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운동본부를 지키고 사랑해주시고 성원해주신 모든 회원님들과 후원자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리면서 박상학은 이젠 물러납니다.

운동본부 창립시기부터 지난 5년간 저는 북한주민들의 인권의 편에 서서 수령독재를 약화시키는 활동에 동참하면서 과분하게 많은 동지들의 사랑과 신임 속에서 본분에 충실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였습니다.

그러나 어찌되었던 제가 부덕하고 모자란 탓에 운동본부가 구설수에 오르게 되었고 동지 상호간 의심과 불신으로 명예가 손상된 것은 현실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가 좀 더 마음을 비우고 열심히 했더라면, 넓은 아량으로 아랫사람은 물론 윗분들도 잘 섬겼더라면, 독단과 주관을 앞세우지 않았더라면, 깊은 안목과 예지를 지녔더라면 아마 지금처럼 허탈하게 떠나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친북좌파정권의 냉대와 무관심, 박해 속에서 저는 북한인권활동을 하면서 너무 어렵고 힘들었음을 솔직히 고백합니다.
순간순간 그만두려고 생각한 적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역사상 가장 잔인한 김정일선군독재의 극악한 폭압에 신음하는 북한주민들을 생각하면 다시 솟구치는 분노를 누를 수 없어 집회장으로 달려가곤 하였습니다.

이런 집회 때문에 마음 쓰시고 고생하시고 심지어 본의 아니게 피해보신 담당형사님들과 경찰관계자 분들께도 사과드리면서 그간 너무 감사했습니다.

니체의 명언이 생각납니다.
“인간이란 실로 더러운 강물일 뿐이다. 그러한 인간이 스스로를 더럽히지 않고 이 강물을 삼켜 버리려면 모름지기 바다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저는 떠납니다. 백의종군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가고 싶은 고향에 전단지 보내는 일은 계속될 것입니다.
운동본부의 역사를 반전거울로 삼아 이 한 몸 던져 바다로 가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운동본부를 새로 맡아 이끌게 될 태진형님, 북한정치범수용소 출신 동지여러분들께서 열심히 하셔서 북한민주화운동본부를 반석위에 올려놓으리라 확신하면서 저는 이만 인사드리겠습니다.

아마 언젠가 우린 다시 바다에서 만날 것입니다.
그간 성공과 좌절, 기쁨과 슬픔, 생사고락을 함께하면서 헌신하고 투신했던 모든 동지들의 신상과 가정에 밝은 미래와 성공이 함께 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