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때가 되었는데도 행동하지 못하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더 커진다. 가령 몸에 작은 종양이 생겼다고 하자. 그 종양의 존재를 아는 순간 처치하면 문제가 해결된다. 그런데 아직은 별일 없겠지 하고 시간을 미루면 그 종양은 더 커지고 커진 만큼 처치는 더 어려워진다. 급기야 그 종양이 몸 전체를 제어하게 되고 더 이상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 그 사람은 목숨을 잃게 된다. 이렇게 종양을 처치할 시점은 그 존재를 알게 된 그 시점이다. 미루는 것은 해답이 아니다. 

미루어야 할 경우가 있다.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을 경우 그 준비를 위해 시간을 벌어야 할 때는 그 준비기간만큼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준비를 하기 위함이지 그냥 현상을 유지하기 위함이 아니다.  

국토가 분단된지 60여년이 지났다. 북한이 소련의 위성국으로 출발하여 6.25사변을 일으켰을 때 북한을 제거할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세계대전을 두려워한 미국의 소심함 때문에 북한은 거의 죽은 목숨을 건지게 되었다. 그 때부터 북한은 군사적 준비를 단단히 하여 늘 한국을 위협하였다. 북한을 제거할 기회가 1990년대 초에 또 다시 한번 왔으니 친북좌파들의 간계에 속아 그 기회를 놓쳤다. 그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들이 득세하게 됨에 따라 과거 20년 그리고 특히 지난 10년은 친북좌파세력이 정권을 잡게 되어 김정일에게 조공을 바치는 희한한 일이 벌어지게 되었다. 

친북좌파 정권이 한국에 들어섰을 때 미국에 부시 행정부가 들어서게 되었다. 원래 한미동맹이 북한의 공산군사독재정권을 공동의 적으로 하여 맺어진 것인데 한국에 친북좌파 정권이 들어서게 됨으로써 한미동맹은 힘을 쓰지 못하게 되었다. 한국의 친북좌파 정권이 김정일과 손잡게 됨으로써 미국이 혼자서 북한을 상대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대중과 노무현은 미국과 북한을 연결시켜 주기 위해 모든 가능한 수단을 다 썼고 급기야 미국의 국무부가 김대중 노무현의 꾐에 빠져 북한과 직접대화하고 북한의 체제를 인정할 뿐만 아니라 북한의 악의 정권에 대한 체제보장까지 하겠다고 나섰다. 모든 북한 연구자들이 그러하듯이 북한과 자주 접촉하게 된 크리스토퍼 힐도 친북인사로 변질되었고 결국 6자회담이 김정일을 살리는 회담으로 변질되게 되었다. 

그런데 그 과정에 미국은 부시 대통령이 초창기에 내놓았던 대북 기본원칙을 하나 하나 포기하게 되었다. 가장 중요한 지표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소위 ‘레드 라인’의 후퇴였다. 처음에는 북한이 핵물질을 추출하는 것이 레드라인인 것처럼 말하더니, 그 다음에는 핵실험을 레드라인으로 설정하는 듯했다. 그러나 북한이 기세좋게 이 모든 것을 다 어기자 슬거머니 뒤로 빠져 핵확산이 레드라인인 것처럼 행동하였다. 그러나 작년에 시리아로 북한이 핵기술을 이전한 것이 확인 되었지만 미국은 또 슬거머니 뒤로 빠졌다. 그러면서 지금 2.13합의니 10.4합의니 떠들면서 북한이 불성실하게 핵신고를 하여도 눈감고 받아줄 태세를 취하게 되었다. 북한이 스스로 핵신고를 하지 않고 미국이 신고서류를 만들면 북한이 그냥 모르는 척만 해 주면 마치 핵신고가 완료된 것처럼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빼주기로 합의한 것이다. 종이호랑이 정도의 위력도 갖지 못한 처량한 신세로 미국이 전락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 때 미 CIA가 의회에서 북한과 시리아의 핵연계를 보고하게 되었다. 이번 보고로 인해 달라진 것은 없다. 미국은 이미 북한이 시리아에 핵설비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모른 채 했었다. 행동할 시기는 그 사실을 알게 된 순간이지 그것을 공표하는 순간이 아니다. 그러니 미국은 이미 행동할 기회를 잃었다. 아니, 잃은 것이 아니라 행동하지 않기로 작정한 것이다. 결국 6자회담은 김정일의 위상만 높이고 한국과 미국은 닭 쫒던 개 신세가 되고 말았다. 아니, 닭을 쫒은 것도 아니니 개 신세가 된 것도 아니다. 닭이 마당을 휘젖고 다녀도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개집에서 졸고 있는 멍청한 개신세가 된 것이다. 

