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인질로 잡혀있던 두 여기자(로라 링과 유나 리)를 구출하기 위해서 방북하여 김정일을 만날 때에 김정일은 보기 드물게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만족한 표정을 전 세계에 연출했다. 김정일에 클린턴에게 기쁘하나 아첨하는 미소를 지었다. 마치 자신의 인질게임이 미국에게도 먹혀들어가는 듯이, 클린턴이 자신에게 굴종하며 두 여기자들을 겨우 구해 가듯이, 마치 자신이 미국을 향해 자비를 베푸는 인류애의 화신이라도 되듯이, 김정일은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클린턴 앞에서 흡족해했다. 그러나 만면에 미소를 띤 김정일 앞에 우뚝 선 클린턴은 굳은 얼굴의 침묵을 전 세계에 연출했다. 마치 적진을 점령한 점령군의 장수처럼...
 
이런 김정일과 클린턴의 대조적 모습을 보면서도, 남한의 친북성향의 언론인들과 학자들은 마치 클린턴의 방북으로 북한과 미국이 1:1로 직접 대화의 길이 곧 열리는 것처럼 몽상한 낙관과 허황된 전망을 쏟아냈다. 특히 동국대 북한학 교수인 김용현은 마치 클린턴의 방북이 '북미 직접 대화의 돌파구라'라도 되는 듯이 온갖 방송들에 나와서 몽상한 좌편향적 주장들을 쏟아냈다. 김용현 교수의 주장들은 필자의 눈에, 북한에 대한 맹목적인 기대일 뿐이고, 미국에 대한 무한한 무지로만 보였다. 남한의 북한전문가들은 친북적 편향성 때문에 진실과 국익에 부합되지 않은 주장들을 해댄다. 남한의 좌익분자들은 북한의 좌익분자들과 비릇하게 비정상적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번 클린턴의 여기자 구출작전은 미국의 정치외교력만 과시했고, 미국의 불변하는 대북정책의 원칙만 재확인했고, 대미관계에 대한 김정일의 망상을 노출시켰고, 미북관계에 대한 남한 좌익세력의 몽상만 폭로했을 뿐이다. 클린턴의 방북과 여기가 구출은 미국의 대북정책을 변화를 주지 못 할 것이다. 이에 따라 남한의 이명박 정부도 지금처럼 차분하게 김정일 집단을 현실주의적으로 다루면 된다. 클린턴의 과감한 방북을 흉내 내어 이명박 대통령이 특별한 제스쳐를 북한에 취할 필요는 없다. 그냥 클린턴의 여기자 구출 방북은 개인적 차원에서 행해진 해프닝으로 취급하면서, 미국의 대북 활동을 예의주시하는 것이 지혜로운 외교일 것이다.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처럼 흥분되어서 북한에 조급하게 접근하면, 이명박 대통령은 낭패를 당할 것이다. 현대그룹의 현정은은 박근혜 다음으로 김정일에 홀려있는 남한인이기 때문에, 그의 친북행적을 정부는 예의주시해야 한다. 그리고 친북인사들의 '한탕주의' 충동질을 이명박 대통령은 조심해야 한다. 지금 이명박 대통령의 부동(不動)은 최선의 활동이 될 것이다. 북한이 핵·미사일을 폐기하는 날까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지금처럼 냉정하고 차분하면 된다. 북한에 억류된 남한의 인질들에 대해서도 이명박 정부는 급하게 빼낼 한탕주의의 유혹을 받으면 안 된다. 지금 이명박 정부는 움직이지 않고 기다리는 것이 북한의 야비한 정치게임을 가장 효과적으로 다루는 전술일 것이다.
 
미국은 클린턴의 방북 전후에 조금도 변함이 없다. 미국 정부의 움직임은 클린턴 방북 후에 클린턴의 언행과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의 입을 관찰하면 파악할 수 있다. 먼저 방북 기간에 김정일에게 클린턴이 전했다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북한을 더 안전하게 만들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국제적 추가 고립이 계속될 것이다"라는 메시지에 미국의 견고한 대북정책의 원칙이 담겨있다. 클린턴의 이런 미국의 대북정책을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그(클린턴)가 북한에 핵무기 추구를 그만둬야 하며, 핵무기 획득은 국제사회에서 그들의 위상을 높여주는 것이 아니라, 고립만 더 자초할 뿐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력히 권고했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재확인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두 여기자 구출극이 끝나자 말자, 오바마 행정부가 재확인한 대북정책의 원칙은 "변한 건 없다. 상황은 여전히 엄중하다"였다. '미국의 대북정책은 종전 그대로다'는 메시지를 오바마 대통령, 백악관 대변인, 클린턴 전 대통령, 힐러리 국무장관이 입모아 반복해서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NBC방송에서 "우리는 이번 방북이 인도적 임무임을 매우 명확히 해왔다. 그동안 북한에 관계 개선의 길이 있음을 말해왔다. (그것은) 더는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고 도발적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주장했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북핵 문제의 전기로 이어지는 것은 이번 방북의 목적이 아니었다"고 단정했다. 미국의 대외정책은 원래 정권이나 인물에 휘둘리지 않는 장기적 원칙을 갖고 있다.
 
