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통치 반대투쟁은 金九가 이끄는 臨政계열과 이승만이 이끄는 한민당 등 獨促계를 집결시키는 계기가 됐다. 1946년 2월1일 非常國民會議가 발족했다. 의장에는 임시정부 의정원 의장을 지낸 洪震이 선출됐다. 비상국민회의는 李承晩과 金九에게 비상국민회의 최고 의결기구인 최고 정무위원회 위원 선임을 위임했다. 두 사람은 열흘 이상의 長考끝에 臨政, 한민당, 국민당(安宰鴻), 인민당(呂運亨),종교계인사 28명으로 구성된 최고 정무위원회 명단을 발표했다.

그러자 그동안 비상국민회의 활동을 비난해 오던 美 軍政은 최고 정무위원 전원을 美 군정 최고 자문기관인 [남조선 대표 민주위원]의원으로 임명했다. 민주의원은 1946년 2월14일 開院 됐다. 의장에 李承晩, 부의장에 金九가 선출됐다.

 梁東安 교수는 [反託.자율정부 수립운동을 전개해 온 우익세력과 중도파 세력은 비상국민회의. 민주의원이라는 통일전선적 단체를 중심으로 戰列을 정비했다. 이를 통해 우익진영은 광복직후 좌익이 차지했던 정국의 주도권을 탈취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에 맞서 박헌영. 여운형 등 좌익세력은 1946년 2월1일 左翼統一戰線體인 [민주주의 민족전선]을 결성했다. 1946년 3월 20일 제1차 美.蘇 공동위원회가 서울에서 열렸다. 소련대표 스티코프 중장은 개회사에서[미래의 민주주의적 조선임시정부는 모스크바 3相회의의 결정을 지지하든가 민주주의정당과 사회단체를 망라한 대중단결의 토대위에서 창설되어야 할 것]이라면서 [소련은 조선이 미래에 소련을 침범함에 필요한 요새지와 근거지가 되지 않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美.蘇공동위원회의 坐礁

[信託統治에 찬성하는 정당과 단체들만 朝鮮臨時政府에 참여할 수 있다]는 스티코프의 주장은 이후 美蘇共委가 좌초하는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결국 美蘇共委는 조선임시정부구성, 신탁통치, 38선등 당면문제들에 대해 어떤 진전도 이룰 수 없었다.

양동안 교수는[이때부터 소련군의 한반도 전역 점령을 저지하기위해 미국이 획정했던 [군사분계선]은 우리 민족을 분단시키는 [분단경계선]으로 전환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했다.

이 무렵 시중에서는 남한 單獨政府樹立설이 떠돌고 있었다. 이미 1946년 4월 AP통신은 [현재 서울에서 개최 중인 美蘇공동위원회에서 남북통일의 조선자치정부 수립案이 졸연히 해결되지 아니하여 美軍점령당국은 남조선만에 한하여 조선정부수립에 착수하였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金九는 [천만의외의 정보다]라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반면에 李承晩은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4월 중순부터 영남지역을 유세하고 상경한 李承晩은 5월10일 하지장군,金九, 美 군정청 정치고문 굿펠로 대령과 만난 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자율적 정부수립에 대한 民聲이 높은 모양이며, 나도 이 점에 대하여는 생각한 적은 있으나 발표는 못하겠다]

 이런 생각을 좀 더 구체적으로 밝힌 사람은 臨政 부주석을 지낸 中道右派 지도자 金奎植이었다. 그는 1946년 5월12일 열린 獨立戰取 국민대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미소공동위원회가 결국 참가단체 자격문제와 38선 문제로 無期休會가 되어 蘇측대표는 평양으로 돌아갔거니와 ...우리가 남의 힘으로 해방을 얻기는 하였으나 남의 손으로 정부수립을 기다릴 것 없이 이제는 우리 손으로 자율적인 정부수립에 一路邁進해야할 것이다...유일한 길은 속히 임시정부를 수립하여 각국의 승인을 얻어가지고 국제적으로 그들이 물러갈 시간을 협정하는 동시에 우리에게 필요한 자문도 제기해야할 것이다... 장차 수립될 정부가 그 소재는 대구든 경주든 통일정부만은 틀림없는 것이므로 이제는 좌익이니 우익이니 할 것 없이 우리가 만든 정부를 통일정부로 하여야 할 것이니 이를 누가 부인하랴. 만일 이에 반대하는 자가 있다면 그는 조선인이 아니니 해외로 나가야 할 것이다. 이 연설이 논란이 되자 金奎植은 [南韓單政論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한발 물러섰다.

흔히 단독정부수립의 단초가 된 것으로 알려진 李承晩의 정읍 발언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 나왔다. 호남 유세길에 나선 李承晩은 1946년 6월3일 정읍에서 열린 한 강연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李承晩의 정읍발언

[이제 우리는 無期休會된 共委가 재재될 기색도 보이지 않으며 통일정부를 고대하나 여의케 되지 않으니 우리는 남한만이라도 임시정부 혹은 위원회같은 것을 조직하여 38이북에서 소련이 撤退하도록 세계 公論에 호소하여야 할 것이니 여러분도 결심하여야 될 것이다]

 이승만의 발언이 나오자 정국은 발칵 뒤집혔다.

