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8월 26일 오후 연세대 캠퍼스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연세대 대강당에는 2,000여 명이 넘는 사람들로 활기가 넘쳤다.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의 합의에 따라 2000년 9월2일 北送하게 된 63명의 非전향 장기수들을 환송하기 위해 대한민국의 진보세력이 마련한 범국민 환송식,[눈부신 가슴 그대로 통일의 아침 밝히소서]라는 행사가 열리는 자리였다.

대한민국을 전복하기 위해 남파된 간첩 혹은 우리 군인들을 죽인 빨치산 출신들로 대한민국으로의 전향을 끝끝내 거부한 사람들을 마치 영웅인양 띄우면서 이별을 아쉬워하는 환송사와 이에 대한 답사가 이어졌다. 환송 준비위원회 상임대표 권오헌(現민가협 양심수 후원회장)이 대회사를 했다.

 [사상과 체제, 이념이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외세반대와 민족의 자주적 통일은 누구도 부인 할 수 없다. 장기수 선생들은 양심수로 규정, 조건 없는 송환을 요구했다. 선생들은 통일의 큰 물결을 열고 고향으로 가신다. 자유세상을 열어가는 것이다.(하략)]

대회사가 끝나자 청중 가운데서 [민족자주 평화통일 연방조국 건설하자]는 구호가 터져 나왔다.

이어 목사 문익환의 처 박용길이 민화협 소속으로서 격려사를 했다.

[일편단심 祖國統一을 불러온 同志들의 지난날을 하늘과 땅이 알 것이다. 백두대간의 모든 땅에서 투쟁했던 동지들을 조국은 기억할 것이다. (중략) 부디 편안히 가시길 바란다. 평화와 통일의 사도로 통일의 한몫을 담당할 것을 믿는다. 남한의 동지들은 다시 한번 허리띠를 졸라매고 鬪爭하자]

이적단체 범민련 남측본부 권한대행 이종린이 송시를 했다.

[수십 년 동안 통일을 위한 신념을 지킨 장기수 송환이 확정되는 기쁨이 있었다. 그동안 선생들께서 범민련에 보내주신 격려를 기쁨으로 간직하고 있다. 질병과 공안기관의 감시, 탄압, 그리고 가족과의 생이별은 분단의 또 다른 아픔이었다. 이 아픔을 빨리 치유하는 것이 통일의 시작이라 생각한다. 선생들은 이제 北部의 祖國으로 돌아간다.]

이어 민주주의 민족통일 전국연합 상임의장 오종렬이 송사를 했다.

[자주평화통일을 위해 장기수 선생님들을 정신적 자산으로 삼아 전진해야 된다. 6.15공동선언은 우리의 철학이다. 이를 확대 강화할 것이다. 북경 대 토론에서 합의한 4대 정치 과제를 실천할 것이며 통일을 가로막는 국가보안법해체, 死藏하는 일을 수행할 것이다. 그래서 북한과 미국사이의 停戰을 마치는 北美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정부가 할 수 없다면 민중의 에너지로 우리가 해 나갈 것이다. 또한 주한미군을 돌려보낼 것이다. 그래서 민족의 聯邦統一을 위해 전진할 것이다]

이어 민주노총 위원장 단병호(現민노당 국회의원)가 송사를 했다.

[짧게 한 말씀 올리겠다. 우리는 역사가 변화 발전하기를, 變革的으로 변화발전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의 생각만큼 역사가 잘 발전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확신한다. 역사는 진전하고 있다. 선생들이 조국통일, 노동자, 농민에 대한 뜨거운 사랑이 있었기에 버릴 수 없었던 정치사상은 반드시 실현 될 것이다]

민가협 상임대표 임기란, 신부 문규현, 불교 장기수지원협 승려 성광의 연이은 송사에 이어 利敵團體  한총련 소속 서울지역총학생회연합 조국통일위원회 광운대 총학생회장 양해석이 송사를 했다.

[한총련 백만 청춘들을 통일의 효자들이라 칭찬해 주셨던 선생님들께, 우직한 조국통일의 낙관과 확신을 가르쳐 주신 선생님들께, 우리는 신념과 통일의 확신을 배웠다. 선생님들 앞에 한 가지 약속하겠다. 백만 학도의 투쟁이 분단조국의 다리가 되어 연방통일조국의 성업을 이어갈 것이다]

긴 격려사와 송사가 끝나자 장기수 김종중이 답사를 하기위해 연단으로 올라왔다. 청중 속에서 [신념의 강자 장기수 선생 모범 따라 연방통일조국 이룩하자]는 구호가 터져 나왔다.

[우리는 조국이 하나 되는 신념으로 살아왔다. 그리고 남과 북이 통일되고 이산의 아픔해결에 헌신할 것을 다짐해 왔다. 그리고 그 죽은 대가로 죽은 사람이외에 가장 혹독한 고통을 이고 살아왔다. 이제 고통과 슬픔을 씻고 통일의 한길로 나아가자. 남은餘生, 이를 위해 바칠 것이다. 南의 형제가 보여준 이 다사로운 열기를 어깨에 지고, 장 밖에서 던지는 가슴시린 냉기를 가슴으로 안고 북으로 가 이 열과 냉을 혼합해 통일의 물꼬를 트고 태풍을 일으켜 통일을 앞당길 것이다. 남쪽의 형제들의 건투를 빈다]

김종중의 답사가 끝나자 참석자들이 일제히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냈다.

북송된 非정향 장기수들은 그들 말대로 북한으로 넘어간 후에 김정일이 마련해준 평양의 고급아파트에 살면서 나름대로 적화통일을 위해 애쓰고 있다.

*2001년 6월 14일 6.15선언 1주년을 기념한 북한조선 중앙TV프로그램에 나온 非전향 장기수들 중 김종중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서울)거리에 가면 장군님의 입고계신 점퍼가 [김정일 점퍼]라면서 유행의 선두를 달린다. 대학가에서는 큰 대자보 상단에 장군님을 모시고 아래는 장군님의 혁명경력을 쓰고 대서특필한 게 하나의 유행이다. 심지어 장군님을 뽑는 행사까지 있다]고 거짓 증언을 하였다. 또 다른 飛전향 장기수는 이렇게 말했다.

[남조선에서 청년학생들 속에 장군님의 영상을 모시고 사진을 찍는 풍이 자랑으로 되어있다]

2000년 8월 26일의 이 출소 공산주의자 환송식은 대한민국 진보세력의 정체를 赤裸裸하게 드러낸 것이다. 이날 대회사와 송사, 답사에 나타난바 그대로 대한민국의 [진보세력]은 골수 김일성 김정일 충성분자들인 출소 공산주의자들을 同志요 模範으로 여기고 [주한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폐지, 연방제통일]이라는 김정일의 赤化路線을 맹종하고 있는 말 그대로 순도 높은 김정일 추종 빨갱이 들이다.

연세대에서의 이 환송식은 최종 완결판이었을 뿐 8월 한 달 내내 전국에서 지역별로 단체별로 출소공산주의자들의 北送을 축하하고 그들과의 이별을 아쉬워하는 [진보세력들의 反逆잔치]가 벌어졌다. 2000년 “그해 여름”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벌어졌던 狂亂劇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