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이 안 되는 사람들

나라가 안 되고 국민들의 삶이 궁핍한 원인을 구조적인 내외의 열악한 환경 탓으로 돌릴 수 있지만 정작 중요한 핵심적 원인은 많은 권한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무능과 식견부족으로 초래되었다는 역사적 경험이 우리에게 많이 있다.

아주 중요한 역사적 교훈이기에 지금도 우리가 이러한 과거의 불행한 역사적 사례를 분석하여 타산지석(他山之石)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고구려 멸망의 단초를 제공한 대막리지 연개소문 사후의 두 아들 남생, 남건의 불화와 대립 그리고 아첨과 사욕을 앞세운 부족장 욕살들의 무능과 분열상이 고구려를 당나라의 탐욕스런 군마 앞에 무기력한 존재로 만든 것이다.

당나라 100만 군대를 맞아, 그 이전에는 수나라의 백 만 군대를 맞아 각각 연개소문, 양만춘, 그리고 을지문덕과 같은 영웅들은 국가를 통합하고 혼신을 다하는 충정(忠情)으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대 승리를 고구려 역사에 안겨주었던 것이다.

연개소문이 죽고 남생과 남건의 불화를 더 부추기면서 공백이 된 권력을 차지하려는 고구려 말기의 대표적인 소인배들은 그릇이 안 되었던 권문세족들의 다툼으로 국민통합은 붕괴되고 당나라에게 고구려 멸망의 단초를 주는 비극의 역사를 맞이한 것이다.

당나라 황제 이치가 부왕 이세민이 못 이룬 꿈을 이루기 위해 직접 지시로 대대적인 고구려 정벌을 재차 준비 중이란 첩보가 있는 상황에서도, 그릇이 안 되었던 연개소문의 장남 남생은 과도한 권력운영으로 권좌에서 밀려나 당나라로 귀화하여 고구려에서 빼앗긴 권력을 당나라의 힘을 이용하여 되찾겠다는 기본이 결여된 역사인식으로 결정적인 고구려 패망(敗亡)의 길을 열어 주었다.

이에 더해서 연남생과 갈등의 관계에 있었던 고구려 부족들의 대표 욕살 부기원은 연남생의 동생 연남건을 대막리지로 만들고 자신이 연개소문과 같은 권력을 장악하여 구국을 하겠다는 잘못된 시국인식으로 당나라가 군대를 몰고 요동성을 함락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당나라와의 화평만을 강조하여 국론분열(國論分裂)의 단초를 더 크게 확대하고 종국에는 본인조차도 나라를 잃은 초라한 신분으로 전락하여 고국에게 대역죄를 지은 사례가 있다.

고구려 방위의 정신적 지주였던 대모달 양만춘 대장군을 자객을 보내서 살해하고 당나라사람들에게 화평을 청하는 부기원의 모습이야 말로 그릇이 되지 않는 인사가 정부의 주요 권좌에서 검증도 없는 정책을 막무가내로 소인배들과 작당하여 역사를 그릇치고, 엄청난 죄도없는 평범한 백성들의 한(恨)의 피와 망국의 한을 부른 주요 원인으로 기록된 아주 뼈아픈 7세기 중엽에 있었던 고구려 멸망의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

특히나 지난 좌파정권 10년 동안 이러한 사례가 적지 않다는 판단을 필자가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정권도 결코 이러한 문제에서 자유롭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필자가 오늘 이야기를 굳이 간략하게 하는 이유는, 지금 남북한의 대치상황, 올림픽 성공이후 중국의 팽창정책으로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한반도에서 경제적으로는 중진국 이상의 입지가 확보된 시점이지만, 아직은 취약한 방위구조를 갖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고구려 패망(敗亡)의 역사는 매우 중요한 함의(含意)를 갖고 있다는 판단에서이다.

지금 국내정치는 이념으로, 지역으로 파당(派黨)의 정치적 이익으로 갈라져서 국가의 국론통합이 어렵고 악화되고 있는 민생경제를 다시 세운다는 대통령의 다짐을 가리고 희미하게 하는 매우 열악한 환경 조성되고 있다.

국가의 안보가 한미동맹이라는 굳건한 구조하에서 작동하고 있다는 현실을 간과하고 있는 감성적 이상주의자들은 친북논리 및 과도한 자주논리로 미국인이 대한민국에게 줄 수 있는 안보이익의 일정부분을 확인도 되지 않은 논리로 해치고 있다.

미국도 이익이 있는 선까지지만 말이다. 확인지 도지 않은 성급한 대안마련은 국가적 불행을 좌초하기가 쉬운 것이다.

북한은 아직도 첩보수집 및 간첩활동으로 한반도 적화의 꿈을 버리지 않고 간첩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보안법이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국론분열세력들이 여기저기서 발호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어려운 시점에서 대통령은 역사인식을 분명하게 하고 국가의 안보와 경제가 얼마나 밀접한 상관관계에 있는 것인지 국민에게 담화를 내고 국민통합의 길을 단호하게 열어야 할 것이다.

어제 저녁 필자는 북한 정권의 갑작스런 ‘북핵 불능화 중단조치를 주제’로 YTN 라디오의 「집중토론」 프로에 대담자로 출연하여 고려대 북한학과 유호열 교수와 함께 원인분석 및 향후 정국분석을 하면서 단호하고 분명하게 정부의 강화된 안보노선과 검증되지 않은 대북화해노선의 위험성을 강조하면서 지금 안보위기를 잘 조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지금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구멍을 방치하다가 결국은 막지 못하는 국가적 분열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지 국가운영의 중요한 자리에 있는 인사들이 현실에 맞은 정책과 모범을 보이는 나라사랑의 정신으로 국민들 앞에 답을 내 놓아야 할 것이다.

고구려 패망(敗亡)의 역사를 되새기는 수준의 비장한 마음으로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충정으로 무장한 사람들이 사욕(私慾)과 파당의 이익을 앞세우는 소인배들을 견제하고 국가의 주요 보직에 앉아서 국민들의 닫힌 마음을 열고 나라사랑의 길에 동참하게 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2008.8.29일 박태우 박사의 푸른정치연구소(hanbatforum.com)

*어제 박태우 박사가 1시간 동안 토론한 내용은 YTN 라디오(FM 94.5)에서 다시 들을 수 있습니다. 혹은 필자의 홈페이지 동영상 코너에서도 들을 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