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일가의 검찰조사에 대한 대응을 보면 참으로 쪼짠하고 치졸하다는 생각이 든다. 일국의 대통령의 지낸 사람다운 기백이 엿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그가 사법고시를 통과한 판사출신이라는 것도 믿기 어렵다. 그가 가진 법률지식을 법망을 피하기 위해 요리조리 활용하는 듯하지만 우리 같은 법을 잘 모르는 사람이 생각해도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행동을 하고 있다. 노무현이 원래 그 정도로 치졸한 사람이었던가?

차라리 ‘내가 돈이 없어 친한 친구 박연차에게 염치없이 돈을 많이 얻어다 썼소’라고 털어 놓는다면 얼마나 당당한가? 학교 선생이 만나자고 해도 돈봉투 준비해가는 학부형이 많은 현실에서 대통령에게 인사가면서 돈봉투 준비해가는 사업가가 얼마나 많을까? 그래도 그런 돈은 양심상 받을 수 없어 박연차에게 돈을 얻어 썼다면 차라리 동정을 받을 것 같다. 그런데 왜 구차하게 아내에게 미루고 변호사들 조언을 받고 그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특히 선물로 받은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말은 믿기도 힘들거니와 사실 그렇게 하였다고 하여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바로 증거인멸이 되기 때문이다. 그 딸은 또 계약서를 찢었다고 한다. 계약서를 찢는다고 증거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계약서는 상대방도 한 부 가지고 있기 때문이며, 어딘가에는 그 사실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런 행동들은 대통령 또는 대통령가에 걸맞지 않는 치졸한 행동들이다.

사람이 살다보면 실수로 또는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 몇 가지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문제는 그 잘못이 문제가 되었을 때 어떻게 처신하는가에 의해 그 사람의 인격이 드러난다. 살인범도 경찰에 잡히면 무조건 발뺌부터 하고 본다. 심지어 증거도 조작한다. 우리는 검찰청에 들어갈 때 결백을 주장하던 사람들이 검찰청을 나설 때 죄송하다고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나올 때 시인할 것을 왜 들어갈 때 시인하지 못했을까? 누구나 그런 약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 그 정도의 배짱밖에 가지고 있지 못했다면 이것 다른 문제다.

그 정도의 배짱으로 김정일을 만났으니 그가 대한민국을 제대로 대표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가 북한 땅에 발을 내디뎠을 때 김정일은 삐딱한 자세로 서서 그가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이미 노무현의 배짱을 알고 있었기에 그런 오만한 자세로 서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생산한 10.4합의는 그야말로 조공을 바치는 수준의 잘못된 거래였다. 그런 사람이 어떻게 미국에 대해 주권을 주장하면서 한미연합사는 해체하자고 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많은 친북좌익들이 그러하듯, 북한의 김정일은 존경하지만 미국은 원수이니 무조건 돌격 앞으로! 하는 식으로 대한 탓이 아니겠는가.

아무리 적장이라도 당당한 적장은 존경한다. 노무현, 아무리 피하고 싶은 허물이라고는 하나 좀 당당하게 대처할 수 없을까? 그래야 지켜보는 우리들도 좀 당당해 질 수 있을 것 같다. 전직 대통령이 치졸하게 노는 것을 보니 괜히 우리들도 부끄러워 낯을 들 수가 없다. 세상에는 조기숙 같은 아첨배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당당해 지려면 비판하는 사람들이 존경하는 마음이 생기게 처신하여야 한다. 우리는 아무리 미워도 당당한 대통령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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