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명박 대통령의 건국기념일 기념사에서 ‘평화체제’ 구축에 관해 언급할 것이라는 언론보도를 보고 과연 이명박 대통령이 ‘평화체제’에 대해 언급할 것인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오늘 연설을 지켜 보았다. 평화체제란 노무현 정권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끈질기게 추진한 정책이고 또 그 일환으로 헌법 제3조를 개정해야 한다고까지 언급한 적이 있어 여간 민감한 문제가 아니다.

KBS는 8월 14일 뉴스에서 다음과 같이 보도하였다. “... 우선 대북정책에 있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포괄적인 제안이 나올 예정입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북한의 재정,경제와 사회기반시설, 교육은 물론 주민들의 생활 향상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할 예정입니다. <녹취> 김은혜(청와대 부대변인) :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정치,경제,사회 문화,군사,안보 분야에 걸치 폭넓은 제안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 KBS보도를 보면 “한반도 평화체제”란 청와대 대변인이말한 것을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청와대 대변인을 한반도 평화체제가 친북좌파 정권의 정책이었고 그 의미는 남과 북이 서로 갈라져 살자는 영구분단론이란 것을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정동영은 심지어 북핵포기를 목표로 한 6자회담마저 한반도 평화체제를 논하는 장소로 변질시켰다. 그 결과 북핵폐기가 애당초 목표였던 6자회담이 한반도 평화체제논의 장소로 변질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 이명박 대통령의 연설은 평화체제와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연설에서 “북한이 그런 결심(핵포기)을 보여준다면 우리 정부는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구상을 추진할 것입니다”라고 언급하였다. 여기서 말한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구상”이 노무현 정권이 말한 “한반도 평화체제”와 동일한 개념인지 아닌지 약간 헷갈린다. 그러나 그 다음 말을 보면 약간의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 경제를 발전시키고 북한 주민들의 삶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국제협력 프로그램을 적극 실행할 것입니다”라고 말하였다.

이 말은 분명 평화체제와는 달라 보인다. 평화체제는 현 정전체제를 끝내고 평화협정을 맺어 결국 남과 북이 서러 갈라져 살자는, 다시 말해 영구분단에 해당한다. 말이 평화체제라 좋은 뜻인 것 같지만 그 내용은 자유통일을 포기하고 북한이 추진하는 연방제와 같은 영구분단론인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이 제안한 “평화구상”은 평화체제와는 달라 보인다. 우선 정전체제를 종식시킨다는 의미가 그 속에 포함되어 있지 않는 것 같다. 단지 북한에 경제적 지원을 하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그러나 경제지원이 김정일 체제의 존속을 지원하는 것이 될지 아니면 김정일 체제를 붕괴시키는 방향을 작용할지 예측하기 힘들다.

발언내용을 보면 북한 주민의 삶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다는 것을 목표로 한 것 같고 그렇다면 김정일 체제는 그만큼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경제가 발전하여 시장이 활성화 되어 북한 주민이 배급에 의존하지 않아도 생존에 문제가 없게 된다면 북한주민은 생존 걱정 없이 김정일 독재체제를 반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민감한 문제에 대해 청와대 대변인이 이명박 대통령의 뜻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느낌이 든다. 대변인이 무의식적으로 한반도 평화체제라는 용어를 썼다면 그(녀)는 대변인의 자격이 없다. 노무현 정권의 선전에 세뇌가 되어 무의식적으로 평화체제란 말을 썼다면 그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의 진의를 왜곡한 것이 된다.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이 평화체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러나 한 가지 문제는 남는다. 그것은 북한이 단지 핵만 포기하면 되느냐 하는 문제다. 우리는 핵만큼 중요한 것이 북한 동포의 인권유린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의 공산독재체제가 얼마간이라도 민주화되어 북한동포의 인권이 개선되는 것도 북핵만큼이나 중요하다. 그렇다면 단지 핵만 포기하면 지원할 것이 아니라 북한 체제를 정면으로 거론하여 민주화를 조건으로 내걸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우리 모두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북한 동포는 우리 국민이고 따라서 대한민국 정부는 자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으며, 따라서 북한을 지배하고 있는 반국가단체인 김정일 정권에 대해 우리가 당당하게 북한동포의 인권을 거론하여야 한다고 본다.

우리가 대한민국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이고 한민족을 대표하는 유일한 정통성을 가진 국가라면 우리는 당당하게 북한동포의 인권에 대해 거론하고 북한을 흡수하여 통일하는 방안에 대해 그 의도를 숨길 이유가 없을 것이다. 통일은 의지의 문제이며 의지가 충돌함에 있어 어찌 평화로운 방법만으로 통일을 성취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한국정부의 정당한 정책에 대해 김정일이 화를 내기만 하면 한국 정부를 공격하는 한국의 친북좌파들을 단속해야 하지 그 때문에 대북정책을 모호하게 추진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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