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리를 불어도 춤추지 않고
애곡을 하여도 가슴을 치지 않는 국민이여
전쟁이 발발한다면 당신은 어디서 무얼 할 것인가?
 
 
마태복음 11장 17절에 보면 예수님께서는, 세례 요한과 예수님의 동시대 사람들의 반응이 없는 무감각증에 대해서 통탄해 하시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같은 내용의 말씀이 누가복음 7장 32절에도 기록되어 있다). 
 
“가로되 우리가 너희를 향하여 피리를 불어도 너희가 춤추지 않고 우리가 애곡하여도 너희가 가슴을 치지 아니하였다 함과 같도다.” 라고 말씀하셨는데 이 말씀은 지금의 우리 세대에게도 각별하게 주시는 말씀이기도 하다. 
 
1983.2.25. 오전 10시 55분, 갑자기 정규방송이 중단 되더니 민방위본부로부터 다급한 목소리가 라디오를 통하여 흘러 나왔다. “국민 여러분, 이것은 실제 상황입니다. 적기가 출현하였습니다. 인천이 폭격 당하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이것은 실제 상황입니다. 북한기들이 인천을 폭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의 방송이 약 5분간 계속되었다. 
 
사실은 그 날 오전 10시 46분에 이웅평 대위가 이철수 대위와 함께 훈련 중 미그 19기를 몰고 서해의 북방한계선을 넘어 연평도 상공으로 귀순하여 수원 비행장에 안착하였던 사건 때문에, 당일 10시 55분, 서울 인천 경기 지역에 발령된 경계경보로 밝혀졌다. 그런데 민방위본부의 다급한 안내 방송을 청취하고서도 평소 훈련한 대로 각자의 위치를 찾아 즉각적으로 행동한 예비군이나 민방위대원을 찾아 볼 수가 없을 정도였다. 
 
나중에 평소 훈련 받은 대로 제 위치를 찾아 갔던 어느 예비군이, 당연한 행동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한편 국민들은 가관이 아니었는데, 동네에 있는 가게로 달려가 평소와는 달리 20kg 쌀포대, 라면 박스 등 닥치는 대로 경쟁적으로 사재기를 하였다. 우유나 밀가루 등 다른 생필품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한다. 단 몇 분간의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이 사건이 주는 교훈이 오늘날의 상황에서 새삼 남다르지 않게 느껴지니 무슨 연고일까?
 
6∙25 이후, 한반도는 이념의 갈등에 따른 연속적인 긴장 속에서도 공산 사회주의로부터 조국 대한민국 자유민주국가의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고 초등학교 시절부터 반공교육을 받으며 그러한 신념 가운데 살아왔지만 김대중 정부의 햇볕 정책의 영향과 노무현 정부의 북 편향 정책으로 말미암아 정부가 바뀌었어도 아직도 자유민주국가의 정체성을 회복하지 못한 채 국민들은 안보 불감증이라는 심한 중병에 걸려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으니 안타깝기만 하다.
 
몇 년 전, 한국청소년개발원에 따른 설문조사결과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전쟁이 일어나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하고 중․고 대학생에게 물었는데 단지 10%만이 전쟁이 나면 앞장서서 싸우겠다고 답한 것이었다. 반면 일본은 41%, 중국은 14%이었다. 
 
또한 나중의 조사인 듯한데, 2009.6.29. ‘이동복 컬럼’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 가운데 앞으로 한반도에서 남․북간 전쟁이 재발할 경우 “앞장서서 싸우겠다”는 응답자는 18%에 불과하고 14%가 “외국으로 출국하겠다” 11%가 “일단 피하고 보겠다” 33.5%가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응답하였다 한다. 또한 최근에는 우리나라 청소년의 60% 가까이가 6․25 북침설을 믿고 우리나라 안보를 위협하는 주적(主敵)이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라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2002년 갤럽조사에서는 6․25가 남침이라고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31%에 불과 했다. 2004년에 실시한 조사에서는 육사의 신입생도 34%가 우리의 주적(主敵)이 미국이라고 대답했다고 하여 당시 사회적 큰 이슈로 대두된 적이 있었다.
 
