 인생에 어찌할 수 없는 숙명도 있지만, 합리적 기독교인은 현재의 노력이 미래의 운명이라고 믿는 '유한한 자유인'이다. 운명은 자유의 뒷면이고, 자유는 운명의 얼굴이다.
 
인간의 자유의지가 운명에 어떻게 작동되는가를 해석하면서 틸리히는 인간의 노력과 신의 예정을 변증법적으로 조화시키면서 설명했다. 인간은 운명에 제한받으면서도 자유의지의 발휘로 운명을 자신의 노력의 결과로 만들 수 있는 자유의 존재로 운명지워진 것으로 틸리히는 봤다. 인간의 생사화복은 어찌 할 수 없는 숙명(fate)라고 판단하여 무지몽매한 군중들을 미혹하는 자들이 바로 '숙명의 점쟁이(fortune-teller)'이다. 이에 비해서 인간의 자유의지에 따라서 인간의 운명(destiny)도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들은 '운명의 예언자(fore-teller)'이다. 인간의 현재 노력은 미래의 자기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자유의지를 중시하는 고등 종교인들은 믿는다.
 
인간은 운명에 따라 많은 경우에 우연히 생사화복이 결정됨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사태로 인한 대량살상에는 우연이 거의 없다. 사회적 폭란이나 국가적 전란이 우연히 일어나는 경우는 없다. 사회나 집단에 어떤 모순이 점증해서 임계점을 넘어서면, 갑자기 우연처럼 혹은 운명처럼, 대량살상의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예컨데 공산주의의 확산으로 인류가 대량살상된 것도 필연이다. 봉건사회의 모순이 임계점에 달했을 때에 지배층(부유층)에 대한 맹목적 증오가 폭발하면서, 인류는 대립과 전란에 휩싸이는 운명을 맞아 수억명이 죽어나가는 냉전을 겪은 것이다. 냉전의 대결은 전근대적 주종문화를 형성한 인류가 쌓은 착취의 악업에 대한 악마적 보응이었다.
 
지배층에 대한 증오에 기반된 정의를 사회제도로 구현하던 공산주의의 모순이 극에 달하자, 이제 공산주의는 자체모순으로 인해서 소멸단계에 왔다. 공산주의가 부자에 대한 맹목적 증오를 넘어서지 못하는 세계관으로 판명나면서, 냉전이 끝나고는 탈이념의 시대가 되었는데, 한반도에서는 아직도 최악의 공산집단인 김정일 왕조체제가 멸망의 히스테리극을 온 인류 앞에 연출하고 있다. 탈냉전의 시대추세와 지구촌의 소통구조에 맞지 않은 김정일 집단의 멸망은 그들의 자유의지로 60년 동안 만들어낸 필연적 운명이다. 김정일 집단이 망하기를 원해서 운명적으로 망하는 것이다. 북한의 멸망은 김정일 부자의 노력과 하늘의 운명이 하나가 된 필연이다.
 
문제는 한반도의 운명이다. 문제는 이 망해가는 김정일 집단을 대한민국 정부가 어떻게 통제하는가에 따라서, 남한, 한반도, 한민족의 운명도 달라지는 것이다. 남한사회에 번창한 좌익세력의 망국노들이 북한과 더불어 동반몰락하기를 미친 듯이 갈구한다면, 남한도 북한과 더불어 망할 운명에 처할 것이다. 그리고 한반도와 한민족은 파멸의 그늘에 놓일 것이다. 북한의 몰락은 이미 운명처럼 굳어져있지만, 남한의 몰락과 승리는 남한 국민들의 자유의지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남한의 집권세력이 자유민주주의를 포기하는 것을 탈이념으로 착각해서 북한 김정일의 꼼수에 빠져 '전쟁의 주술'을 '평화의 노래'로 잘못 착각하면, 대한민국에 북한과 같이 공멸할 운명이 닥칠 것이다. 김정일은 대를 이은 살기(殺氣)의 화신이다.
 
대한민국의 운명은, 이명박 정부가 이념을 포기하고 얼이 빠진 상태로 빠져드느냐 아니면 이념을 사수하고 정신을 차린 상태이냐에서 따라서, 흥망이 갈라질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북한 공산집단을 남한처럼 자유민주사회로 만들 시대적 소명을 부여받았다. 북한의 자유화가 바로 이명박 정부가 추구해야 할 실용주의의 최고 목표이다. 북한 동포들이 공산집단의 철장막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이명박 정부의 중도와 실용은 대한민국을 망하게 하기 위한 망국세력의 대국민 사기극에 불과한 것이다. 중도와 실용의 이름으로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을 약화시켜서 한국인들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든다면, 이명박 정부는 대한민국 망국의 굿판을 벌이게 된다.
 
