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준법정신(遵法精神)이다. 법치(法治)야말로 야만시대와 문명시대를 가르는 기준이다. 그런데 지금 법을 지키도록 그래서 법에 의한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것을 직무로 하여 먹고 사는 것이 보장된 대법관이 법을 무시하는 발언을 하였고 덩달아 법에 의해 권리가 보호되어야 할 민주노총의 위원장이 법을 무시하는 발언을 하였다. 현 문명시대에 어찌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바로 우리가 지금 지적(知的) 야만(野蠻)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박시환 대법관은 이번 판사들의 집단행동과 관련하여 “판사들이 절차와 규정을 지킬 것을 강조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건 합리적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이다. 4·19와 6월 항쟁도 절차와 규정은 지키지 않았다”고 발언하였다. 그렇다면, 같은 논리를 적용하여, 신영철 대법관에 대한 집단행동의 명분은 무엇인지 묻고 싶다. 지난 촛불시위와 같은 비상사태에서는 신 대법관도 절차와 규정을 지킬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런데 왜 하급 판사들은 절차와 규정을 지키지 않아도 되고 신 대법관은 안 된다는 것인가? 박시환 대법관 자신은 스스로 규정한 비상사태에서는 절차와 규정을 어겨도 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행동하여 왔는가?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은 다음과 같이 발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동자들이 국가정책에 불만을 가지고 거리시위를 하다 보면 일부 격분한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며 “그래서 지나가다가 돌출간판들을 깨부수거나 차량들을 향해 화풀이를 하는 경우들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 그러니 시위대가 지나가는 길에 불법으로 개인재산을 부수고 죽봉을 사용하여 경찰을 공격하는 것도 당연하다는 식이다. 지금 죽봉이냐 죽창이냐의 문제를 놓고 말다툼이 있지만 문제는 죽창 여부가 아니다. 법을 무시하고 질서를 유지하는 경찰에 대항하는 것이다.

박시환이나 임성규나 동일부류의 사람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서로 주장하는 논리가 비슷하다. 사고방식이 동일하며 그 지적(知的) 뿌리가 같다. 내가 하고 싶으면 법이고 절차고 뭐고 다 무시할 수 있다는 오만한 법치파괴정신이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이 하는 일은 다르지만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동일하다. 바로 이 나라의 법치를 근본적으로 부정하고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여 자신들이 생각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극히 위험한 반사회적 반국가적 사고에 찌든 위험한 인물들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이야 말로 법에 의해 사회질서가 유지되는 대한민국이 아니라 야만적인 폭력에 의해 질서가 강제되는 북한의 김정일 독재사회나 맞을 야만인들이다. 야만인들은 야만사회로 추방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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