그리고 한국갤럽이 2005년 8∙15 때 조사한 바에 의하면 1980년대에 출생한 신세대 가운데 미국과 북한이 전쟁을 벌이면 66%가 북한 편을 들겠다고 했으며, 국정원 조사에서는 현역군인의 63%가 북한을 적이 아닌 동반자로 보아야 한다고 나타났다. 
 
독일의 나치가 폴란드를 점령하고 저항운동을 완화시키기 위하여 계획적으로 폴란드 서점들을 도색잡지로 넘쳐나게 만들었었다. 은밀한 곳에서 홀로 이루어지는 성의 탐닉이야말로 인간을 가장 이기적으로 만들어 서로간의 공동체 의식을 상실한 채 나치에 대한 저항을 약화시킨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좀 지난 통계이지만, ‘TIME’지 아시아판이 아시아 여러 나라들의 성문화실태를 조사한바, 우리나라가 아시아에서 제일 타락한 나라로 결론 내렸다. 즉 전체 기혼남의 65%, 기혼녀의 41%가 배우자 이외의 다른 상대와 성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었다(지금 조사한다면 정도가 더 심할 것이라고 예상이 된다). 그렇잖아도 지금 우리 사회는 배우자 이외의 애인이 없으면 바보가 아니라 병신 취급 받는 세상이 된지 이미 오래다. 우리나라 같이 전국적으로 성이 개방된 나라가 이 지구상에 또 어디에 있으랴. 중․고등 학생들 2명 중 1명 꼴로 매일 음란물에 접속하고 있으며(물론 게임에도 미쳐있다), 밤이 되면 불야성을 이루는 나라, 그리고 도시건 농촌이건 어디든 성과 쉽게 접할 수 있으며 또한 값싸게 성을 살 수 있는 그야말로 성의 천국인 나라, 온갖 선정성으로 가득한 나라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다. 
 
또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사행산업이용실태조사'(2008년)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인구의 도박중독 유병률은 9.5%(문제성 도박자 2.3%, 중위험 도박자 7.2%)"로 도박 중독 예상자가 356만명에 달 한다고 한다. 피와 땀을 흘리며 건전하게 일하는 근로자가 있는가 하면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행심을 가진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들어 복권, 경마, 카지노 심지어는 사행성을 부추기는 게임과 도박이 인터넷에서 성행하고 게임장이 농촌에까지 널리 널리 퍼져있다. 사회적인 지탄의 대상이 되었던 ‘바다이야기’도 그런 류다.
 
그리고 자살이 유행병처럼 번져 있어서, 인터넷을 통한 동반 자살과 유명 연예인들, 정치․경제인들도 걸핏하면 목숨을 스스로 끊는데 주저하지 안 는다. 40여분 마다 1명꼴(하루에 35.5명 꼴)로 자살하고 있는데 자살율과 증가율 역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김유혁 항산연구실 소장에 따르면, 이제껏 우리나라와 중국과 일본의 역대 제왕들 가운데 자살한 자는 중국이 5명, 일본이 1명, 우리나라는 1명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고구려 14대 봉상왕(烽上王, 292-299) 재위 9년에 실정에 반기를 든 신하들이 자신을 폐위시키고 을불(乙弗)을 왕으로 옹립하기 위해 모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데 이 사건이 우리나라 역사상 딱 하나 유일한 왕의 자살이었다. 그런데 인간으로서 온갖 권세와 영화를 누렸던 일국의 전직 대통령이, 불리한 상황을 모면하고자, 수치스러움도 잊은 채, 봉상왕 다음 2번째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우리 대한민국 전직 대통령이 말이다. 정부도 모방자살효과인 ‘베르테르 효과’를 차단하기 위하여 진작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 제정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고 이러한 자살 예방법에 대한 논의는 그가 대통령에 재임하고 있을 때부터 일각에서 논의 되었었다.
 
한편, 노무현 정부 때 나라의 균형 발전을 도모한다는 미명아래 전 국토를 투기장으로 만들었고, 이명박 정부는 4대강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아니라고 부인 하지만, 결국에는 대 운하 사업을 벌일 모양이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부동산이 뭔지도 모르는 순진한 수많은 이 나라 백성들이 부동산 투기장의 투기전사들로 내 몰림을 당했다. 부동산을 모르면 이제는 사회에서 바보가 되기 십상이다. 그래서 그야말로 이전투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언제 상대에게 잡혀 먹힐지도 모르는 투기장에서 말이다. 
 
