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는 후보시절에도 중도를 표방하였다. 중도를 기치로 내걸고도 한나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었으니 한나라당이 중도당이 된 것이다. 그 때는 중도를 단순한 선거전략으로 치부하였다. 경제를 국정 제일의 과제로 내세웠을 때도 이념전쟁에 휘말리지 않기 위한 중도전략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심은 다를 것을 믿었다. 왜냐하면 지나간 10년, 아니 15년의 친북좌익세상을 바꿀 때가 되었고 그것은 보수우익 이념에 따라 기울어진 나라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모두들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이명박 대통령은 중도를 내세우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22일 자신이 직접 주제한 비서관 회의에서 “지나치게 좌·우, 진보·보수라고 하는 이념적 구분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 사회적 통합은 구호로만 되는 게 아니다”며 “사회 전체가 건강해지려면 중도가 강화돼야 한다”고 말하였다고 한다. 아마 아직도 이명박 대통령은 친북좌파와의 전쟁을 회피할 수 있으며 통합이 가능한 것으로 믿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념적 중도는 없다. 중도는 방관자이거나 비겁자들이며 국정의 방향 설정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우리는 흔히 중간을 표방하기 쉽다. 이런 태도는 바로 중국 고전 중의 하나인 <중용>의 영향이 아닌가 한다. 모자람도 지나침도 없으며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침이 없는 상태를 중용이라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흔히 중간을 중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개인의 생활태도에서는 미덕이 될 수 있으나 사회를 이끌어야 할 지도자의 이념정향으로서는 올바르지 않다. 개인의 미덕과 사회의 나아갈 방향은 전혀 다른 속성이기 때문이다.

개인은 어느 정파나 이념에도 속하지 않고 중간을 표방할 수 있다. 그러나 사회는 방향이 정립되어야 한다. 사회가 그리고 국가가 지향하는 방향이 없다면 그것은 혼란 그 자체다. 그런데 사회가 지향하는 가치는 대부분 중간적 영역이 없다. 자유와 독재, 시장경제와 통제경제, 폐쇄와 개방, 부정과 투명,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등 사회적 이념은 어느 하나를 선택하여야 한다. 그 중간 영역은 없다. 적당히 자유를 허용하면서 독재를 유지할 수 있는가?

개인적으로 중도를 표방하는 사람들이 많다면 그들은 소수의 분명한 가치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끌려가는 수동적 기회주의자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이념적 스펙트럼에서 중간영역에 속하는 사람들이 아무리 많아도 그들은 사회를 이끄는 힘이 되지 못한다. 이들은 상황에 따라 좌로 쏠리기도 하고 우로 쏠리기도 한다. 상황에 따라 좌와 우를 넘나들면서도 자신들이 확실한 가치관이 정립되어 있지 않다는 의식도 하지 못하며 누군가에게 이용당하고 있다는 생각도 하지 못한다. 이들은 숫자가 아무리 많아도 사회를 발전시키는 힘이 될 수 없다. 이들은 정지된 물체의 관성처럼 변화를 막는 장애물일 뿐이다.

지도자는 내가 중도라고 표방할 수가 없다. 그것은 혼란만 부추길 뿐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한국의 경우 친북좌익세력과 자유애국세력이 첨예화게 대립되어 있는 상황에서 나는 중간이라고 표방한다면 두 세력의 소모적 논쟁과 힘겨루기만 강화될 뿐 사회가 어느 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대한민국 헌법에 제시된 방향, 즉 자유민주주의 방향으로 힘차게 나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헌법에 규정된 바와 같이 자유통일을 향해 전진해야 한다. 이 모두 방향이 분명하게 정해져 있다. 중도는 없다.

한국에서 중도는 무책임하며 비겁한 자의 변명이다. 애국세력과 반역세력이 첨예하게 대립하여 있는 상황에서 중도를 표방하는 것 자체가 반역세력과 동조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한국에서 중도를 표방하는 것은 친북좌익반역세력을 인정한다는 뜻이 된다. 이것은 헌법의 정신에 위반된다. 대통령은 헌법을 수호할 선서를 하였다. 대통령은 중도를 표방할 자유가 없다. 그는 대한민국의 가치,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대통령직을 성실하게 수행하여야 한다. 그것이 대통령의 직무상 의무다. 중도를 표방하는 것은 헌법을 위반한 것이며 대한민국을 대표할 자격이 없다. 자격이 없을 뿐만 아니라 김대중 노무현과 같이 반역자로 치부될 뿐이다.

지금 우리는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에 투철한 대통령을 원한다. 북한의 적을 적으로서 받아들이고 대한민국이 주도하여 통일을 성취할 대통령을 원한다. 중도를 택한다고 하여 남북통일을 포기하고 평화체제란 이름으로 국토를 영구히 분단시키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 북한 동포를 해방하여 그들도 우리와 같이 자유를 누리며 살 수 있도록 남북통일을 성취시킬 대통령을 원하지 북한의 김정일 독재자도 동포라고 치부하여 독재자와 상생공영을 추진하는 대통령은 원하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이 중도를 말할 때 그것이 친북좌익반역자들이 말하는 김정일과의 상생과 공영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다른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단순히 중도라는 말로 대통령의 책무를 얼버무리는 것은 무책임하거나 비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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