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한국사傳 이승만 2부 시청 후기 - 1
지난 토요일인 9일 저녁에 KBS 1TV에서 방영된 한국사전(傳) 이승만(李承晩) 2부는 필자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작(秀作)이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의 한국사전 이승만 편은 과거 kbs의 행태와는 확연히 다른 제작기법을 도입·기획한 프로로써 과거 일방적으로 이승만을 폄하하고 왜곡하던 방식을 탈피하여 오히려 한층 더 교묘하게 왜곡·폄하하여 우리의 근·현대사를 잘 모르거나 왜곡된 근·현대사에 노출되어 있던 시청자로 하여금 이승만에 대한 분노를 자아내게 한 것이다. 이 프로의 특징은 이승만과 관련된 객관적으로 들어나 널리 알려진 긍정적인 부분을 보여줌으로써 그동안과는 다르게 시청자들에게 편파적이 아니라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KBS의 한층 고도화된 왜곡
이 프로 1,2부 전체 흐름의 줄거리는 이승만을 자신의 출세와 영달을 위해서는 대의(大義)도 가볍게 저버리는 파렴치한, 독립운동계의 분란(紛亂)세력, 대통령병에 걸린 즉 권력에 집착하는 권력욕의 화신으로 그려 놓았다. 반면 임정의 김구와 대비시켜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임정요인들이 어려운 환경에서 얼마나 고군분투했는지, 임정요인들의 고군분투 결과 얻어진 해방의 결실을 이승만은 아무런 수고도 하지 않고 맥아더와의 뒷거래를 통해 자신의 권력욕을 달성할 기회로 이용했다는 방향으로 몰아갔다. 그것은 친북좌익세력의 주장을 정당화하려는 의도가 고도로 배어있는 내용으로 진일보 된, 이승만은 친미파요 더 나아가 미국의 주구(走狗)였으며 권력욕의 화신이었음을 새삼 각인시키기 위해 기획·제작된 프로였던 것이다.
지난 8월 7일, 민주당과 민노당 그리고 친북좌익 단체들에 의해 “대한민국건국60년기념사업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은 청구인들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하였으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라는 취지의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제기된 바 있다. 이들은 청구서에서 헌법 전문이 보장하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침해받았다며, 그 한 예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계승의 당위성이 침해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계승의 당위성을 입증하기 위해 임시정부에 관한 여러 가지 사례를 제시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4월 13일 한성임시정부와 통합하여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선포되었다’는 주장이었다. 과연 이들의 주장이 전적으로 신뢰할 만한 옳은 주장인지 살펴보는 것이 오늘날 난마와 같이 얽히고 왜곡된 우리의 근·현대사를 바로잡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대한민국임시정부 태동의 역사부터 살펴보고자 한다.
1919년 3·1운동 후 국내·외 각지에서 모두 8개의 임시정부가 수립되었다. 3월17일 노령(露領, 블리디보스톡)에서 대한국민회의가 성립을 선포하고, 4월13일은 상해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가, 그리고 4월23일에는 국내에서 한성정부(漢城政府)가 수립을 선포했다. 그러나 이들은 4월 23일에 수립·선포된 한성임시정부와 4월 13일 통합하여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선포되었다고 천연덕스럽게 역사적 진실을 왜곡했다. 아직 만들어 지지도 않은 아이와 결혼을 약속했다니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거짓말의 고수가 아닐 수 없다. 더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역사적 진실의 왜곡을 대다수 국민은 진실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임시정부 통합과정