어리석은 미국의 이런 자세에 대해 이승만 대통령은 이미 오래 전에 경고한 적이 있다. 이승만 대통령은 『일본, 그 가면의 실체』(Japan Inside Out)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수 년 전, 미국은 일본이 한국을 식민지화 하는 것에 대해서 하등의 항의조차 하지 않았다. 그 후 미국정부는 일본이 만주를 손에 넣으려고 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지금 일본이 중국을 정복하려고 하고 있다. ... 그리고 미국인들은 그들이 짐을 싸서 중국을 떠난다면 미국은 필리핀, 괌 등 태평양 상의 다른 영토로 부터도 철수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을 명확하게 알게 되었다. 이와 같이 되면 미국이 지켜야 하는 서해안의 제일선은 하와이와 미국본토의 태평양 해안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철수가 과연 평화를 의미하는 것이 될 수 있겠는가?” 

이승만의 예언대로 후퇴하기만 하던 미국은 결국 하와이 진주만 기습공격을 당하게 되었고 힘겹게 일본과 전쟁을 치루어야 했다. 만약에 미국이 일본의 한국 병탄을 막았다면, 결국 치러야 했던 태평양 전쟁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 당시에 미국이 일본과 전쟁하는 것을 선택하였다면 일본이 그렇게 막강한 군사대국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북한은 하루 빨리 처치하는 것이 좋다. 시간을 미루면 미룰수록 파괴의 강도만 강해질 뿐이다. 원칙은 작은 것이든 큰 것이든 똑 같은 무게로 지켜야 한다. 북한이 핵물질을 추가로 추출하든, 핵실험을 하든, 또는 핵무기를 사용하든, 그 어느 것도 다 똑 같은 무게를 가진 위반행위다. 따라서 북한이 핵물질을 추가로 추출하였을 때 응징하였어야 한다. 그것이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고 난 후에 응징하는 것보다 백배 천배 나을 것이란 것은 누구나 다 인정할 것이다. 사실은 북한이 우라늄 농축 계획을 시작하였을 때 북한을 응징하였어야 한다. 그 때 한 발 뒤로 물러선 것이 결국 북한이 핵실험을 하여도 손을 쓰지 못하는 상황을 초래한 것이다.  

미루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 언제나 문제의 존재를 알았을 때 그 순간 행동하지 않으면 행동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만천하에 공표하는 것이며 적은 그 약점을 노려 더 큰 문제를 만들게 마련이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미국은 진정 종이 호랑이로 변했는가? 그 당당하던 호기는 다 어디로 갔는가? 그러나 우리가 미국을 비난할 수만은 없다. 정작 행동해야 할 당사자는 한국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이 떨어져도 한국 땅에 떨어질 것이요 북한이 전쟁을 일으켜도 한국땅이다. 이해당사자는 바로 한국이다. 행동하지 않으면 현 상태는 개선할 수 없다. 개선이 안 되는 정도가 아니라 점점 더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언제나 행동할 때는 지금이다. 건국 60년이 된 지금도 무기력하게 기다리겠다는 것은 통일의 의지가 없다는 것을 말한다. 이제 행동할 때다. 한국이 주도하여 미국을 끌어들여서 지금 통일을 이룰 때다. 한미동맹 자체는 방어적 성격의 동맹이라 현상을 타파할 수 없다. 한미동맹을 뛰어 넘는 적극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한다. 그 핵심은 지금 김정일을 제거하는 것이다. 언제까지 더 기다릴 것인가? 지금 이 순간 행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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