6월4일 조선공산당은 [美蘇공동위원회의 休會를 계기로 남조선 단독정부 또는 소위자율정부수립을 획책하고 있는 反動 두목들의 背族積 정체는 드디어 폭로되었다. 그들은... 3相결정을 반대함으로써 美蘇共委를 결렬시키고 反蘇反共 운동을 일으킴으로써 남조선 단독정부를 세우려하였던 것이다. 정권을 그들의 수중에다 장악하기위해서는 국토양단과 민족분단에서 오는 여하한 민족적 비극과 희생도 주저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좌익단체들의 통일戰線體인 민주주의민족戰線, 여운형의 인민당, 모택동주의 정당인 신민당, 공산당 외곽노동단체인 全評, 농민단체 全農이 일제히 비난 성명을 냈다. 좌익뿐 아니었다. 金九가 이끄는 한국독립당은 6월4일[요즈음 항간에는 단독정부수립설이 유포되고 있으나, 우리黨으로서는 이에 찬성할 수 없다]고 성명했다. 臨政세력이 주도하고 있던 비상국민회의는 [우리의 정부는 민족적. 지역적 통일정부라야함은 조선민족의 공통된 이념이니 우리는 단연히 단독정부수립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경교장 경비경찰관이었던 신영길(한국藏書家협회장)씨는 자서전에서 당시 정읍발언이 나온 후 경교장분위기를 이렇게 적었다. <여름철이 되자 臨政요인들이 햇살받이로 바깥 소풍도 즐기며 정원 산책 중에 담론도 나누는 것을 눈여겨 볼 수 있었다. 특히 친일파 문제와 우익정당인사에 대한 감정은 대단했다. 이승만 박사가 전북정읍에서 남조선만이라도 즉시 자율적 정부를 수립해야한다는 내용의 單政연설이 전해지자 경교장에서는 고함소리가 하늘을 찔렀다. 그 경앙된 소리는 길을 가던 사란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할 정도였다. 李承晩 성토의 목소리로 대소동이 벌어졌다. 나는 깜짝 놀라 경교장 안으로 들어가니, 요인들은 물론이요 左翼系 中道系, 中立系 인사가 대거 모여들기 시작했다. 李承晩의 單政수립반대투쟁위원회가 결성되고, 臨政은 李承晩과 단교를 선언했다. 이승만과 한민당에 대한 성토는 연일 계속되었다. 李承晩은 민족반역자에 매국노로까지 매도되면서 입에 담지 못할 난도질을 당했다>

한민당 한성일보만 李承晩지지

美 군정청도 반대했다. 러치 美 군정장관은 6월10일 기자회견에서 [나는 軍政長官으로서 남조선 單獨政府樹立에 대하여는 전연 반대한다]고 밝혔다. 하지 사령관은 남조선 단독정부수립에 대해서 공식적 반응은 삼갔지만, 군정청 정치고문 굿펠로 대령에게 보낸 私信에서는 李承晩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 늙은이가 잘못된 성명들을 많이 내 놓았다. ...그는 당장 분리된 정부를 수립하여 러시아를 몰아내기를 원한다. ..나는 그 늙은 악당을 들보에 묶어놓기 위해 그와 두 차례의 격렬한 회담을 가졌다. 그것은 나에게 성경에 나오는 하나님의 천사들과 밤새도록 하는 싸움을 생각나게 했다>

李承晩의 정읍발언을 옹호한 정당은 한민당이 유일했다. 한민당은 6월7일 [李承晩박사의 민족통일기관 설치운운의 연설을 일부에서는 무슨 역적질이나 한 것같이 선전하니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면서[민족을 분열시켰다하나 남북이 분단된 것은 미소양군의 분할점령 때문]이라고 성명했다. 당시 反託운동의 선봉장으로 한민당과 가까웠던 李哲承헌정회회장은 이렇게 회고했다.

[우리는 李承晩박사와 정읍발언을 무조건 지지했다. [자주독립을 한다]는데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우리는 단독정부수립을 反託운동 승리의 한 과정으로 봤다. 통일을 전제로 가능성지역에서 정부를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그 다음에는 失地회복을 하자는 것으로 이해했다. 우리는 이를 [國父 李承晩박사 노선]이라고 했다.

*특이한 것은 中道右派 지도자 안재홍이 운영하는 한성일보가 유일하게 정읍발언을 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결국 북조선에서는 북조선 임시 인민위원회가 이미 북조선정부 행세를 하고 있으니 이남에 정부를 세우는 것이 남조선 단독정부가 아니요, 수립될 이 정부로서 장차 통일정부를 만들 기초를 세울 수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남북합일의 정부가 즉시 수립 못되면 남조선에 자주적인 정부를 세워 美 軍政으로부터 행정권을 시급히 인수하여 조선인의 의사로써 정책을 세워 일반행정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망이 날로 높아가고 있는 형편이니만치 또한 남조선의 정부가 수립된다고 이것이 공산계열에서 선전하는 것과 같이 모략도 아무것도 아니요>

사실 金奎植의 自律政府論이나 李承晩의 單獨政府論은 내용에 있어서는 大同小異한 것이었다. 그런데도 김규식의 발언 때에는 큰 소란이 일지 않았지만, 이승만의 정읍발언 때에는 난리가 났다. 양동안교수는 [李承晩박사가 [남한만이라도 임시정부 혹은 위원회 같은 것을 조직하여]운운 한 것이 책잡힌 것]이라고 말했다.