각처에 임시정부가 난립함으로써 효율적인 독립운동이 어려워지고, 국내에서도 비판적 여론이 일어났다. 이에 4월 14일, 노령임시정부측의 원세훈이 상해임정에 임시정부 통합을 제의함으로써 통합 노력이 가시화 됐다. 5월부터는 통합교섭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어 노령측에서 3·1운동의 발생지인 본국의 서울에서 조직되었고, 13도 대표의 총의에서 성립된 한성정부를 중심으로 한 통일안을 제시했다. 그리하여 “상해와 아령(俄領)에서 설립한 정부들은 일체 작소하고 오직 13도 대표가 창설한 한성정부를 계승할 것이니, 국내의 13도 대표가 민족전체의 대표인 것을 인정한다.”는 원칙하에 “소재지는 상해에 명칭은 대한민국임시정부로 한다.”는 통일안에 따라 9월6일 ‘임시정부 개조 및 임시헌법 개정’에 관한 안건이 의정원에서 통과되어 통합된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상해에 수립되었고, 이승만 박사는 통합임정의 ‘임시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각지에서 수립·선포된 임시정부가 한성정부를 계승하여 통합할 수밖에 없었던 근본적인 이유는 한성정부가 다른 임시정부들보다 정통성에서 우월한 지위를 가졌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수립된 한성정부의 정통성은 비록 왜정(倭政)치하였지만 국민과 영토권을 주장할 수 있고, 수도인 서울에서 전국 13도 대표로 구성된 국민대회의 명의로 수립되었으며, 한성정부의 수립·선포로 말미암아 많은 관계자들이 일본경찰에 체포·투옥되는 고난을 겪었다. 또한 정부조직이나 조각에서 뛰어났으며, 수반(首班)도 이미 취임하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외에도 한성정부의 수립·선포 소식은 연합통신(A.P)을 통해 전세계로 소개되는 등, 수립·선포 배경부터 여타 지역에서 수립·선포된 임시정부와는 그 격(格이) 천양지차(天壤之差)로 달랐다. 그러므로 각처에서 수립·선포된 임정은 한성정부와 통합되므로써 대한민국임시정부로서의 정통성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한성정부의 자취를 지워버린 채 임정수립 제71주년인 1990년부터 국내·외에서 수립·선포된 임시정부 가운데 하나에 불과한 상해임정 수립·선포일인 4월13일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일로 삼아 정부주관 기념행사로 거행하고 있다. 광복회를 비롯한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등은 지금까지 대국민 사기행각을 벌여온 것이며, 오히려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왜곡·훼손해 왔던 것이다. 즉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은 한성정부에서 통합임정인 대한민국임시정부로 이어진 것이다.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기념일은 한성정부를 계승하여 통합하기 위한 ‘임시정부 개조 및 임시헌법 개정’ 안이 의정원에서 통과된 9월 6일, 또는 한성정부를 수립·선포한 4월 23일로 바로잡혀야만 대한민국임시정부로서의 정통성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성정부의 존재가 소멸된 현행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기념은 정통성이 없는 난립한 수많은 임정 가운데 하나에 불과한 상해임정을 기념하는 것에 불과하다.
김구 추종세력과 친북좌익성향세력들이 이렇듯 명백한 사실을 애써 감추며 왜곡시킨 궁극적인 목적은 어떻게 해서라도 이승만의 흔적을 지우려는 의도로 보여진다. 대한민국 건국을 위한 5.10총선거를 거부하고, 대한민국 건국을 부정한 김구는 제헌국회가 개원되고 국회 개원식에서 이승만이 제헌국회가 대한민국임시정부를 계승했다고 말한 데 대해 “현재 국회의 형태로서는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는 아무 조건도 없다.”라고 말함으로써 제헌국회를 통해 수립될 대한민국정부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점을 전면 부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대한민국건국60주년기념행사 반대자들인 김구 추종세력과 친북좌익세력들은 건국 60주년이나 8·15 건국절은 1919년 3·1운동으로 설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 계승을 부정하는 행위로 위헌적이며 반역사적인 주장이라고 했다. 이것이 도대체 어찌된 노릇인가? 자신들이 추종하는 김구는 대한민국의 임정 법통 계승을 전면 부정했는데 그 추종자들은 임정의 법통을 계승했다고 주장하니 자가당착(自家撞着) 아닌가. 이러한 자기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김구 추종세력과 친북좌익세력은 “대한민국은 기미 3.1 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 세계에 선포한 위대한 독립정신을 계승하여”라고 명시되었던 헌법전문을 1987년 제9차 개헌에서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했음을 명기(明記)한 것이다. 즉 역대 헌법전문에서는 독립정신을 계승했음을 천명했으나 87년 개정헌법 전문에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했음을 명백하게 천명(闡明)한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당당하게 대한민국 건국을 언급하는 것은 위헌적이며 반역사적인 행위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저들은 오랜 기간 치밀하게 기획하고 수행하는 혁명과업이지 단 한가지도 우발적이거나 즉흥적인 것이 없다.
