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오후 김대중의 공식 빈소가 마련된 국회에, 김기남 로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등 6명으로 구성된 북측 조문단이 도착했다. 그런데 이들은 ‘김대중평화센터’를 연락처로 삼아 서울에 온 것이다. 대한민국 정부의 공식 라인을 통한 입국이 아니라 사조직을 통한 것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이들이 입국하는 것을 묵인하였고 통일부 차관까지 보내 마중하게 하였다.

지난 주에 현대의 현정은이 삼고초려(三顧草廬) 끝에 김정일과의 면담을 통해 마련된 5개 항의 합의문에 대하여 우리 정부 당사간의 합의를 강제하는 것과 같은 형태다.

북은 소위 ‘통큰(?)’ 모습을 대외에 과시하기 위하여 미국의 두 여자를 클린턴을 불러 조건 없이 풀어준 것 같이 보인다. 그런데 미국은 그 후로 대북관계개선을 위한 제스처를 보이는 것 같지만 근본적인 대북정책에 관해서 요지부동이고 클린턴 힐러리 국무 장관은 부시의 일관성 없는 대북정책이 오늘의 북핵사태를 촉발했다고 보고 강경노선을 재확인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차제에 북은 김대중 조문을 빌미로 이명박 정부와는 직접적인 접촉은 피하고 저들과 친밀했던 민간부문과 사통하면서 국내의 정세를 교란시키고 있다. 현정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남한의 국론 분열과 교란을 획책하면서 저들의 이로움을 다시 챙기려하고 있다.

북한의 노동당은 북한의 최고 핵심이며 북한의 중요정책들을 결정하고 집행한다. 이번에 온 김기남 비서(83)는 나이도 김정일보다 훨씬 위지만, 김정일 우상화에 앞장서, 김정일의 두터운 신임으로 그 나이까지 숙청을 당하지 않으면서도 김정일에게 굽신거리지 않는(고개를 숙이지 않는) 사람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같이 온 대남업무 총책인 김양건(61)은 통일전선부장으로 말하자면 우리 대한민국을 적화통일 시키기 위한 온갖 사업을 총 지위하는 총사령탑이다. 간첩대장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이 둘과 함께 조문단으로 온 원동연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 실장과 맹경일 아태위 참사, 리현 아태위 참사, 기록원(?)으로 온 김은주(여) 국방위원회 기술일꾼 등 모두 6인이 조문단이다.

그런데 이들 적국의 핵심들이 이번 김대중 국상에 조의를 표하기 위하여 대한민국 국회의사당에 왔는데 ‘그리운 금강산’ 노래가 잔잔히 울려나왔고 조문단이 차량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자 이를 지켜보던 일부 조문객들이 환호성을 ‘와~’ 하고 질러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 일부의 사람들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했다는 것이다.

북의 조문단은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고마움을 전했다 한다. 일단 그들의 전략은 성공하는 것 같이 보인다. 물론 보수단체들의 조문방문 반대집회들도 산발적으로 있었지만 냉대받고 언론의 조명도 거의 받지 못했다.

그런데 이들 북측 조문단은 “김정일”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여” 라고 적힌 리본이 달린, 북에서 가져온 조화가 차량에서 먼저 내려지고 난 후에 뒤따라 내려 그 조화를 정중히 모시고 가서 조문대 앞에 세우고서 조문을 시작하였다.

김일성 부자를 태양신으로 모시는 북한 사회의 한 단면을 보는 것과 같다. 조화에 쓰인 김정일 이름 석자는 실로 위대하다. 그 이름은 옆의 리본에 써 있는 글자와는 비교도 안 되게 큰 글씨로서 조문하는 사람의 겸손함은 간데없다. 그는 인민들이 받드는 주체교의 신이기 때문에 글자 석자가 있는 것으로도 그 조화는 이미 조화가 아니다. 귀하고 귀한 성물(聖物)이다. 그러니 어찌 김정일의 조화가 내리기 전에 북의 조문단이 하차 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그 조화를 절대 앞서지 못하고 뒤따라 정중히 자리에 모셔야 했다. 그저 단순한 조화가 아니라 김정일의 신이 내린 조화 즉 신 들린 성물이기 때문이다(위의 사진 참조).