지금 이명박 정부는 중도실용의 이름으로 매우 위험한 운명의 장난을 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라는 이념적 호칭을 숨기고 '중도실용주의'라는 경제적 구호를 앞세우는 통치전술이 과연 이명박 정부를 살리고 대한민국을 지키고 한민족을 통합시킬 가장 효과적인 방편인지를 시험한다. 지금까지 이명박 정부가 확인시킨 중도실용주의는 안보와 치안에 무능하고 경제에 치중하는 국정운영의 모습이었다. 그 결과 남북한 좌익세력의 반란적 깽판질에 별로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무능과 손실을 이명박 정부가 자초했다. 이명박 정부의 중도실용은,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구현하는 것이라고 자처하지만, '얼 빠진 정부'의 이미지를 조성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냉전이 끝나려는 마무리 단계에 있는 이 시기에, 이명박 정부는 미리 자유민주주의의 이념무장을 해제하고 중도실용을 성급하게 선언하고 있다. 남북한 간에 냉전(이념대결)이 마지막으로 격화되는 이 시기에 먼저 이념을 포기하는 선언을 하는 해괴한 이념전술을 이명박 정부가 중도실용이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구사하고 있다. 이런 성급한 이념포기가 냉전(이념전)의 종식에 정말 유리한 것인지 많은 애국인사들은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전쟁이 끝나기도 전에 승전의 축배를 드는 군대는 반드시 패배하게 된다. 냉전의 막바지에 다 망한 북한 공산집단에 방심하다가 배후에서 습격당할 해괴한 이명박 정부의 노력과 역사의 운명을 구경하게 된다.
 
이념을 포기하고 중도를 가겠다는 이명박 정부가 남북한 좌익세력과 대결하면서 실제로 얼마나 실리를 챙겼는지 모르겠다. 무능하고 겁약한 이명박 정부와 여당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노력해서 남북한 좌익세력의 반란적 깽판이 다소 약화되었다. 하지만 남북한 좌익세력의 이념적 대결과 도전은 여전히 잠재된 상태이지 사라진 상태가 아니다. 이명박 정부가 마치 한반도에서 냉전이 끝난 것처럼 이념을 포기하고 중도를 외치는 것은 얼빠진 장수의 변태적인 패배선언이 될 수도 있다. 작년에 광우난동사태에서 좌익세력에게 무릎을 꿇은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 관용과 포용의 변명으로 좌익세력에게 여전히 굽신대는 것으로 의로운 국민들에게 보인다.
 
남북한 좌익세력으로부터 집권초기에 크게 당해봤던 이명박 대통령이 아직도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남북한 좌익세력에게 비실대고 굽신댄다면, 이는 대한민국의 운명에 치명타가 될 것이다. 망국적인 좌익세력에게 굽신대는 것을 중도실용으로 포장하는 정부는 반드시 망국의 운명을 초래할 수 있다. 중도라는 단어가 얼마나 용기와 지혜와 능력이 잘 갖추어진 최고의 덕목이라는 사실에 대해 이명박 정부의 핵심인사들은 고민이라도 하는 것일까? 자유민주주의라는 정확하고 선명한 정치적 구호를 포기하고 중도실용이라는 불투명한 구호를 이명박 정부가 내세우는 근거는 무엇이며, 그런 중도실용을 추구할 능력이 있을까?
 
이명박 정부의 통치전략이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다. 이승만에 의해 건국되고, 박정희에 의해 건설되고, 전두환에 의해 유지되어온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체제가 소위 민주화세력의 방자한 자유남용으로 인해서 서서히 무너져내리고 있다. 이제 중도실용의 이름으로 한국인들을 식충으로 만드는 이명박 정부가 냉전의 막바지에 어떤 운명을 대한민국에 자초할 것인지 긴장되는 순간이다. 안보와 법치가 무너지는 사태들이 계속 발생하는데도, 서민을 위한다면 시장바닥에 헤매는 이명박 대통령의 통치전술이 과연 악마적 김정일의 꼼수를 극복할까? 이명박 대통령의 의지와 운명이 크게 주목되는 시기이다.
 
노무현 김대중을 사멸시킨 이명박 대통령의 운명적 기운은 과연 김정일까지 사멸시킬까? 아니면 김정일의 교활한 꼼수와 악마적 기운에 이명박 대통령이 헷갈려서 대한민국이 망국의 길을 걸을까? 이념을 포기하고 중도르 선언하며 실용을 추구하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 의지가 과연 대한민국의 성공에 부합할까? 이명박 대통령의 자유의지가 대한민국의 운명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이 시기에, 이명박 정부의 탈이념과  중도실용이 몰고올 정치적 결과는 대한민국의 장래에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다. 이념냉전의 최후전투를 치르는 한반도에서 이명박 정부의 중도실용이 대한민국의 운명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까? 왠지 불안하다.
 