북한의 김정일이 핵·미사실을 폐기하고 자유세계를 향해 개방하겠다면, 미국은 같은 수준의 대화 자세를 북한에 취할 것이다. 그것은 한국에도 바람직한 미북관계이다. 미국의 불변하는 대북 입장은 "오바마 대통령은 핵 이슈를 다룰 고위급 직접 접촉을 허용할 준비가 돼 있다. 하지만 북한이 이미 약속한 것을 뒤늦게 이행하는 대가로 보상하는 걸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동아닷컴의 보도)"라는 미국 행정부 관리의 주장에서도 잘 나타난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면, 미국이 지원을 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제재당할 것이라는 간단명료한 메시지를 미국은 클린턴의 방북에 상관없이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다.
 
아무리 외교적 발언이라고 해도, 미국의 주장은 매우 일관되고 또한 상식적이기에, 한국은 미국의 대북정책에 별로 신경을 곤두세울 필요가 없다고 본다. 자기 나라 국민이 국제테러범에 인질로 잡혀있다가, 그 인질범이 풀어주겠다는데, 그것을 마다할 정상적인 정치인이 어디 있겠는가? 그리고 그렇게 국제테러범이 무고한 자국민을 인질에서 풀어준다고 감격해서 맹목적으로 테러범과 화해하겠다는 국가가, 정신적 노예들이 살아가는 한국말고, 이 지구상에 없다. 한국인들은 김정일의 거짓 평화 제스쳐에 놀아난 김대중과 노무현 같은 지도자의 행태를 어디에서도 기대할 수가 없다. 지난 10년 한국의 망국적 대북정책은 어느 국가에서도 되풀이 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인들은 김대중-노무현 좌익정권의 망국적 대북정책에 세뇌되어서 국제테러범인 김정일의 여기자 석방에 미국이 감격해서 미북 간에 직접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우려할 필요가 없다. 미국의 오바마나 클린턴은 김정일에 정신적 노예들인 김대중이나 노무현과는 종류가 다른 정치인들이다. 지금 북한이 미국을 향해서 벌이는 정치외교적 게임은 김정일만 자기속임수에 빠져서 자멸하는 꼼수일 뿐이다. 남한의 좌익세력이 '미국과 북한이 직접 핵문제를 협상하면, 남한의 입지나 체면이 구겨진다'고 선동하는 것도 이명박 정부가 전혀 무시하면 된다. 이명박 정부는 한국이 미국과 군사적, 경제적, 문화적, 외교적 측면에서 막강한 동맹적 관계라는 사실을 믿고 종전처럼 의연하게 북한을 다루면 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클린턴의 구출극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북한의 한국인 인질극도 이명박 정부가 느긋하게 대처해야 한다. 지금 북한은 미국을 속이려다가 실패하여, 개성공단이나 동해에서 확보한 인질들을 이용해서 어떤 꼼수를 부릴 가능성이 높다. 지금 아쉬운 것은 북한이지 남한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고, 북한에 대적할 군사력만 강화하면 된다. 이명박 대통령의 느긋한 태도가 김정일에게는 가장 강한 압박이다. 다만 이명박 정부는 방송국, 학교, 국회에 침투된 좌익세작들의 거짓과 왜곡에 찬 친북선동을 방지하고 제압해야 한다. 학교의 전교조와 방송국의 언론노조가 가장 큰 대한민국의 적이다.
 
지금 남북관계에 이명박 대통령의 굳건한 자유통일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북한동포들에 대한 연민을 품고, 김정일의 기만적 꼼수들을 느긋하게 다룬다면,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의 힘을 북한해방에 마음껏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스스로 돕는 나라를 도와 우방이 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자유와 민주의 원칙을 포기하고 비겁하고 불의하게 좌익세력에게 휘둘리면, 미국의 자유민주적 기운을 한반도에 함께하지 않을 것이다. 한반도의 대북정책에 미국의 움직임이 문제가 아니라 한국 정부의 의지가 더 문제다. 이명박 대통령은, 클린턴에게서 제국 통치자의 당당하고 지혜로운 정치력을 배우면서, 김정일의 얄팍하고 어리석은 자기기만을 관조하기 바란다. [조영환 편집인: http://allin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