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정책 10년 국민적 공감대 중시해야

지난 1998년 우리 정부가 FTA를 추진하기로 공식적으로 결정한지 10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이 기간동안 우리나라는 칠레, 싱가포르, EFTA,아세안 등과의 FTA를 발효시키면서 FTA 發效國이 11개국에 이르게 됐다. 우리의 대외 교역에서 FTA체결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10.3%에 달한다. 무엇보다도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과의 FTA를 타결한 것은 FTA정책의 ‘하이라이트’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세계교역 질서의 변화를 들 수 있다. WTO를 중심으로 한 多者間 무역자유화가 지지부진한 채 세계 각국이 兩者間혹은 지역간 무역자유화에 경쟁적으로 매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무역전환 효과에 의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우리역시 FTA체결을 서두르지 않을 수 없다. 아울러 중국산 제품이 세계시장을 휩쓸고 있는 상황에서 서둘러 海外市場을 선점하지 않으면 우리 수출의 지속적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

능동적인 시장개방과 경쟁유도를 통해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制誥하는 한편, 그동안 산업화 과정에서 소비자의 厚生을 증대시키는 것도 중요한 목적이다. 물가불안이 확산되고 있는 최근과 같은 상황에서 관세철폐를 통한 수입품 가격인하는 매우중요하며 장기적으로 교역재의 경우 국내가격과 국제가격을 일치시켜나간다는 목표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FTA정책은 어떻게 수행해 나가야 할 것인가?

그동안의 경험으로부터 FTA협상은 상대국과의 對外협상뿐만 아니라 국내에서의 對內협상도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시장개방과 자유무역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한 편, 시장개방이 단기적으로는 고통이 수반되겠지만 결국 우리 經濟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산업계에 설득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산업구조 高度化의 밑그림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FTA추진과정에서는 국내 産業政策에 대한 고려가 충분치 않았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산업구조 고도화에 대한 목표를 염두에 두고 FTA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한.일 FTA의 경우 國內部品 素材 산업의 發展戰略과 긴밀히 연결되어야 하며 한.미 및 한.EU FTA의 경우에는 서비스 산업 발전전략과 연계될 필요가 있다. 세계 각국이 앞 다투어 벌이고 있는 FTA체결 경쟁에 뒤처지지 않으면서 우리의 國益을 최대로 하는 FTA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相對國別 緩急 조절, 산업계와의 조율, 국민공감대 형성이라는 토대위에서 국민적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정치적 리더십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조선일보)

이것이 국민적 共感對형성을 위한 對국민 교육자료다. 장바구니 담당자들이 쉽게 알아듣고 이해의 폭을 넓게 해주는 것이 곧 정책홍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FTA라 하면 우선 먼저 떠오르는 것이 펄럭이는 시위대의 만장깃발과 징과 꽹과리소리와 무지막지하게 울려 퍼지는 확성기의 굉음이었다. 곧 나라가 망하고 농축산업이 崩壞된다는 으름장과 10년 두고 얼굴도 익숙해진 시위주동자들의 모습부터 진절머리가 났었다.  그러나 이제는 국민들도 어지간한 선동과 시위꾼들의 설레발이에는 면역이 되었고 항체도 형성되어 있는 상태가 되어 있다.

어제도 오늘도 예외 없이 TV에서는 역시 그 FTA를 주제로 [소고기 청문회]가 타이틀로 띄워졌고, 한마디로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狂牛病에 걸릴 수 있다 는 것과 韓牛들은 飼料 값도 건질 수 없으니 앞 다투어 도축에 들어가는 광경, 牛市場에는 송아지까지 끌려나와 고삐에 매달려 두 눈 껌벅이며 처분만 기다리는 광경이며, 畜産農家는 일시에 破産宣告를 신청하고 구정을 낼 판으로 기세가 등등하다.

우리 농촌이 잘살아야하고 축산업도 성업을 이뤄야 함에는 두말할 여지가 없다. 그렇다면 현재상황에서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오게 되면 값싼 수입쇠고기가 시장을 점거하여 가격이 높은 한우농가가 피해도산위기에 몰릴 걱정을 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일테면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이른바 ‘매스경제(mass)경제’에서 값싼 상품과 가격경쟁에서 밀려나게 된다는 이론이다. 이렇게 되면 가격을 올리든지, 손해를 감수하든지, 아니면 생업을 포기하는 선택을 해야 한다. 대량으로 밀려드는 鮮度높은 수입산 보다 가격을 높여 받는 것도 무리다. 그래서 대부분의 축산농가들이 한우축산 중단을 선택한다는 주장이다.

‘매스경제’에선 이익을 남기는 제품은 상위 20%이고 하위 80%는 손해를 준다는 법칙이 적용된다. 하지만 이 법칙은 강자의 논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자유시장경제가 활성화된 피라미드형 사회에서 상위경제 ‘마니아’층은 항상 요지부동이다. 지금까지도 최고급의 육질 좋은 한우를 시장 저변 층이 소비해온 것은 아니었다. 비록 鮮度 높은 수입쇠고기가 대량 살포된다 치더라도 지금까지의 高價소비층이 무너질 염려는 없다. 언감생심 소박한 살림장바구니에 금덩이 값의 한우고기를 냉큼 집어넣을 강심장 주부들은 없다고 보면 대충 그림이 떠오를 것이다. FTA로 덕을 볼 사람들은 중산층과 그 이하의 경제활동 자들에게 해당될 것이다. FTA안 된다고 박박 우기는 사람들은 은수저 입에 물고하는 객소린가 싶다.

가격이 높아도 꼭 그 제품을 고집하는 소비자층은 분명 이사회에 존재한다. 물론 이들 소수들이 모여 80%의 多數가 될 수도 있다. 일본에선 이런 존재를 좁은 의미에서 ‘마니아’란 의미의 ‘오타쿠’라고 하고, 넓은 의미에선 ‘집착한다’는 뜻으로 ‘고다와리’ 소비자라고 한다.

우리 한우시장도 ‘고다와리’ 소비자층을 위한 제품의 차별화, 고급화에 정성을 기울여 자신들만이 특별함을 누리는 만족도를 채워주는데 경쟁력을 길러야할 것이다.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대한민국의 경제권을 좌지우지하는 부자들을 위하여 더더욱 그 부류의 口味에 충족되는 신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FTA를 극복하는 길이다. 값싸고 질 좋은 미국산 쇠고기가 우리 서민들의 식탁에 오르는 것을 망국풍조처럼 선동해서는 안 된다. 어차피 서민들은 금값의 한우쇠고기 먹어본지 오래다. 어쩌다 큰 맘 먹고 한우고기 먹겠다고 배포 좋게 100%한우 한정식집에 가서 수입고기 속아서 먹고 바가지 쓰는 것보다는 아예 정찰 달고 제 몰골로 쇼윈도에 진열된 수입쇠고기 먹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그것이 평등이다. 덮어놓고 대문만 걸어 잠근다고 능사가 아니다. 우리 것 내다팔고 남의 것도 팔아줘야 하는 것이 상거래에 맞는 상도덕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