* 民族統一 총본부 發足

李承晩은 비난이 빗발치자 [정읍발언의 근본취지는 남조선 단독정부를 수립하자는 것이 아니라, 美蘇共委 재개만을 기약 없이 기다리지 말고 우선 남조선만이라도 위원회같은 것을 수립하여 그것을 기반으로 하여 자율적으로 통일정부수립을 추진하자는 것]이라고 물러섰다. 하지만 이와 함께 李承晩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대중조직 건설에 나섰다.

6월11일 李承晩은 [대한독립촉성국민회] 전국대표회의에서 총재에 취임했다.(이 단체는 신탁통치반대의 와중이던 1946년2월8일 李承晩이 이끄는 조선독립촉성중앙협의회와 金九가 이끄는 反託국민총동원위원회가 통합해 만들어졌다). 金九와 金奎植은 부총재가 됐다. 이 대회에서 李承晩은 [항간에서는 김구와 李承晩사이에 갈등이 있다는 등 쓸데없는 말들이 떠돌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그런 일은 절대 없으니 걱정 말고 당신들만 한 덩어리가 되면 독립은 꼭 된다]고 강조했다.

 李哲承 헌정회 회장은 [우리들 앞에서 李承晩박사와 金九선생이 형제지의를 강조한 것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 두 분이 나중에 그렇게 갈라설 줄은 그 누가 상상했겠느냐]고 회상했다.

*美 국무부, 李承晩 排除 지시

이어 李承晩은 1946년 6월29일 남한지역 자율정부추진조직으로 [민족통일총본부](民統)를 조직했다. 총재에는 李承晩, 부총재에는 金九가 취임했다. 李始榮. 曺成煥. 梨範奭등 臨政계 인사들이 협의원으로 참여했다.

金九가 이끄는 한독당은 [民統에 참여하는 당원들은 개인자경으로 참여해야한다]고 함으로써 민통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梁東安 교수는 [獨促국민회가 독촉중앙협의회의 전통을 이어 李承晩- 金九-金奎植이 연합한 조직이라면, 민통은 단독정부 수립시 선거에 대비하기 위한 李承晩 지지조직의 성격이 강했다]고 말했다. 민통이 발족한 다음날, 하지 장군은 [나는 美軍 사령관으로서 金奎植박사와 呂運亨씨의 (左右合作)노력을 전적으로 시인하고 지지한다]는 내용의 특별성명을 발표했다.

*1946년 5월부터 본격화된 左右合作운동은 美 軍政, 더 나아가 美 국무부의 지원을 업고 진행됐다. 美 국무부는 1946년 2월 ‘하지’ 장군에게 노골적으로 李承晩. 金九를 배제할 것을 주문하면서, 進步的 中道派 代案을 찾아보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들의 망명경력과 그들이 국민당정부에 의해 지원받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수년간에 걸친 李承晩과 국무부간의 불만족스러운 거래의 현실 때문에 우리는 金九와 이승만의 집단들에 대해 어떠한 호의도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 만약 진보적 지도자들의 집단을 발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되면 金九집단이 그러한 강령을 채택하여 실천하도록 강요하기위한 강력한 노력을 전개해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만일 金九집단이 그러한 강령을 채택하지 않을 경우에는 앞으로 그들이 미국의 지원을 받을 수 없을 것임을 그들에게 분명하게 천명해야할 것이다>

梁東安교수는 *[여기서 더 주목되는 것은 美 국무부가 金九보다 李承晩을 더 싫어했다는 점이다.[진보적 강령]을 채택할 새로운 지도자집단을 발견하지 못할 경우, 金九는 차선책으로 고려되고 있는데 반해, 李承晩은 아예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고 있다. 이 문서는 美 國務府內 한국관련관리들의 李承晩에 대한 忌避的 태도가 극히 강했다는 점을 확인해 주는 동시에, 李承晩이 [미국의 괴뢰였다]는 左翼 연구자들의 주장이 크게 잘못된 것임을 확인해 준다]고 했다. 1946년 6월 初 존 힐드링 美 국무부 점령국담당차관보는 하지에게 보낸 각서에서 [만일 조선의 최근 정치논쟁에서 폭풍의 중심이 되어왔던 어떤 인물들이 정치무대로부터 일시적으로 물러난다면, 美蘇당국간의 합의뿐만 아니라 남조선의 여러 정파간의 합의도 크게 용이해질 것]이라면서 은연중에 李承晩등의 퇴출을 요구했다.

*美 군정, [左右合作] 지원

이러한 방침에 따라 美 군정은 여운형-김규식의 좌우합작을 지원했다. 1946년 5월25일 밤 金奎植-呂運亨-元世勳이 하지 장군의 보좌관 버치중위의 집에서 회동했다. [조선공산당 문건자료집(1945~1946)에 의하면

1946년 6월 14일 右翼의 김규식. 원세훈, 左翼의 여운형. 허헌 등이 참여한 좌우합작 제3차 예비회담에서는 [모스크바 3국협약 제3조 조선독립에 관한 결정서를 무조건 지지함을 주지로 하여 美蘇공동위원회를 續開케 하되,  美.蘇.英.中 관계 각국 정부가 즉시 승인할 수 있는 민주주의 임시정부의 급속수립을 촉구하기로 결정했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밀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앞에서 언급한 하지의 성명은 이러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1946년 7월 10일에는 김규식-여운형-원세훈-허헌 외에 안재홍.김붕준. 최동오(이상 右翼), 정노식.이강국.성주식(左翼)6명이 추가로 참여하는 左右合作委員會가 구성됐다. 좌익인사 중 허헌.이강국.정노식은 朴憲永과 남로당의 대변자였다.