상해임시의정원의 서울 국민대회 배제
상해임정측이 처음부터 그러한 의도를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는 재미있는 내용이 있다. 상해임시정부를 탄생시킨 대의기관인 임시의정원은 제2기 회기 중이던 1919년 4월 23일, 국내에서 국민대회에 의해 한성정부가 수립·선포되자 “국내의 국민대회에 대해 임시의정원이 성립된 것을 발포하자는 이춘숙의 동의를 조완구의 재청으로 가결”했다는 기록이 있다. 상해의정원이 상해임정을 탄생시켰다면 국내의 국민대회는 한성정부를 탄생시켰다. 상해에 있던 임시의정원이 한성정부를 탄생시킨 국내의 국민대회를 배제하려는 이러한 행위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성정부를 수립·선포한 국민대회를 배제한다는 것은 자신들이 구성한 임시의정원과 자신들에 의해 수립·선포된 상해임정으로 모든 역량이 결집될 수 있는 우월적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이승만은 헌법에도 없는 대통령직을 고집했다?
이승만 2부에서는 아무런 배경 설명도 없이 이승만이 독단적으로 ‘대통령’이라는 직함을 사용한 것처럼 연출했다.
먼저 상해임정과 노령임정 그리고 한성정부의 정부조직형태와 조각 내용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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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국민회의(노령임정) 3월 21일 노령에서 조직 |
대한민국임시정부 4월 13일 상해에서 조직 |
한성정부 4월 23일 국민대회 명의로 발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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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 손병희 부통령 : 박영효 국무총리 : 이승만 내무총장 : 안창호 탁지총장 : 운현진 산업총장 : 남영우 군무총장 : 이동휘 참모총장 : 유동열 강화대사 : 김규식 |
국무총리 : 이승만 내무총장 : 안창호 내무차장 : 신익희 외무총장 : 김규식 외무차장 : 현순 재무총장 : 최재형 재무차장 : 이춘숙 교통총장 : 문창범 교통차장 : 선우혁 군무총장 : 이동휘 군무차장 : 조성환 법무총장 : 이시형 법무차장 : 남형우 국무원비서 : 조소앙 |
집정관총재 : 이승만 국무총리 : 이동휘 내무부총장 : 이동녕 외무부총장 : 박용만 재무부총장 : 이시영 재무부차장 : 한남수 교통부총장 : 문창범 군무부총장 : 노백린 법무부총장 : 신규식 학무부총장 : 김규식 노동국총판 : 안창호 참모부총장 : 유동열 참모부자장 : 이세영 |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세 개의 임정 가운데 상해임정을 제외한 노령임정과 한성정부는 대통령제를 채택하였고, 상해임정은 내각책임제 정부형태를 채택했다. 이 가운데 이승만은 국내의 서울에서 13도 대표들이 국민대회를 통해 수립·선포한 한성정부가 가장 정통성 있는 정부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생각은 이승만 뿐만이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수립·선포된 임정요인들도 인정했고, 그렇기 때문에 한성정부를 계승하는 임정통합운동이 추진되었던 것이다.
아무튼 세 곳의 임정에서 이승만을 수반급으로 추대했다. 그러나 이승만은 여러 임시정부 가운데 국내의 수도인 한성에서 전국 13도 대표의 국민대회를 거쳐 수립·선포된 한성정부를 가장 정통성이 있는 정부로 생각했기 때문에 한성정부의 정통성을 존중했다. 그리고 한성정부의 집정관 총재로서 직무를 수행할 즈음에, 한국 임시정부를 영어로 'Republic of Korea'로, 집정관총재는 ‘대통령(President)'으로 번역하여 대외적 명칭으로 삼고 1919년 6월 14일 영·미·프·이(伊) 등에 국서를 보내 민주공화제의 대한민국 정부가 탄생했음을 통고하고, 그 나라마다 과거에 대한제국이 수호조약을 맺었던 사실을 상기시키며 이 정부가 우호관계를 지속할 것임을 다짐했다.
