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이 북한에 가서 하고 온 일은 쉽게 이야기하면 김정일이 필요한 달러화를 갖다 바치겠다는 것이다. 현정은 회장은 공동보도문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일 국방위원장께서는 2009년 8월 16일 평양을 방문한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일행을 오랜 시간 접견하시고 따뜻한 담화를 하시면서 현정은 회장의 청원을 모두 풀어주시었다”라고 하여 마치 현정은 회장이 청원하고 김정일이 현정은을 어여삐 여겨 모든 청을 다 들어 준 것처럼 말하고 있다.

한국의 재벌 회장이 김정일에게 청원을 하였다는 것도 귀에 거슬리지만 그것을 김정일이 마치 황제가 신하에게 윤허를 하듯이 “청원을 모두 풀어주시었다”라고 표현한 것도 사실은 역겹다.

현정은 회장이 청원하였다는 것이 알고 보면 모두 북한에 달러화를 갖다 바치기 위한 장치다. 달러화가 필요한 것은 김정일인데 왜 현정은이 청원을 하여야 하는지 알 수 없다. 물론 현정은은 사업을 확대하여 손실을 메우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이적행위가 된다면 그렇게 당당하게 김정일이 청원을 다 풀어주었다고 감개무량한 듯 무한한 은혜를 입은 듯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합의한 것이 결국 금강산관광 재개, 개성관광 및 백두산 관광을 새로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이 모든 사업이 김정일에게 달러화를 갖다 바치는 장치다. 금강산관광으로 북한으로 들어간 달러화가 핵실험으로 되돌아 왔는데, 다시 개성관광과 백두산관광도 시작한다면 더 많은 달러화가 김정일에게 제공된다. 이것이 어떻게 김정일의 시혜적인 조치인가? 김정일이 먼저 청원하였어야 하는 사항이 아닌가?

현대의 수익구조가 국가이익을 해치는 것이라면 결코 수익을 창출하지 못할 것이다. 현대가 돈을 버는 방법이 김정일에게 군사용도로 쓰일 달러화를 제공하는 것이라면 결코 떳떳하지 못할 것이다. 정부는 마땅히 현대의 대북사업을 통제하여야 한다. 북한이 군사력을 증강할 뿐만 아니라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데 그것을 알면서도 현대가 북한에 달러화를 갖다 바쳐야 돈을 벌수 있는 사업을 한다면 이는 국익을 위해 막아야 한다.

일개 기업이 어떻게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방법으로 사업을 하면서 국민에게 큰소리칠 수 있으며 적과 협력하여야만 생존할 수 있는 사업에 목숨을 걸면서 어떻게 국민이 동의할 것으로 예단할 수 있는가. 개성공단에 근무하는 한국 근로자를 마음대로 억류하였다가 풀어주는 것에 대해 어찌 우리가 김정일엑 감지덕지해야 하는가.

로이터 통신은 이번 일로 김정일이 현대로부터 수천만 달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보도하였다. 김정일에 달러화를 갖다 바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는 현대의 대북사업은 본질적으로 국가안보를 해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것은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 대북 관광 사업은 전면 중단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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