1. 북은 정부의 공식 라인이 아닌 현대의 현정은 민간라인을 이용하여 한국정부의 옆구리를 쳤듯이 이번에도 대한민국 통일부 라인을 통하지 않고 김대중평화센터를 이용하여 정세현 임동원 등 민간라인과 접촉하여 이명박 정부를 혼란에 빠뜨리고 김대중 추종자들에게 힘을 실어줌으로 친북좌파적인 불씨와 바람을 획책하며 여론몰이를 통하여 북이 원하는 것을 얻으려는 목적이 분명하게 나타났다.

2. 이러한 상황에서 허약한 체질의 이명박 정부는 금강산이나 개성 관광 그리고 개성공단은 UN의 경제적인 제재가 주를 이루는 대북 조치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는 해괴한 논리를 폄으로 이미 제2의 김대중 정부가 되기를 선언한 셈이다. 현정은이 발표한 김정일과의 5개항의 합의문도 추인하여 줄 것임에 틀림없다.

3. 불법 대북 송금 그리고 대한민국 헌법정신을 정면적으로 위배하는 6·15 공동선언 등등의 문제가 국민적인 지지를 받지 못한 상황에서 국민장도 아닌 국장으로 그것도 대전도 아닌 동작동 국립현충원에 장지를 정한 것은 대한민국의 역사에 오점을 남기는 것이 되고 말것이다.

4. 북한은 우리나라의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 전면가입과 관련해서 "군사적 타격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하고 "정전협정의 구속력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북한은 "서해에서의 군함과 선박의 안전항해를 담보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NLL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전쟁을 선포한 상태다.

5. 노무현 국민장 때도 언론이 총 출동하여 자살한 자를 의인과 영웅으로 만들어 주더니 이번에도 그 같은 작태를 또 보이고 있다.

위의 사진은 오늘자(2009.8.22.) 조선일보 1면 톱기사의 사진이다.

만일 이런 경우로 우리나라에서 북에 조문 갔다면 로동신문과 같은 북의 신문이 조선일보와 같이 일면 톱기사로 사진과 함께 실어주었겠나? 김정일 집단은 우리의 주적(主敵)인데 대한민국의 대표적 보수 신문인 조선일보가 김정일 이름 석자를 선명하게 그것도 1면 톱기사로 선전하여주고 있는 셈이 되었다. 대한민국 언론의 심장부에 인공기를 꼿은거나 다름이 없다.

6. 조선일보의 기개와 기백은 어디에 갔단 말이냐?

위의 글 4항에서 말했듯이 지금은 저들의 말대로는 전쟁을 다시 선포한 상태다. 그런데 그러한 적의 수장들이 버젓이 대한민국 입법부의 심장부인 국회의 마당에 거리낌 없이 나타나 적장의 이름이 새겨진 조화를 가지고 와서 신주단지 대하듯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국회 마당에 모셔 놨다. 그리고 얼빠진 사람들은 그 조문단을 환영하고 통일이 곧 되는 듯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불러대고 그들을 향하여 환호성까지 질러댔다니, 북에서 온 저들을, 죽은 김대중이 또 살려주나 보다. 아~ 위대한 김대중 슨상님이여...

현정은은 5일을 기다리게 하고서 선심쓰듯 만나주었는데,

우리는 우리가 먼저 만날려고 안달이다. 무얼 못줘서 환장한 사람들처럼 말이다. 언론도 일부의 몰지각한 백성들도 모두 마찬가지이다. 꼭 나라 전체가 집단 최면에 걸린 것 같다.

이러한 최면에서 제일 먼저 벗어나 국민이 주는 법적인 권한을 올바로 행사해야 할 사람은 누구보다도 이명박 대통령 자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