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 마슬로우(Abraham H. Maslow, 1908~1970)는 동기부여와 관련한 성장이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사람이다. 마슬로는 인간의 욕구(Needs)에는 계층(Hierarchy)이 있음을 지적하고 인간의 동기는 이러한 욕구의 계층에 따라서 순차적으로 유발된다고 보는 욕구단계(Hierarchy of Needs)이론을 제시하였다. 즉 인간은 저차적인 생리적 욕구로부터 고차적인 자아실현 욕구로 이행하며 발전하면서 인간은 성장한다는 것이다.

마슬로우는 인간욕구단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 생리적 욕구(Physiological Needs):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욕구로 경험되지 아니한 즉 학습되지 아니한 본능적 수준의 욕구를 말한다. 배고픔, 목마름, 수면, 성욕 등이 여기에 속한다.

￭ 안전 욕구(Safty Needs): 인간에게는 물리적으로 안전하고 싶은 장래에 대한 욕구가 있다. 예기치 않은 사고, 질병, 전쟁, 경제적 불안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욕구를 말한다.

￭ 사회적 욕구(Social Needs): 인간에게는 사회의 한 일원으로 살아가기를 바라는 욕구가 있다. 사회집단 속에서 가족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며 애정과 우의를 나누고 싶어 하는 욕구다.

￭ 존경 욕구(Esteem Needs): 자신이 스스로 중요하다고 느끼어 존경할 뿐만 아니라 가족이나 친지 자녀들에게까지 인정받고 존경받고 싶어 하는 욕구로서 명예욕, 권력욕 등이 이에 속한다.

￭ 자아실현 욕구(Self-actualizationl Needs): 인간은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시키기를 원한다. 즉 자신의 전문영역 가운데서 잠재적 능력 발휘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이다. 세계사에 이름을 남긴 사람들의 대부분은 자아실현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라고 생각된다.

마슬로우가 인간성장의 한 이론으로 제시한 욕구단계이론은 사실 인간의 권리인 인권과 철저히 관련되어 있다. 인간은 본능적 수준의 욕구인 생리적 욕구와 물리적으로 안전이 보장이 되는 안전욕구가 충족된 후에라야 인간이 더 높은 욕구충족을 하며 인간답게 살 수 있다는 의미인 것이다.

북한 사회의 현실에 대해서는 많은 탈북자들을 통하여 증언되어 왔고 그 증언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우리 동포들이 북한이라는 거대한 감옥에서, 특히 왜 끌려 왔는지를 모르고 외부세계와 철저히 격리되어 수많은 세월 아니 죽을 때까지 통강냉이와 소금을 반찬삼아 그것도 일년내내 겨우 겨우 연명해야 하는 수용소에서, 희망 없이 고통과 슬픔과 원한을 삭이며 살아가야 하는 저 북녘의 사람들, 한 개인의 시신을 모시려고 기념궁전을 위해 9억 달러를 쓰면서도 인민들 350만이 아사(餓死)하는 것을 지켜봐야하는 저 북녘의 사람들, 가장 기초적이고 본능적인 생리적 욕구와 그리고 안전욕구조차도 충족되지 않는 그들에게 사치스럽게도 무슨 고차적인 욕구들을 운운 할 수 있겠나?

그런데,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보면 인간은 너무나 고귀한 존재다.

뿐만 아니라 생명이 있는 동물들 그리고 하찮은 미물에 이르기 까지 생명이란 귀하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다.

창세기 1:29에서 우리는 엄연한 사실을 발견한다. 창조 초기 하나님께서는 인간이 먹을 수 있는 식물(食物)을 ‘씨 맺는 모든 채소와 씨 가진 열매’로 한정 하셨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땅의 모든 짐승과 공중의 모든 새와 생명이 있어 땅에 기는 모든 것에게도 모든 푸른 풀을 식물(食物)로 주셨다(창1:30). 그리고 인간에게는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은 다스리라고 하셨다(창1:28). 식물(食物)로 주셨다는 말씀은 전혀 없다.

인간이 동물을 피흘려 잡아 육식(肉食)을 하고 동물들끼리 처절한 약육강식(弱肉强食)을 벌이며 죽이고 피 흘리는 살점을 뜯어먹는 광경이 어찌 평화로운 에덴동산의 풍경일 수 있었겠나? 이것은 아담이 죄를 지어 타락함으로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한 이후에 그렇게 된 것이다. 창조 초기 에덴동산 시절에는 채소와 열매가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의 주식(主食)이었다.