*양동안 교수는 이에 대해[左右合作위원회는 진정한의미의 左右합작위원회가 아니라,[左中]합작위원회였다. 좌우합작위원회의 이러한 불균형한 인적구성만 보아도 당시의 左右합작운동은 실패를 예약한 것이었다]고 했다.

 10월7일 좌우합작위원회는 *모스크바3상회의 결정에 의해 남북을 통한 좌우합작으로 민주주의臨時政府수립 *토지개혁(有償沒收-無償分配). 중요산업 國有化 *親日派처리입법 등을 내용으로 하는 [左右合作 7원칙]을 발표했다.

<美 軍政의 여론조작>

李承晩은 일주일 후 左右合作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지지하면서 [지금 共産派는 대다수가 합작을 반대하여 전국적 파괴활동은 더욱 극렬하니 합작의 효력이 의문]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한민당은 신탁통치와 토지개혁에 반대하는 입장에서 좌우합작 7원칙에 반대했다. 반면에 金九의 한국독립당은 [금번 좌우합작의 성립은 8.15이후 최대의 수확]이라며 환영했다. 공산당은 [좌우합작 7원칙]발표가 예정된 10월 7일 아침, 여운형을 납치, 감금하는 등 좌우합작에 극렬하게 반대했다.

*左右合作은 諸 정파간의 이해관계 대립으로 표류하다가 1947년 7월 呂運亨이 암살되면서 무산되고 말았다. 좌우합작이 진행되는 동안 美 군정은 이를 적극 후원하는 한편, 李承晩의 정치적 영향력을 실추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와 관련해 1946년 6월 李承晩의 對外 및 對 軍政廳 홍보업무를 지원하기위해 한국에 온 로버트 올리버는 그의 備忘錄에 흥미로운 기록을 남기고 있다.

<오늘 저녁(1946년 7월18일) 나는 군정청 수석공보장교인 그린대령과 마시고 떠들며 두 시간을 보냈다. 그는 내가 공표하지 않기로 하고 기억해 둘만한 비밀 얘기를 들려주었는데, 군정운영의 방법으로 심히 중요한 사항이다. 그들은 여러 가지 설문을 놓고 정기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 지도자 여러 사람에 대한 것을 했다. 인구의 70%가 李박사 지지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것이 軍政廳의 정책과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러치 장군이 그린에게 강제로 그 보고를 변조시켜 李박사 지지표가 과반수도 못되는 듯이 보이도록 했다. 또 한 가지 문제를 들자면 지방행정직을 위한 지방선거가 각도에서 벌어졌는데, 공산당은 아무 곳에서도 21%이상의 득표를 보인 곳이 없고 겨우 15%의 후보자를 뽑았을 뿐이다. 이러한 사실도 소련을 달래기 위해 공산당을 동등하게 인정한다는 군정청 정책 때문에 보도가 안 되도록 빼버렸다>

이 무렵 李承晩의 처지에 대해 올리버는 이렇게 기술하고 있다. <반대 발언에 있어 가장 강경하고 노골적이었던 李박사는 [極右]로 號가 붙었다. 합리적인 사람은 자연히 中庸의 편을 들기 때문에 中道派들은 미국과 세계여론에 유착하여 꾸준하게 늘어나갔다. 이와 동시에 이박사는 극단적인 反動主義者라고 하는 견해가 크게 유포되어나갔다.... 한국에서 미국의 정책은 품위 있는 철수가 가능하도록 소련과의 協約을 계속 추구하고 있었다.>

입법의원 선거에서 右翼 압승

1946년 10월20일~31일 남조선과도 입법의원 구성을 위한 선거가 실시됐다.(과도 입법의원은 45명의 民選의원과 45명의 관선의원으로 구성),45명의 民選의원 중 獨促이 17명, 한민당이 14명, 한독당이3명, 인민위원회가2명, 무소속이9명을 차지했다. 우익진영 정당에 소속된 사람이 34명이나 됐다. 우익성향의 무소속 당선자까지 합치면 우익성향 의원은 40명에 달했다.

우익진영이 압승하자 이미 하나의 정치세력화 된 左右合作委는 선거절차상의 하자를 이유로 再選擧를 주장했다. 美 군정은 좌우합작위의 건의에 따라 아무런 이유 설명 없이 서울시와 강원도의 선거를 무효로 선언했다. 이는 서울시는 한민당, 강원도는 이승만의 독촉중협이 정원(각3석)을 독식했기 때문이었다. 서울에서 당선무효가 된 의원중에는 한민당의 김성수와 장덕수가 포함돼 있었다.

이어 美 군정은 관선의원 45명을 인선했는데 이 중 온건좌익이 7명, 중도우파가 13명, 중도좌파가 6명이었다. 官選의원가운데 과반수인 26명이 左右合作派였던 셈이다. 과도입법의원 의장으로 좌우합작파 김규식이 취임했다.