또한 1919년 6월 18일에는 일왕에게 한반도에 적법적인 대한공화국이 수립되었으므로 일본이 당장 이 정부를 인정하고 한반도에서 외교관을 제외한 모든 일본군대와 관리 및 민간인 등을 철수시킬 것을 촉구했다. 이는 자신에게 부과된 의무이며 한국인의 바람이라며, 대한민국을 분명히 독립된 주권국가로 정식으로 인정하고 아울러서 이 취지에 위배되는 모든 조약 조항들을 무효임을 인정할 것을 요구함으로써 대한공화국의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이행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승만 2부에서 “그는 유난히 대통령이라는 직함에 고집했다. 당시 임시정부에는 대통령이라는 직함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임시정부 요원들은 격분했다. 그리고 안창호가 사태해결을 위한 편지를 보낸다.”라는 내레이션이 있은 후 안창호의 8월 25일자 편지를 보여주며 “이승만 각하! 임시정부는 국무총리 제도이고… 어느 정부에나 대통령 직명이 없으므로 각하는 대통령이 아닙니다. 헌법을 개정하지 않고 대통령 행사를 하시면 헌법 위반이며 신조를 배반하는 것이니 대통령 행사를 하지 마시오.” 라는 대역의 음성과 함께 자막을 내보냈다.
이어 “그러나 이승만은 취임식을 갖는 등 대통령으로 활동하며 대통령이라는 직함을 밀어붙였다.” 라는 내용의 내레이션이 있은 후 안창호의 편지에 대한 이승만의 답신을 “내가 대통령 명의로 각국에 국서를 보냈으니…지금 대통령 명칭을 변경하지 못하겠소. 만일 우리끼리 떠들어서 행동이 일치하지 못한 소문이 세상에 전파되면 독립운동에 큰 방해가 있을 것이며, 그 책임이 당신들에게 돌아갈 것이니 떠들지 마시오.”라는 자막과 함께 대역이 위 내용을 읽어나갔다. 한마디로 이승만은 대통령에 집착하며 모든 조직과 재정 권력을 장악하고자 했던 인물로 몰아갔던 것이다.
이승만이 대통령이라는 직함을 사용한 근거는 한성정부
그러나 이승만은 헌법에도 없는 대통령을 고집한 것이 아니라 한성정부의 집정관총재를 대통령이라고 번역해 사용했던 것이다. 청년기부터 미국을 정치 이상으로 삼았으며, 장차 우리나라를 미국의 정치제도를 모방한 한국적 기독교 국가로의 건설에 대한 이상을 품고 있었던 이승만으로서는 한편으로는 당연한 것이기도 하며, 미국 내 활동을 위해서 필요했기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 이러한 내용의 편지가 오갈 무렵은 각지에서 수립·선포된 임정의 통합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던 시기였으며, 이승만은 상해임정의 국무총리로 취임한 상태도 아니었다. 그러므로 상해임정이 이승만에게 한성정부의 집정관총재 자격으로 집정관총재를 대통령이라는 직함으로 고쳐 사용한다고 비난할 수는 없으며, 이것을 빌미로 이승만을 대통령에 집착하는 권력욕의 화신으로 몰아붙인 KBS의 행위는 왜곡·편파라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
건전한 상식을 가진 국민이라면 자신의 조국인 대한민국을 건설한 건국대통령을 이렇듯 비하하고 폄훼해서 좋아할 자들이 누군가를 알아야 하며, 이를 통해 그들이 이루고자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것은 대한민국 건국의 정통성과 정당성을 부정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 대한민국 건국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대한민국건국60주년기념사업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은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헌법소원심판청구를 제기한 자들의 행위야말로 그들의 궁극적인 목적을 정확하게 대변하는 하나의 사례일 것이다.
등록일 : 2008-09-08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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