그만 뱀의 유혹에 넘어간 인간은 포악해지고 억세며 도전적으로 변했다. 그래서 니므롯 같은 천하의 영걸(英傑)들이 태어났다(창10:8참조). 그 후 인간들은 동물을 잡아먹게 되었고 육류를 얻기 위해 동물을 사육해야 했다. 영양학적으로 육식을 통하여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면 그만큼 체열이 발생하여 성격이 포악해지고 분별력이 저하되어 불안하며 조급증이 생긴다고 한다.

이같이 타락한 인간의 약육강식의 동물적 포악성이 사람과 사람사이에도 나타나 인간이 인간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위해를 가하며 무참하게 살육하기도 한다. 인간의 근성(根性)이 악질적(惡質的)으로 타락했기 때문이다.

중세 기독교의 대표적인 교부(敎父) 어거스틴(Aurelius Augustine, 354-430)은 그의 창조론을 통하여 창조주 하나님 이외에는 그 어떤 질료(質料)도 미리 존재하는 것이 없는 무(無)의 상태에서 우주의 삼라만상을 만들어 내시며 마지막으로 창조의 최고 걸작품인 인간을 흙을 빚으시어 만드셨는데, 이것은 인간이란 외형상으로는 흙과 같이 보잘 것 없는 존재이지만 하나님의 형상이 덧입혀지게 되면서 그 인간은 가치가 있는 존재로 된다는 것을 보여주시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인간은, 인간의 생명을 구하시고자 하나님이 친히 육신을 입고 이 세상에 성육신 하셔서 끝내는 십자가의 희생제물이 되셨을 만큼이나, 귀하고 귀한 존재다.

미국인들이 존경해 마지않았던 미국의 노만 록웰 (Norman Rockwell, 1894~1978)은 인간에게는 (1)종교의 자유(Freedom to Worship), (2) 발언의 자유(Freedom of Speech), (3)원하는 것으로부터 자유(Freedom from Want), (4)공포로부터 자유(Freedom From Fear)가 있어야 함을 강조하였는데,

1776.7.4.의 미국 독립선언서(The Declaration of Independence) 내용 중에는 “우리들은 이 같은 진리를 자명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즉,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으며, 창조주로부터 확실하게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부여받았으며, 그 권리 중에는 생명과 자유와 행복 추구가 있다. 이 권리를 확보하기 위하여 인간 사이에서 정부가 조직되고, 이 정부의 정당한 권력은 국민의 동의로부터 비롯되고 있는 것이다. 또 어떤 형태의 정부든 이러한 목적들을 파괴할 때에는 언제든지 정부를 개혁하거나 폐지하여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가장 효과적으로 가져올 수 있는, 그러한 원칙들에 기초를 두고 그러한 형태의 권력을 갖춘 새로운 정부를 조직하는 것은 국민의 권리인 것이다”(We hold these truths to be self-evident, that all men are created equal, that they are endowed by their Creator with certain unalienable Rights, that among these are Life, Liberty and the pursuit of Happiness. --That to secure these rights, Governments are instituted among Men, deriving their just powers from the consent of the governed, --That whenever any Form of Government becomes destructive of these ends, it is the Right of the People to alter or to abolish it, and to institute new Government, laying its foundation on such principles and organizing its powers in such form, as to them shall seem most likely to effect their Safety and Happiness) 라는 내용이 있다.

위 내용 가운데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으며, 창조주로부터 확실하게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부여받았으며, 그 권리 중에는 생명과 자유와 행복 추구가 있다”(all men are created equal, that they are endowed by their Creator with certain unalienable Rights, that among these are Life, Liberty and the pursuit of Happiness)는 말은 인간이 그 몸과 마음에 본래부터 지니고 태어난, 하나님이 주신 천부불가양(天賦不可讓)의 기본적인 권리가 확실하게 있기 때문에 인간을 대함에 있어서 고귀하고 고귀한 존재로 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근대 사회에서의 인권에 대한 세계 최초의 인권선언이라고 말하는 1789.8.26. 프랑스 국민의회(the National Assembly of France)에 의하여 승인된, 전문(前文)과 17개항으로 이루어진 인권선언(Declaration of the Rights of Man and of the Citizen)의 전문은,

“국민의회를 구성하는 프랑스 국민의 대표자들은 인권에 관한 무지·망각 또는 경멸이 오직 공공의 재앙과 정부 부패의 모든 원인이라는 것에 확신하면서, 하나의 진지한 선언을 통하여 인간에게 자연적이고 양도할 수 없으며, 신성한 권리들을 밝히려 결의하거니와...”(The representatives of the French people, organized as a National Assembly, believing that the ignorance, neglect, or contempt of the rights of man are the sole cause of public calamities and of the corruption of governments, have determined to set forth in a solemn declaration the natural, unalienable, and sacred rights of man,...) 라고 시작한다.