*<李承晩의 渡美>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위해 李承晩은 訪美를 결심했다. 올리버는 [建國의 내막]에서 [민주의원은 그의 방미를 돕기 위해 50만원(약1만 달러)을 모금했다]고 적고 있다. 李承晩은 1946년 12월4일 출국, 12월7일 워싱턴에 도착했다. *맥아더는 당초 이승만에게 워싱턴으로 가는 군용기를 제공해주려 했으나, 美 국무부가 반대하자 노스웨스트 항공편을 주선해 주었다.

李承晩은 미국 대통령, 국무장관 등을 면담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梁東安교수는 [당시까지도 미국은 남한에 단독정부를 수립하거나, 단독정부 수반으로 李承晩을 내세울 계획이 없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李承晩은 올리버, 임병직(외무장관역임), 임영신 등의 조력을 받아 힐드링 美 국무부 점령국담당차관보 등과 접촉해 *남한과도정부를 수립하여 남북이 再통일 될 때까지 활동하도록 하며 그 뒤에 즉각 총선거를 실시할 것 *과도정부의 유엔가입 *美蘇양국군 撤收時 까지 美軍의 남한주둔 등을 역설했다. 맥아더와 가까운 힐드링은 올리버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술회했다.

<한국국민위원회가 워싱턴에서 스스로의 십자군운동을 수행한 것이 이러한 外交風土下에서였고 한국문제를 정직하게 처리하는 일, 즉 소련의 비위를 건드릴까 두려워서 지난과오를 고집하는 것보다는 信託統治가 잘못이었다고 공개적으로 분명히 선언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도록 한사람 한 사람 개별적으로 미국 관리와 기자들을 설득시켜 나간 것이 李承晩, 올리버, 林炳稷의 끈질기고 꾸준한 노고였습니다. 그것은 위대한 성전이었으며, 지금도 치를 떨던 반대자들의 주장을 뒤엎었던 기억이 즐거움과 기쁨으로 나를 채워줍니다>

李承晩은 운이 좋았다. 美國內 흐름이 제2차 세계대전 終戰 후 戰後 新질서 수립을 위해 소련과 협력하는 쪽에서 소련의 팽창을 저지하는 방향으로 바뀌기 시작했던 것이다. 李承晩이 미국에 체류하고 있던 1947년 3월12일 트루먼 美 대통령은 [공산주의 침략에 대항하여 자유민주주의 제도와 영토보전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세계의 모든 국민을 원조할 것]을 다짐하는 [트루먼 독트린]을 발표했다. 그 직후 마셜 美 국무장관은 한국문제에 대한 소련의 비협조를 규탄하면서 [미국은 남한에 독자적인 적극적 계획을 추진할 용의가 있다]고 천명했다. AP통신은 [[독자적 적극계획]이란 [단독정부]수립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트루먼독트린]이 나온 직후 李承晩은 트루먼에게 [공산주의에 대항하는 이러한 용기 있는 자세를 취함에 있어 駐韓 美 군정당국에 각하의 정책을 따를 것과 民族主義者들과 共産主義者들 간의 연합과 협력(左右合作)을 초래하려는 노력을 포기해 줄 것을 지시해 주기 바란다]는 편지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장을 받지 못했다.

李承晩,[30~60일內 잠정적 獨立政府 수립될 것

梁東安 교수는 李承晩의 訪美가 미국의 대외정책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미국內 여론형성에는 어느 정도 기여했다.  당시 국제정세와 미국조야의 反蘇.反共 분위기로 인해 미국의 정책이 변화하자 李承晩으로서는 이를 자신의 방미활동의 성공으로 간주할 수 있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 고무되었는지,李承晩은 1947년3월22일 워싱턴을 떠나기 전에 힐드링 국무부차관보와의 접촉결과를 바탕으로 [30~60일내에 잠정적인 독립정부가 수립될 것]이라는 내용의 희망적인 성명을 발표했다.

李承晩이 워싱턴에 머무르고 있던 1947년 3월1일, 진보적 매체[네이션]에는 [미국의 비극:한국]이라는 제목의 칼럼이 실렸다. 윌 햄린은 이 글에서 남한에서 美 군정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잘 기술했다. 이 글에서 햄린은 [李承晩은 수중에 약 30만 달러가 있는데 아마도 미국사업가 친구들로부터 몇 백만 달러는 더 수중에 넣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李承晩을 돕고 있던 올리버는 3월8일 [네이션]誌 편집인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냈다.

<다년간 李박사와 가까이 일해 왔고 어떤 특정한 홍보대책에 50달러나 100달러를 쪼개낼 여유가 있는지의 여부를 놓고 많은 열띤 토론을 가지기도한 우리들은 李박사가 돈을 물 쓰듯  하면서 진실을 뒤엎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한 비난이 얼마나 황당무계하게 잘못된 것인지를 알고 있습니다.>

* 마포장으로 이사

李承晩은 자신의 訪美活動을 성공작으로 自評하면서 4월21일 귀국했다. 귀국길에 李承晩은 東京에서 맥아더, 중국 남경에서 장개석 총통과 만났다. 右翼진영은 1947년 4월27일 서울 운동장에서 귀국환영대회를 열어 李承晩을 환영했다. 이 자리에서 李承晩은 [현재 미국정책이 공산주의와의 합작을 단념하였으므로 캄캄하던 우리의 길이 열렸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후 李承晩은 단독정부수립에 박차를 가했다.

