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김정일이 맺은 ‘10.4 선언’은 완전 실패작

(손충무 칼럼)

노무현(盧武鉉)은 김정일을 만나고 와서 너무도 감격한 탓인지(?) “평양을 다녀왔습니다” 말을 하고는 눈시울을 적시며 흐르는 눈물을 감추느라고 애쓰는 모습이 TV 화면에 흘렀다.

하기사 얼마나 감격하고 기쁘고 감개무량 했을까? 남한에서는 자신의 장인 권오석(權悟錫)을 “무고한 양민을 무더기로 죽인 살인자” “골수 빨갱이”라고 손가락질 하고 있는데–북한의 김정일은 권오석을 “남조선 빨치산의 영웅”이라고 추켜세우는 그를 만나니 무척 감격하고 감사하고 기뻤을 것이다.

노무현이 얼마나 기쁘고 흥분했던지, 그의 얼굴은 항상 웃음이 돌고 좋은 표정이었으나 그를 초청한 김정일은 딱딱하고 무표정이었다. 그래서 외국 언론들은 “초청 받은 손님은 흥분해 즐거운데 초청한 주인은 시큰둥한 표정”이라고 보도했다.

노무현으로서는 즐거울 수 밖에 없는 여행이다. 5년 전 그는 후보시절 “이것 저것 모두 깽판 쳐도 북한문제 하나 잘 처리하면 된다”고 말했었다. 청와대에 들어간 후 김정일을 만나기 위해 무던히도 많은 노력을 했다.

엄청나게 북한에 퍼부어 주기도 하고, 별 볼일 없는 측근들을 특사로 만들어 평양과 베이징에 보내보기도 하고– 별별 수단을 다 사용하며 김정일 만나기를 빌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노무현의 구애에 김정일이 못이기는 체 하면서 받을 것 몽땅 받는다는 조건으로 노무현을 평양으로 오라고 했다.

명색이 자유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배알이 있는 인간이었다면 노무현은 평양에 가지 말았어야 했다. 정중하게 “1차 때는 김대중이 평양에 갔으니 이번에는 김정일이 서울로 오는 것이 도리”라고 했어야 마땅했다.

그런데도 노무현은 김정일이 OK사인을 내니 좋다구나 하고 허겁지겁 달려갔다. 노무현이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을 때 세계 매스컴들은 그에게 관심을 보이며 힘을 실어 주었다.

외국 언론들은 “2일 세계에서 가장 군사적 긴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남.북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통과했다”는데 큰 의미를 부여했다.

AP, AFP, 로이터 통신은 “한국의 지도자 가운데 최초로 중무장된 접경지역을 걸어서 건넜다”고 타전했다. 그러나 외국 언론들의 깊이 있는 비판은 처음부터 평양 방문 2차 회담을 상당히 냉소적으로 받아들인데서 한국 언론과는 비교가 됐다.

2명의 도박꾼들이 모인 평양회담은
알맹이 없는 선언적인 회담이 될 것이다
▶ 지난 2일 워싱턴포스트는 “두 명의 도박사들이 모였다”는 기사를 통해 “차기 한국 대통령 선거를 2개월 앞두고 이뤄지는 정상회담의 시기를 놓고 한국과 미국내 보수파들 사이에 배후의 숨은 의도를 의심하는 냉소적 비판론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그뿐 아니라 “이번 회담에서 이산가족 상봉과 북한인권 문제, 군축문제 등에서 성과를 낼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크다”고 분석했다.

▶ 영국의 더 타임스 신문은 “노 대통령은 햇볕정책의 계승자로 기억되기를 원하고 있으나 현재의 상황은 2000년과 너무나 다르다.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에 신뢰가 없기 때문에 만나는 상황이 한계점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파이넌셜 타임스(FT)도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만들자는 노 대통령의 제안과 관련, 이는 김 위원장 뿐만 아니라 강경한 군부를 설득해야 하는 어려움을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FT 신문은 “결국 평화체제 정착을 위한 양국 정상간의 논의는 포괄적인 수준에 머무를수 밖에 없는 상황이며 한국 또한 이 같은 한계를 잘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 평양에 들어가 김정일을 만나고 온 노 대통령이 4일 오후 돌아와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합창하고 있다.

평양에 간 노무현은 결국 푸대접을 받았다. 첫날부터 삐거덕 거렸다. 김정일과 첫날 환담은 이유없이 취소됐고 첫번째 회담 후 김정일은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열린 집단체조 아리랑공연을 비를 맞으며 볼때는 김영남이 함께했다. 관람 후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만찬에도 김정일은 나타나지 않았다.