위의 내용 가운데 “인권에 관한 무지·망각 또는 경멸이 오직 공공의 재앙과 정부 부패의 모든 원인”(the ignorance, neglect, or contempt of the rights of man are the sole cause of public calamities and of the corruption of governments) 이라는 말을 바꾸어서 말하면, 인권에 대한 인식·깨달음·찬사를 통하여 공공은 행복을 창출하며 정부는 모든 부패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게 벌써 220년 전의 프랑스의 인권선언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는 내용이다.

전문(前文)과 17개항으로 이루어진 프랑스 인권선언문(Declaration of the Rights of Man and of the Citizen)

북한이 오늘날 지구촌에서 다른 정치세력들이나 인권을 존중하는 다른 나라들이나 인권단체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공공의 이익을 외면하고 온갖 부패로 가득한 권력들을 사유화하기 위해, 북한 인민의 권리인 인권에 무지하고 그 인권을 망각하고 경멸하기까지 하는데서 오는, 어쩌면 후안무치(厚顔無恥)한 당연한 결과다.

이러한 상대와 햇볕정책 운운하며 숱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것은 상대를 더 부패시키고 북한 인민의 공공의 재앙을 더 불러오게 한 용서할 수 없는 행동이 되고 말았다.

한 인간에게 있어서도 인격(人格)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어야 상대방과 서로 신뢰를 가지고 대화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물며 나라와 나라 사이에랴?

북한을 사람으로 비유한다면 과연 인격을 제대로 갖춘 집단인가? 아닌가?

북한과의 진실성 있는 대화는, 이미 233년 전의 미국 독립선언서와 또한 220년 전의 프랑스 인권선언의 전문의 내용이 시사하여 주는 대로, 천부불가양(天賦不可讓)의 권리인 인권을 존중하는데서 출발해야 한다.

그래서 남북관계에 있어서 인권문제는 모든 문제의 시작이며 마지막이라고 말해도 전혀 지나침이 없다.

신뢰가 없으면 대화도 없고, 설령 대화를 통해 어떤 약속을 했다 하더라도, 상대방의 권모술수(權謀術數)에 따라 얼마든지 뒤집어 질 수 있다. 그런 일을 이제껏 숱하게 당해오지 않았나?

언제 정신 차릴 것인가? 나라를 빼앗긴 후에...?

무엇보다도 북한의 인권이 제일 급하고 선결해야 할 과제임을 다시 강조한다.

글쓴이/ 이 요섭 목사

e-mail/ jesus21ckr@yahoo.co.kr

우리 민족의 격동기인 1950년대에 전주에서 태어나 군산 초등학교와 군산 중·고를 거쳐 성균관대학교와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는 행정학 박사 전과정을 수료하였다.

한편 서울신학대학교, 대한신학교, 총회신학교, 한영신학대학교 등에서 신학을 공부하였고 캘리포니아 신학대학원에서 철학 박사와 코헨신학대학교에서 교회행정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창조아카데미, 서울시립대학교, 숭실대학교,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성결대학교대학원, 총회신학교 신대원 등 많은 일반대학교와 신학대학교에서 일반행정학과 교회행정학 등을 강의하였고 한영신학대학교에서는 13년 동안 철학개론·종교철학·교회행정학 담당 교수로 있었다. 현재는 미국성경장로교 소속목사이며 창조사학회 부회장, 예빛선교회 대표, (도서출판) 예빛서원 대표, 코헨신학대학교 객원교수로 있다.

* 저 서/ 알기쉬운 서양철학, 철학을 산책하듯, 빈 손 들고 교회에 가라, 높낮이가 없는 교회, 교회경영원론, 현대인을 위한 교회행정론(개정판), 창조의 나래, 아라랏과 노아방주(재개정판), 나의 갈길 다가도록, 뺄셈 나눗셈(편), 나는 네 하나님(편), 방주를 설계하신 하나님 세상 끝 날도 설계하신다(개정판), 아브라함 아우슈비츠에서 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