美 국무부는 李承晩과 金九가 모스크바 협정에 입각한 한국문제해결을 추구하는 미국의 입장을 곤란하게 만드는 일을 하지 못하도록 저지하라]면서 [마치 李承晩이 美 국무부 점령국차관보 힐드링으로 부터 남한단독정부수림에 관한 약속을 받은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美蘇共委]가 끝내 소집되지 못할 경우 그렇게 할 수 있다]는 힐드링의 말을 잘못 해석한데서 비롯된 것]이라는 내용을 하지에게 보냈다.

하지와의 불화가 계속됐다. 李承晩은 1947년 가을, 居處를 도심에 가까운 성북동 돈암장에서 당시 서울 변두리이던 한강변의 마포장으로 옮겨야했다. 돈암장의 집주인인 장모씨가 美

군정과 불화하고 있던 李承晩에게 집을 비워줄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었다. 이때의 심정을 이승만은 詩로 읊었다.

<평원정>

어쩐일로 집을 옮겨 강가에 산단 말가/찾아오는 사람마다 묻기를 그치지 않네/ 서남쪽을 향하여 창밖을 바라보라/강물은 푸르고 잔잔한 온 산은 가을이란다.

하지만 [李承晩의 날]은 점차 가까워지고 있었다. [대한민국 建國史 ]의 저자 梁東安 교수는 [李承晩이 미국에서 돌아온 1947년 4월은 1945년 8.15광복에서 1948년 정부수립에 이르는 기간 사이에서 가장 큰 분수령이었다. 1947년 4월을 기점으로 남한지역에서의 단독정부수립은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이 되어버렸다]고 말했다.

*<美國, 한국문제를 유엔에 상정>

국제적으로 李承晩에게 유리한 조건이 형성되어가고 있었다. 1947년 여름 서울과 평양에서 열린 제2차 美蘇공동위원회가 그것이었다. 美蘇는 제2차 美蘇공위에서도 反託鬪爭에 참여한 단체들을 美蘇共委의 협의대상에 포함시킬 것인지를 놓고 의견대립을 보였다.

* 미국은 美蘇共委가 교착상태에 빠지자 한국문제의 유엔이관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1947년 8월26일 로버트 로베트 美 국무차관은 [美蘇共委에서 한반도 문제해결이 불가능하므로 9월8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美.蘇.英.中 4개국 外相회담을 개최하여 협의하자]고 제안했다. 소련은 이를 모스크바 협정에 위배된다고 거부했다. 그러자 미국은 9월16일 한반도 문제를 유엔에 상정할 수밖에 없다고 소련에 통고했다. 다음날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유엔사무총장에게[한국독립문제]를 유엔총회 의제에 포함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 유엔총회는 9월23일 표결을 통해 [한국독립문제]를 의제로 채택하기로 했다.

이 무렵 하지 사령관의 정치고문이던 조셉 제이콥스는 [임시정부를 구성해 놓으면 [소련의 압잡이]들이 주도권 장악에 이용하기 좋으므로 그것을 막기 위해 항구적인 헌법을 가진 항구적인 정부를 수립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보고서를 美 국무장관에게 보냈다. 梁東安 교수는 [미국이 단독정부수립으로 방향을 전환하게 된 것은 [남한에 주둔한 미군을 가능한 한 조속하고 품위 있게 철수]시키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미국은 미군철수 후 남한의 共産化를 불가피한 상태로 받아들이면서, 다만 그러한 사태가 미군철수와 동시에, 혹은 직후에 발생함으로써 미국의 국가적 위신이 크게 손상되는 것을 피하는 조건하에 駐韓 미군을 조속히 철수하려는 정책을 취하고 있었다. 이런 정책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미국은 남한에 정부를 수립하고 한반도 문제에 유엔을 개입시키는 조치들을 취했던 것이다] 미국이 한국문제를 유엔에 상정한 것은 어찌됐건 [李承晩노선]의 또 하나의 승리였다.

*金九, 처음에는 유엔결의지지

1947년 11월 14일 유엔총회는 유엔 한국임시위원단 設置案과 남북한 자유선거案을 가결했다. 1948년 1월8일 유엔 한국임시위원단이 입국했다. 소련은 유엔한국임시위원단의 入北을 거부했다. 오랫동안 李承晩과 갈등을 빚어오던 하지중장도 李承晩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는 1947년 12월17일 공산당의 赤化기도 분쇄와 유엔 위원단에 대한 협력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때까지 李承晩과 金九는 남한에서 자주적인 과도정부를 수립하려는 점에서는 동일한 입장이었다. 梁東安 교수는 [金九와 한독당은 臨政을 확대하여 과도정부로 환원하자는 것이었고, 李承晩은 총선을 실시하여 민의에 바탕을 둔 과도정부를 구성하자는데 차이가 있었다]는 것이다.

