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지난 10년간 북한의 인권에 대해 논의한 바 없다. 국제사회가 제기하는 북한의 인권문제에 조차 보이콧 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

북한주민들은 사랑하는 대신 김정일은 증오의 대상으로 규정한 남한 내 애국단체들과 민주인사들의 목소리는 김정일과 내통하던 지난 정권에 의해 안방에서만 메아리 쳤고, 외연확대는 철저히 차단되어 왔다. 유엔과 유럽연합의 북한인권법에 기권하거나 반기를 든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사례가 그것이고 일본과 미국 등에서 결의되었으나 다름 아닌 대한민국 국회에서 외면당했던 “북한인권법”이 그 예이다.

황우여 의원 등 한나라당에서 발의한 “북한인권법”이 철저히 외면당하던 시기, 엉뚱하게도 탈북자들의 권익을 위한다는 탈북자보호 정책은 부당하다 못해 억울한 방향으로 급선회했다. ‘체류 국(중국 등)에서 10년 이상 생활근거지를 두고 있는 자에 한해서 보호대상자로 결정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명시된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 제9조 4항(2007년 1월 26일 개정)’은 당사자는 물론, 주변 사람들을 경악케 한다.

탈북자들의 남한사회정착을 유도한다는 이른바 북한이탈주민 법률개정은 결과적으로 정착금을 대폭 감소하게 했고, 해외 탈북자들의 국내입국에 제동을 걸었으며 의료보험과 수급정책은 편법과 불법을 양산하는 데만 이바지 했다. 탈북자들의 국내입국에는 관심한번 돌리지 않은 통일부가 어처구니 없게도 “새터민”과 같은 탈북자 호칭문제에 광분하는 것을 보고 “통일부”야 말로 “탈북자”의 아픔은 외면하고 북한의 눈치나 살피는 비겁자의 집단으로 규탄받기도 했다.

이런 환경에서 북한주민들의 인권이 정당하게 논의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원칙 없는 대북지원이 북한주민들을 탄압하는 김정일 독재정권 살찌우기라는 것을 모를리 없는 사람들이 말끝마다 “지원을 중단하면 북한주민들을 굶겨죽이자는 것이냐”고 떠들어 왔다.

정치범수용소의 실체가 있으면 증명해 보라던 자들이 목숨 걸고 정치범수용소의 실체를 동영상에 담아온 탈북자들을 돈벌이에 눈이 어두운 자로 매도하는가 하면, 북한도 사람이 살고 있는 정상국가라고 떠들던 자들이 탈북여성을 무자비하게 구타하는 북한의 내부동영상을 보고는 조작극이라도 우겨댔다.

300만 이상의 아사자, 20여만 이상이 수용되어 있는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핍박받고 강제 추방되는 30여만 명의 북한 지하교인들, 탈북자들에 대한 무자비한 처형과 공개재판...이러한 북한의 실상은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규탄의 대상으로 규정되어 있는데 반해 한국에서만은 제대로 된 조사조차 진행된 바 없는 실정이다.

그 사이 북한의 어른들은 노예의 조건을 자식들에게 되 물림해왔고, 북한의 어린이들은 굶주림에 의한 기형아들로 퇴화됐으며 강낭 쌀 한 바가지에 몸 파는 여인들로 북한의 누이들은 변질되어 갔다. 더 이상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침묵할 수 없는 때에 제성호 중앙대 교수를 대외직 인권대사로 임명했다는 정부의 발표가 나왔다.

환영할만한 일이다. 제성호 교수는 학계의 대표적 북한인권 전문가로 북한인권 문제를 국제법 측면에서 공론화하는 활동을 해왔으며 노무현 정부 당시 북한인권을 도외시한 햇볕정책의 추진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등, 대표적 보수 논객으로 활동해 왔다. 또한 “대한민국 헌법에서 북한 주민을 대한민국 국민으로 간주하고 있는 이상, 남한 주민과 똑같이 북한주민의 인권 보장 및 개선을 위해 노력할 의무가 있다”며 국회 차원의 ‘북한인권법’ 제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이러한 제 교수의 인권대사 임명이 남한 내 친북세력들에겐 치명타로 작용했을 터. 김정일 독재정권의 하수인에 불과한 범민련 남측본부가 제교수의 인권대사 임명에 반대하는 성명을 냈고, 북한의 대남방송인 평양방송이 이를 재빨리 인용해 "동족 대결에 피눈이 되어 돌아친 극악한 민족반역자 제성호 교수의 인권대사 임명을 반대 한다“고 되받았다.

북한주민들의 인권문제를 직시하고 관심해야 할 남한의 인권대사에게 더없이 필요한 것이 김정일과 그 하수인들의 반대이기에 제성호 교수의 인권대사임명을 다시한번 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