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난 한나라당 경선 때부터 경고하였다.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후보를 같은 당의 동지로 생각하지 않고 마치 적과 같이 끝까지 그리고 노무현이 세운 작전인 ‘한방’론에 입각하여 사생결단으로 반대한다면 경선이 끝난 후 서로 화합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것을. 그런데 지금 한나라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그 경고가 그대로 실현된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한나라당은 지금 내분으로 국민이 압도적으로 지지해준 힘을 다 소진하고 있다.

이 단계에서 누가 잘했고 잘못했는가를 따지고 싶지 않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과거 15년의 좌파정권에서 저질러진 모든 잘못된 법, 제도, 관행 등을 보수애국진영의 희망대로 다시 바로잡는 것이다. 그 다음이 바로 경제발전일 것이다. 이 역사적으로 엄청나게 중요한 일을 하라고 국민이 압도적 표 차이로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만들었고 한나라당에 절대다수를 만들어 주었다. 그런데 한나라당이 소위 친이계와 친박계로 분열되어 내부전쟁으로 이 역사적 기회를 무산시키고 있다니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나는 박근혜 전 대표의 발언 하나하나 그리고 행동 하나하나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 마찬가지로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 하나하나 그리고 행동 하나하나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 무조건 두 지도자가 힘을 합해야 하기에 그렇게 되기만을 바라고 있다. 물론 이회창 전 총재도 끌어안기를 바라고 있다. 범보수세력이 단합하면 남북통일까지 성취할 수 있는 무서운 힘을 지금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쪼짠하게 논공행상이나 자리다툼으로 이 거대한 힘을 소진하고 있다는 것은 이들이 역사적 사명을 포기하고 배신자로 낙인이 찍힐 가능성이 크다.

박근혜 전 대표 입장에서 정 이명박이 싫으면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데리고 나가 친박당을 창당하는 것이 좋다. 이미 한나라당을 나가 다른 당을 만들었던 전력도 있는 만큼 새로 당을 만드는 것이 그리 어렵지도 않을 것이다. 그리고 다음 선거에서 국민의 선택을 기다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만약에 한나라당에 남아서 다시 경선을 통해 다음 대선 후보가 되고 싶은 포부가 있다면 지금처럼 행동해서는 어려울 것이다. 어쩌면 박근혜 전 대표가 김대중의 지지를 받아 출마한다면 호남표에 경북의 지지표를 더하면 당선권에 들어갈 것으로 착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국민의 선택이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을 것이다. 반드시 호남을 대표하는 다른 인물이 차기 대선에서도 나올 것이고 그렇다면 호남표는 포기해야 할 것이다. 결국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범보수진영의 지지가 없이는 차기를 노릴 수 없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 바로 현 대통령의 협조다. 현실적으로 현 대통령의 협조 없이 한나라당 경선에서 후보로 선출될 수 있겠는가? 더욱이 보수애국세력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희망을 걸고 있는데 이명박 대통령과 다른 행보를 보인다면 보수애국세력이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하겠는가? 보다 더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며 대승적 차원에서 협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까짓 장관 자리 몇 개나 총리직에 연연할 이유가 뭐 있는가? 그리고 원칙을 따지지만 다음 선거에서 보수 정권을 다시 창출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가? 더더욱 냉철하게 판단할 문제다.

그 정도의 협조정신이 없다면 차라리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보다 큰 정치를 하고 싶다면 김대중과의 관계를 끊고, 김정일에 대한 기대도 버리고, 오직 한국의 보수애국세력을 대변하도록 노력하기 바란다. 이것이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업을 계승하는 길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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