1947년 11월30일 李承晩과 金九는 회동을 갖고 정부수립에 관한 두 사람의 노선이 일치한다는데 합의했다. 다음날 金九는 성명을 통해 [유엔은 유엔감시下에서 信託(통치)없이 또 내정간섭 없는 남북을 통한 총선거로써 자주통일의 독립정부를 우리나라에 수립하도록 협의하자고 결정하였다. 우리는 유엔 결의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右翼진영의 단결분위기가 고조되어가고 있던 상황에서 1947년 12월2일 장덕수 암살사건이 발생했다. 그 배후에는 한독당 인사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이승만을 지지하는 한민당과 金九의 한독당간에 갈등이 고조됐다. 이철승 헌정회장은 [臨政의 여당이었던 한국독립당과 사실상 美 군정의 여당이었던 한민당 간의 갈등은 피할 수 없었다. 송진우.장덕수 안살사건은 그 연장선상에서 일어난 것이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상해 臨政시절부터 李承晩과 반목해온 金奎植이 끼어들었다. 梁東安 교수는 [金奎植이 李承晩과 金九사이에 파고들어 金九를 李承晩 반대노선으로 기울어지게 했고, 마침내 金九로 하여금 南北협상에 기울어지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산당의 離間戰術>

여기에 공산주의자들의 공작도 한몫했다. 양동안교수의 설명이다. [월간중앙 1992년 6월 호에 [거물간첩 성시백 프로젝트]에 의하면, 북한은 서울에 거물 공산주의자 성시백을 체류시키면서 金九. 金奎植 등 우익 및 中道진영 지도자들의 측근에 그들의 공작線을 침투시켜놓고 있었다.  광복 후 공산주의자로 활동했던 이구영씨는 [山頂에 배를 매고:노촌 이구영 선생의 살아온 이야기]에서 [김승원이라는 공산당 프락치가 한민당에 침투해 선전부 차장으로 일하면서 한민당과 金九를 이간시키고 한민당과 金奎植간의 합작을 좌절시켰다]고 증언했다.

臨政 국무위원으로 줄곧 金九를 지지했던 독립운동가 趙擎韓 성생은 흥미 있는 증언을 남겼다. <金九선생은 처음에는 남한 단독선거를 받아들일 생각이었다. 모든 것을 臨政요인들과 협의하고 나서야 자신의 정견을 정했던 金九선생이 이때만은 독자적으로 남한단독선거 지지태도를 굳혔다. 그런데 일찍이(1936년) * 臨政 駐佛 외교위원으로 임명됐던 徐嶺海가 갑자기 나타났다. 그는 [남북한을 통틀어 총선거를 하면 공산당의 전횡이 심하므로 선생님이 대통령이 되실 텐데, 무엇하러 李박사가 주도하는 남한만의 단독선거에 참여하려 하십니까? 김일성도 선생님을 대통령으로 모시려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습니다]라고 집요하게 설득했다. 그 바람에 金九선생은 단독 선거를 거부하고 南北협상에 나서게 됐다>

서영해는 1948년 4월 南北협상 후에도 金九와 金奎植이 이끄는 통일독립촉성회에 가담해 활동했다. 그는 統促會가 1948년 가을 파리 유엔총회에 대한민국 정부에 대한 유엔승인을 저지하기위한 유엔대표단의 선발대로 파리에 차견되었다가 그 후 越北한 인물이다.

*<李承晩과 金九의 결별>

金九가 徐嶺海의 감언이설에 넘어갔다고 볼 수는 없어도, 趙擎韓의 증언은 金九 주변에 공산주의자들의 공작線이 침투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이다. 결국 金九가 남한단독정부수립반대로 돌아선 데에는 그의 民族愛 이외에 해외파(한독당)와 국내파(한민당)의 뿌리 깊은 갈등, 건국 후 정국 주도권 다툼, 李承晩과  金九사이에 끼어든 金奎植의 존재, 공산주의자들의 공작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작용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2월 19일 하지 사령관은 李承晩. 金九. 金奎植과 회동했다. 美 국무부 국제관계문서(FRUS)에 의하면 이 자리에서 김구와 김규식은 유엔 小총회가 남한 총선을 결의하면 그를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김구가 2월 10일 單政수립반대를 호소하는 [삼천만 동포에게 읍고함]을 발표한 것과는 배치된다. 이 성명서에서 김구는[나는 통일된 조국을 건설하려다가 38선을 베고 쓰러질지언정 일신의 안일을 취하여 단독정부를 세우는 데는 협조하지 아니하겠다]고 선언 했었다.

李承晩은 결국 2월 22일 [이말 저말 듣고 아무것도 못하고 앉았다가 마침내 다 공산화하고 말 것이니 天人萬人이 다 한마음 한 뜻으로 나가서 순조로이 독립하려면 우리는 독립할 날이 없을 것이다. 죽었던 나라를 한편에서라도 살려놓아야 정체를 살릴 희망이 있을 것이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金九의 北行

이로써 李承晩과 金九는 건국을 앞두고 서로 등을 돌리게 됐다.2월26일 유엔소총회는 [유엔한국임시위원단이 접근 가능한 지역(남한)에서의 총선거 실시]를 결의했지만, 김구와 김규식은 단독정부반대-南北협상의 길을 택했다. 反託운동 과정에서 李承晩과 金九를 모두 따랐던 李哲承 헌정회장의 회고다.

