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3일자 조간신문들은 정동영(鄭東泳) 전 국회의원의 미국행 출국(出國) 사실을 보도하고 있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이것은 아니지 않는가”하는 의문이 생긴다. 그는 작년 12월에 있었던 17대 대통령선거에 <통합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사람이다. 그는 또한 <통합민주당>의 전신(前身)인 <열린우리당>의 대표였던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데, 지금 <통합민주당>은 <민주노동당>과 함께 18대 국회의 개원(開院)도 거부하면서 지금 두 달째 계속되고 있는 ‘촛불집회’에 동참(同參)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 <통합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촛불집회’ 현장에서 경찰 버스 지붕 위에 뛰어 올라 “청와대로 가자”고 군중들을 선동하는 데 여념이 없다. 그들의 명분이 무엇인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저지하자”는 것이 그들의 명분이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린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그런데, 바로 ‘미국산 쇠고기’가 ‘주식(主食)’이 되어 있는 미국으로 정동영 씨는 출국한 것이다. 그는 앞으로 6개월 간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있는 듀크 대학에서 ‘객원교수’로 있을 예정이라고 한다.

6개월 동안 미국에서 거주하는 동안 그가 과연 ‘미국산 쇠고기’를 먹을 것인지 아니면 먹지 아니 할 것인지는 알 길이 없다. 그러나, 만약 <통합민주당>이 조금이라도 ‘의리(義理)’를 존중하고 ‘동지애(同志愛)’가 살아 있는 정치집단이라면 정동영 씨의 미국행은 말렸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만약 그가 미국에 체류하는 동안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또, 실제로 학교로 가 있을 계획이라면 아마도 학교 카페테리어에서 ‘30월령’ 이상의 ‘미국산 쇠고기’가 틀림 없이 함유되어 있는 햄버거를 먹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결코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6개월 후의 그는 어떻게 되어 있을 것인가? 그는 그때쯤이면 거의 십중팔구(十中八九) ‘인간 광우병’이라는 ‘변형 크로이츠펠트-야코프 병’(vCJD)에 걸려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 같은 의문에 대해 <통합민주당>은 어떠한 대답을 내 놓을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만약 <통합민주당>의 입장이 “그래도 괜찮다”는 것이라면 지금 그들이 선동해 마지않고 있는 국내에서의 ‘촛불집회’는 ‘광우병’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 수 없다.

사실은 <통합민주당>이 설명해야 할 일들이 적지 않다. 예컨대, <통합민주당>의 정신적 기둥(?)인 김대중(金大中) 씨는 영국에서 ‘광우병’ 소가 3만5백마리나 죽어 나갔던 1993년 영국에서 1년 가까이 거주하다가 귀국했다. 물론 영국에 거주하는 동안 그가 과연 ‘영국산 쇠고기’를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를 알 길은 없다. 그러나, 상식(常識)이 통하는 세상이라면 그가 그때 그곳에서 ‘영국산 쇠고기’를 먹었을 개연성(蓋然性)을 부정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지금 그의 상태는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그는 ‘인간 광우병’에 감염(感染)되어 있는가, 아닌가? 만약 아니라면 그는 무슨 이유로 감염되지 아니 한 것인가? 무슨 비방(秘方)을 사용하기라도 한 것인가?

더군다나 <통합민주당> 소속 의원들 가운데는 강봉균(康奉均ㆍ전북 군산)ㆍ김진표(金振杓ㆍ경기 수원 영통)ㆍ노영민(충북 청주 흥덕)ㆍ박병석(朴炳錫ㆍ대전 서구갑)ㆍ정세균(丁世均ㆍ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ㆍ추미애(秋美愛ㆍ서울 광진을) 등 여러 의원의 자녀들이 유학생으로 미국에 체류 중이고 손학규(孫鶴圭) 대표의 두 딸도 최근까지 미국에 거주했으며 정동영 씨 역시 2명의 아들이 미국에서 살고 있다. <통합민주당>이 국민들 앞에서 밝혀야 할 일이 이것이다. 도대체 “‘미국산 쇠고기’를 먹기만 하면 ‘광우병’에 걸린다”고 국민을 겁주고 협박하는 그들 자신과 그들의 자녀들이 미국에서, 그리고 영국에서 거주하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아무래도 이 문제는 국민들이 챙겨야 할 것 같다. 국민들이 <통합민주당>에 물어야 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이렇게 한사(限死)코 반대하는 <통합민주당>이 어째서 정동영 씨의 미국행 출국을 막지 않았느냐는 의문에 대해 <통합민주당>은 대답해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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