정의와 사랑의 신은 제정신의 인간을 대량살상하지 않는다고 종교 없는 나는 믿는다. 육체는 살았으나 정신이 죽은 '살아있는 시체'들을 역사의 신은 대량으로 청소하는 것 같다. 정치사회적 대량살상은 죽기를 갈망하는 군중들이 만들어내는 자살극이다. 살기에 휩싸인 군중들만이 대량살상의 죽음을 자초하는 것 같다. 죽음의 광기에 미혹된 군중들이 대량살상극의 주인공들이다. 얼빠진 군중의 자유의지가 대량살상을 운명처럼 몰고 온다는 역사적 사실을 고려하면, 이명박 정부의 중도실용이 위태롭게 느껴진다. 얼빠진 군중인간의 중도실용이 비실용적으로 판명될 것 같다. 이명박 정부의 중도실용이 대량살상의 재앙을 운명처럼 자초할까 불안하다.  [조영환 편집인: http://allinkorea.net/]
 
 
[조선일보 사설] 대북(對北) 경보·대응 시스템, 임진강만 구멍 뚫려 있나
 
정부와 국회 내에서 북한의 6일 새벽 황강댐 무단방류에 의도성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북한 의도를 정확히 분석하는 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북한이 어떤 의도를 갖고 한밤중에 수문을 연 것이라고 해서, 그것이 정부 대응태세에 구멍 뚫린 것에 대한 변명이 되는 것은 아니다. 북한은 관광 간 여성의 등 뒤에서 총을 쏴 죽일 만큼 예측할 수 없는 상대다. 이런 북한을 상대하는 정부라면 설령 남북 긴장이 일시적으로 완화된 때라 하더라도 있을 수 있는 모든 사태에 대비한 시나리오를 갖고 어떤 상황에도 만반의 대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북한은 8월 27일에도 초당 7400t의 물을 임진강 쪽으로 2시간 동안 흘려보냈다. 그 바람에 군남댐 건설현장의 크레인이 잠기고 임시 교량이 끊겼다. 연천군에선 대피경보도 발령했었다고 한다. 평일이라 인명피해가 없었을 뿐이다. 더구나 북한이 2002년 황강댐을 지을 때부터 수공(水攻)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2006년부터 대응댐인 군남댐도 짓는 중이다. 6일 새벽 6명의 목숨을 휩쓸어간 황강댐 무단방류는 이런 와중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북한의 수공 가능성이 오래전부터 제기됐고 불과 11일 전 대규모 방류를 겪었는데도 연천군 당직자들은 상황실에 설치된 수위계와 CCTV 감시장비를 쳐다보지도 않고 있었다. 군부대는 임진강 수위가 갑자기 올라가는 걸 뻔히 봤으면서 연천군·수자원공사·인접부대에 통보하거나 경보를 발령하지 않았다.

수자원공사 기술자는 사고 이틀 전인 4일 필승교 수위 측정·전송장비의 보조 전송장치를 교체해놓고는 가동시키는 것을 깜빡했다. 임진강변 무인경보기를 작동시키는 메인 전송장치는 고장 나 있었다. 수자원공사 직원들은 당시 주말이라고 재택(在宅)근무를 했다고 한다. 업무 능률을 위해 재택근무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재택근무는 더 능률적으로 일하라는 것이지 집에서 편안히 쉬라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정상가동되고 있던 한강홍수통제소나 군남댐 건설현장 사무실의 수위 계측장치를 인터넷으로 감시만 제대로 했어도 6명의 아까운 인명이 희생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시각에 제대로 근무 선 것은 딱 두 명, 필승교 초소 초병들뿐이었다.

연천군은 2001년 재난종합상황실을 설치하면서 2개소의 하천수위관측시스템을 세웠다. 2002년엔 하천감시 CCTV 4곳, 자동 우량경보시스템 13개소, 재난 문자전광판 2개소를 설치했고, 2004년엔 수위를 LED 현황판으로 볼 수 있는 설비를 들여왔고, 2005년 재난안전관리과를 신설했다. 이렇게 겉으로는 대책이란 대책을 다 세워놓았으면서 막상 상황이 닥치자 그 대책들의 아무것도 작동하지 않았다.

북한이 사전에 아무런 통보 없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도발을 해오더라도 그걸 막아내 국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 정부 임무다. 수백억~수천억원짜리 잠수함이며 헬기, 1조원이 넘는다는 이지스함을 들여오는 것도 북한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고가의 장비를 사들이고 온갖 최첨단 감시장비를 설치해놔도 그것들이 작동하지 않거나, 그것을 운용할 사람들이 일제히 졸고 있다면 말짱 헛일이 된다. 이번 임진강 사태를 보면 과연 임진강에서만 대북(對北) 감시·경보시스템과 비상 대응태세에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인지 그저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9/10/200909100207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