물론 북한의 직제는 김영남이 최도지도자로 되어 있다. 그러나 세계는 북한을 통치하는 자는 김정일이지 김영남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김정일은 처음부터 노무현을 자기 보다 한수 아래 인물로 대했다.

김정일은 노무현 보다 4살 아래다. 정치 경험도 별로 많지 않다. 이제 임기도 5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남한에서 별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김영남 상임위원장 하고 놀아라 하는 정도의 대우를 한 것으로 보인다.

어찌됐든 노무현과 김정일은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 번영을 위한 선언’(10.4 선언)을 발표했다. 그리고 노무현은 의기양양한 태도로 돌아왔으며 “평양을 다녀왔습니다” 하는 감격의 말을 하면서 눈시울을 적셨다.

그런데 이 ‘10.4 선언’을 둘러싸고 남한의 노무현, 김대중, 친북 좌파 빨갱이, 대통합민주신당 세력들 20% 정도는 “매우 잘된 선언이다. 한반도의 통일이 한발 가까워졌다”고 감격한다.

반면 야당과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려는 절대 다수 70% 이상의 국민들은 시쿤등하다. 남.북 정상회담 합의문 10.4 선언에 대한 평가는 “빛 좋은 개살구”라고 평가절하 했다.

비판 세력들은 ☞ 북한 핵 폐기 언급이 없고 ☞ 북한주민들의 인권 문제에 대한 언급이 없으며 ☞ 이산가족과 납치가족에 대한 대답이 없고 ☞ 국군포로와 피납어부들의 송환에 대한 소리도 한마디 없으면서 ☞ 북한에 투자 계획만 잔뜩 벌여놓은 것에 불과하다고 거센 비판을 하고 있다.

10.4 평양선언은 완전한 실패작
7년간 햇볕정책의 결산 대조표에 불과

평양에서 가진 10.4 선언문은 완전한 실패작이었다. 그것은 한국 내부 비판세력들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실패한 작품으로 보고 있다.

▲ 뉴욕타임스는 5일 “10.4 이번 선언은 2000년 1차 정상회담의 6.15 공동선언을 강화시킨 것일 뿐 새로운 장은 열지못했다. 이번 회담은 7년 간에 걸친 대북 포용정책의 계산서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한국인들은 이제는 독일과 같은 스타일의 성급한 통일 보다는 수십년이 걸리더라도 언젠가 이루어질 통일에 앞서 남.북한 격차를 줄이고 북한이 빈곤에서 벗어나도록 한 후에 통일 문제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 월스트리트저널(WSJ) 신문은 “이번 남.북정상합의는 너무 모호해 양측이 자기 페이스에 따라 이행하면 된다. 유일한 단기 목표는 11월에 열리는 양측 총리회담이 전부”라고 보도했다.

▲ 일본 아사히신문은 “2000년 6.15 첫 회담에는 없었던 군사분야 합의가 처음 들어간 것은 큰 의미를 갖고 있다. 또 서해 북방한계선(NLL)의 재검토를 요구하는 북한을 배려한 내용이 들어가 한국내 보수파들의 반발이 클 것”이라고 전했다.

▲ 요미우리 신문은 “남.북 관계는 앞으로 이번 선언을 축으로 진전되겠지만 남은 임기가 5개월 밖에 없는 현 정권이 얼마나 이를 이행하고 다음 정권에 넘길지가 숙제”라고 비판 했다.

한편 유럽 언론들 가운데 ▲ 영국의 BBC 방송은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는 선언이지만 선언의 구체적 내용이 더 중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프랑스의 일간지 르몽드는 ▲ “동서 냉전의 마지막 유산으로 남아 있는 남.북한 경계선의 긴장이 마감될 수 있게 됐으나 앞으로가 문제”라고 전망했다.

▲ 독일의 일간신문 디 벨트는 “한국전쟁 이후 50여년 역사 가운데 남.북한이 새로운 평화 체제를 구축하려는 노력은 시작했으나 너무 다른 체제이기 때문에 어렵다”고 분석했다.

노무현 세력이 원하는대로는 호락호락 이제 한국 국민들이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화가난 국민들과 시민단체들은 “북한의 핵과 인권이 빠져 버린 10.4 선언은 反 헌법적 선언”이라고 맹비난하고 있다.

그들은 “국민을 기만하고 혈세만 낭비한 노무현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분노하고 있다. 결국 10.4 선언은 ♦ 받을 것은 못 받고 줄 것만 나열한 선언이 됐으며 ♦ 김정일 얼굴만 크게 보이기 위한 노무현이 만들어준 쇼무대였다는 비난만 가득하다.

출처:http://www.usinside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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