[金九선생이 북으로 가기 전에 찾아뵙고 [兄弟之義로 독립운동과 反共反託운동을 함께 이끌다가 막판에 李承晩박사와 갈라서서는 안 됩니다. 월남자들의 증언을 통해 북한이 이미 소비에트化 되었다는 것을 아시지 않습니까? 臨政시절 얼마나 공산주의자들과 싸우셨습니까?]라고 호소했다. 金九선생은 [이북도 우리 땅이고, 그곳의 동포들도 한 핏줄이 아닌가? 가서 얘기하면 김일성도 같은 민족인데 말이 통하지 않겠느냐?]고 하셨다. 李哲承 헌정회장은 [申翼熙. 李範奭. 李始榮. 李靑天 등 臨政요인들은 대한민국 건국에 참여했다. 하지만 金九선생은 한독당이라는 한 정파의 지도자이다 보니 뜻대로 하지 못했다. 嚴桓燮 등 韓獨黨內 일부 측근들이 金九선생을 남북협상이라는 잘못된 길로 이끌었다]고 안타까워했다.  李仁秀 前 명지대 교수는 [金九라는 저항적 민족주의자가 건국 직전에 [정치적 迷兒가 되고 만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1948년 4월 金九와 金奎植은 平壤行을 결행했다. 1948년 4월30일 평양 남북연석회의는 [남북정당 사회단체 지도자협의회의 공동성명서]에 서명했다. 이 성명서는 *외국군 철수 *외국군 철수 후 內戰발생 없음. *통일적 민주정부수립과 함께 제4항에서 이렇게 선언했다.

[上記사실에 의거 본 성명서에 서명한 諸정당 사회단체들은 남조선 단독선거의 결과를 결코 인정하지 않으며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이 성명서에 서명한 단체는 金九의 한국독립당, 金奎植의 민족자주연맹이 포함됐다. 이들은 평양에서 돌아온 후에도 단독정부 수립 반대 주장을 고수했다. 左右합작에 동조했던 洪命熹. 李克魯등 左派인사들은 북한에 남았다 하지만 金九와 金奎植과 함께 북한에 갔다 온 독립운동가 趙素昻은 달랐다.

[趙素昻선생은 바로 앞집에 살고 계셔서 자주 찾아뵙곤 했다. 평양에서 돌아오신 후 趙素昻선생은 [북한은 이미 병영국가이자 소련의 괴뢰가 되어버렸다]고 말씀하셨다. 결국 趙선생은 2년 후 제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 국회의원에 당선됨으로써 뒤늦게나마 대한민국 정부수립에 참여했다] 이후 건국 스케쥴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총선거(5월10일), 제헌의회개원(7월 17일), 대통령 선출(7월20일)을 거쳐 1945년 8월15일 대한민국 정부수립이 公布됐다. 5000년 民族史상 처음으로 [민주공화국]이 출범한 것이다. 그것은[李承晩 노선]의 승리였다.

*<李承晩이 현실 直視>

[대한민국 建國史]의 저자인 梁東安교수는 대한민국 건국과정에서 李承晩의 역할을 이렇게 평가했다. [李承晩은 광복 후 북한에 사실상의 정부가 먼저 수립된 상황아래서 이를 직시하고 南韓內 정부수립을 주장했고, 이를 위해 투쟁했다. 소련은 광복 직후 군사분계선에 불과했던 38선을 통치분계선으로 변질시키고, 1946년 2월에는 사실상의 북한단독정부인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를 만들었다. 당시 국내 정치지도자들 가운데 李承晩을 제외한 그 누구도 이미 북한에 사실상의 정부가 수립된 현실을 직시하지 못했다. 李承晩이 주장한 남한 단독정부수립은 左翼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民族分斷을 위한 것이 아니라 통일을 준비하기위한 과도정부였다. 李承晩은 우선 정부를 수립하고 이를 통해 美蘇와 교섭해 통일국가를 세우려 했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李承晩은 좌우합작을 추구하는 美 軍政, 소련과의 타협을 꾀하는 美 국무부와 끊임없이 투쟁했다. [李承晩은 미국의 괴뢰]라는 좌익들의 주장은 이 점에서 사실과 다르다.

*<우리의 의사로 우리의 運命 결정>

李哲承 헌정회장은 [李承晩박사는 대한민국 건국을 위한 투쟁과정에서 [國父가] 됐다]고 말했다. [제 2차 世界大戰 후 미국은 소련과의 협조아래 새로운 세계질서를 이루어 나가려 했다. 信託統治나 左右合作은 그래서 나온 것이다. 그것을 깨뜨린 것이 反託운동이었다. 反託운동이 없었으면 美蘇共委가 없었을 것이고, 美蘇共委가 좌초하지 않았으면 미국이 한국문제를 유엔에 상정하지 않았을 것이다. 좌우합작이나 신탁통치, 미소공동위원회는 미국이 깨고 싶어 깬 것이 아니라 우리가 싸워서 깨뜨린 것이다.

*左右合作이나 信託統治가 이루어졌다면 우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東歐圈 국가들처럼 처음에는 左右聯立正權이 들어섰다가 결국은 共産化되고 말았을 것이다.

미국은 더 이상 代案이 없게 되자 한국문제를 유엔으로 가져간 것이다. 3.1운동은 온 겨레가 들고 일어났지만 결국 실패한 반면, 反託建國운동은 우리의 의사로 우리의 運命을 결정지은 [勝利한 운동]이었다.

*대한민국 建國의 중심에는 李承晩박사가 있었다. 당시의 국제정세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던 李承晩박사는 신탁통치반대 투쟁을 벌이고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朝野를 설득했다. 李박사는 그러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우리의 [國父]가 된 것이다.

*대한민국의 建國은 누가 선물로 준 것이 아니다. [建國의 아버지]李承晩박사와 우리들이 싸워서 이룩한 것이다]라고 진실의 증언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