지금의 우리 군대는 대부분의 가정에서 왕자처럼 대우 받고 자신의 멋에 맞고 발랄하게 자라온 개성 특출한 신세대로 구성되어있다. 또한 상관은 부하들이 별 탈 없이 군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최대로 배려한다. 그러다 보니 비교적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화이트 데이나, 크리스마스나, 명절이나, 자신의 생일 등을 즐기며 군 복무를 한다. 몽둥이 한 대도 안 맞고 제대한다. 극히 일부이겠지만 훈련 시에 선크림을 바르는 군인도 있다고 한다. 사정이 이러한데 유사시에 과연 군에서 령(令)이 제대로 설 수 있겠는가? 
 

필자는 오늘도 어느 식당에서 노모와 같이 식사를 하면서 특히 우리 청소년들의 균형 잡힌 발걸음은 간데없고 마치 자신만의 8∙15 독립선언을 하듯이 마치 패잔병의 걸음으로 핸드폰에 입과 귀를 맡기고 재잘거리는 유리창 너머의 모습에 마음 아파하면서 이는 비단 청소년만의 모습이 아니라 나를 포함한 대한민국 우리 모두의 군상이라고 자탄하였다.
 
안보불감증은 사회적인 현상과 무관치 않다. 사회가 극도의 이기적인 모습을 보일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우리 사회가 공동체의식을 상실한 이기적인 구성원이 점점 많아지게 된 것은 자기만을 위하는 각자의 심성 때문이기도 하나 국정철학이 매우 빈곤한 탓에 위에서 열거한 여러 병리적인 현상을 낳게 함으로 우리 사회를 이 모양 이 꼴로 만든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잘못에 더 큰 원인이 있다. 이념과 정체성이 없는 회색빛깔의 실용주의로 포장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도 마찬가지다. 
 
요즘 계속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과 이에 대응하는 PSI 가입과 UN 및 미국의 제재 등으로 남북이 마치 마주 달려오는 열차와 같이, 파국의 길이 뻔히 보이는 듯한, 그야말로 비상시국이다.
 
만일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 한다고 한다면 우리는 과연 어디서 무얼 할 것인가? 이웅평 대위가 귀순할 때처럼 그렇게 할 것인가?
군인들만 전쟁을 치루는 것이 아닌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요즈음은 하루 하루를 사는 것이 그저 꿈같고 기적 같기만 하다.
 
 
 “가로되 우리가 너희를 향하여 피리를 불어도 너희가 춤추지 않고 우리가 애곡하여도 너희가 가슴을 치지 아니하였다 함과 같도다.” (마태복음 11장 17절 말씀)
 
 
 
글쓴이/ 이 요섭 목사

e-mail/ jesus21ckr@yahoo.co.kr

우리 민족의 격동기인 1950년대에 전주에서 태어나 군산 초등학교와 군산 중·고를 거쳐 성균관대학교와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는 행정학 박사 전과정을 수료하였다.

한편 서울신학대학교, 대한신학교, 총회신학교, 한영신학대학교 등에서 신학을 공부하였고 캘리포니아 신학대학원에서 철학 박사와 코헨신학대학교에서 교회행정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창조아카데미, 서울시립대학교, 숭실대학교,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성결대학교대학원, 총회신학교 신대원 등 많은 일반대학교와 신학대학교에서 일반행정학과 교회행정학 등을 강의하였고 한영신학대학교에서는 13년 동안 철학개론·종교철학·교회행정학 담당 교수로 있었다. 현재는 미국성경장로교 소속목사이며 창조사학회 부회장, 예빛선교회 대표, (도서출판) 예빛서원 대표, 코헨신학대학교 객원교수로 있다.

* 저 서/ 알기쉬운 서양철학, 철학을 산책하듯, 빈 손 들고 교회에 가라, 높낮이가 없는 교회, 교회경영원론, 현대인을 위한 교회행정론(개정판), 창조의 나래, 아라랏과 노아방주(재개정판), 나의 갈길 다가도록, 뺄셈 나눗셈(편), 나는 네 하나님(편), 방주를 설계하신 하나님 세상 끝 날도 설계하신다(개정판), 아브라함 아우슈비츠에서 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