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北, 영변外 핵시설.핵무기 신고 안해

8월 중순 중국 선양(瀋陽)에서 열린 '6자회담 한반도 비핵화 실무그룹회의'에서, 북한이 2.13 합의에 의거한 '핵시설 폐쇄 및 신고 대상'에 핵무기를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한다. 뉴시스가 일본 도쿄신문을 인용, 25일 보도한 내용이다.

2.13 합의에 따르면, 북한은 영변 지역 핵시설 뿐 아니라 영변 외 지역의 핵시설과 이미 재처리하여 만든 것으로 알려진 핵무기도 모두 신고.폐쇄 조치해야 한다. 물론 단계 마다 대북 보상조치가 뒤따르게 되어 있다.

지금까지의 과정을 보면, 북한은 핵시설 폐쇄의 대상으로 영변 5메가와트(MW) 원자로 등 3가지 시설을 제안하고 신고 대상을 계획, 물질, 시설로 분류해 제안하기는 했으나, 기왕 제조 보유한 핵무기는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북한이 제시한 폐쇄 대상은 영변 5MW 원자로와 폐연료봉 재처리시설, '방사화학연구소'라 불리는 핵연료 가공시설 등 3곳으로 2·13합의에 따라 지난 7월부터 폐쇄 조치가 시작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신고 대상에는 이들 3개 시설 밖에도 '원자로를 이용한 핵계획'과 '재처리한 모든 핵물질' 등이 포함된다.

한편 논란 중이던 우라늄농축핵프로그램(HEU)에 관하여, 북한은 "해소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동안 HEU존재 자체를 부인하던 태도와는 사뭇 다른 것이어서, 그 저의(底意)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은 그러나 다른 회담국들이 의혹을 갖고 있는 핵무기나 영변 외 핵시설 등은 언급하지 않았으며 이에 대한 해명 요구에도 "북한으로 돌아가 검토하겠다"며 회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참가국은 북한의 제안을 분석하기 위한 전문가 회의를 개최했으나 아직까지 많은 의문들이 남아 있어 이를 둘러싼 북한과의 입장차가 앞으로의 회담 진행에 장애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도쿄신문은 분석했다.

<2> 美北 단독타결 노려

이에 따라 향후 비핵화 2단계 이행은 <미북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제2차 회의>에서 어떤 결말이 나올지 주목되고 있다.

미북 실무회의는 9월 1~2일 제네바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다.

현재 미북 간에 '(i)상호 견제 내지 (ii)협상타결 가능성 타진'이라는 묘한 2중(二重)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은 (i)'협상을 통한 북핵 해결'이라는 대북정책 목표를 견지하면서도, (ii)대북 인내에 일정 '한계'를 벗어나지는 않을 태세를 분명히 하고 있다.

다가오는 남북정상회담에서 핵 문제를 논의하도록 남한에 강력 주문한 것이나, 핵문제 이후 미사일 문제를 결코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경고를 지난 24일 미 국무부가 북한에 보낸 것 등이 그 좋은 예이다.

북한은 미국에 "적대정책 포기"를 요구하고 있는 바, 여기에는 단지 현재 거론되고 있는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와 '對적성국교역법 적용 종료 문제' 뿐만 아니라 先경수로 건설 문제와 특히 북한이 일관되게 요구해 온 '한반도 비핵지대화' 곧 한반도 지역에서의 美 핵철수 등이 포함되어 있다.

더 나아가 북한의 "적대정책 포기" 요구에는 평화협정 체결과 그에 따른 주한미군 철수 이슈가 포함되게 될 것이다.

북한이 HEU문제에 유연성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이러한 광범한 의제 속에 북한의 요구사항을 관철하기 위해 미국에 제시하는 일종의 '미끼'로 판단된다.

북한의 핵개발 야망에 비추어 북한이 영변 지역 이외, 이미 재처리한 핵물질과 핵무기를 신고 불능화 대상에 포함사킬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는 국내 일부 친북 학자를 제외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일치된 전망이다.

<3> 對南 정치공세 강화

결국 핵회담은 지리멸렬한 과정이 지속될 것이고, 평양 盧-金 회담을 전후해 북한은 격렬한 대남 정치 선전공세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서막으로 북한은 10월 2-4일로 연기 조정된 평양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관련, 한나라당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북한 평양방송은 24일 ‘남북정상회담 차기 정부 연기’를 주장한 한나라당에 대해 “역적당”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한나라당을 그대로 두고서는 민족의 중대 행사도, 북남 관계 발전과 통일도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올해 1월 “대선에서 한나라당 등 반동·보수세력을 매장해야 한다”는 신년 사설을 시작으로 ‘한나라당 때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 4월 조선중앙방송은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조선반도는 핵전쟁 불구름이 온다”고 했고, 5월 민주조선은 “이명박이 권력을 차지하면 이 땅에 전쟁의 불구름이 밀려올 것은 뻔하다”고도 했다.

한편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24일 ’열리게 될 조국통일의 새로운 국면’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제2차 남북정상회담개최 합의문으로부터 “추측할 수 있는 것은 (회담이 열리면) 통일, 평화분야에서 ’획기적인 합의’가 이뤄지게 된다는 것”이라고 말해, 그동안 평양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해 일고 있던 의구심이 실제와 맞아 떨어지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과연 그들이 말하는 "통일.평화 분야의 획기적 합의"란 무엇일까?

이미 김정일-노무현 정권 간 공개 합의된 평양회담 의제는 (1)한반도 평화 (2)민족 공동의 번영 (3)조국 통일 등 '3가지'이다. 핵문제는 사실상 의제에서 제외되었고, NLL(북방한계선) 문제가 의제로 사실상 포함된 것이 아닌가 하는 강력한 의구심이 우리 사회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중이다.

지난 22일 느닷없이 통일부 정책보좌관 등 간부들이 국정브리핑에 올린 서해교전과 NLL 관련 글은 NLL문제를 호도하고 이를 의제에 포함시키고자 하는 통일부 및 청와대 곧 盧 정권 핵심의 집요한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야권 일각에서는 정상회담이 8월말에서 갑자기 10월초로 연기된 것도 단순히 '수해(水害)' 때문이 아닌, NLL문제에 대한 합의 도달 실패 때문이었고, 결국 盧 정권이 이에 합의해줌으로써 10월초 회담 개최가 가능해진것 아닌가 하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상기 언급한 평양회담 의제 중

(1)<한반도 평화> 부분에는 '평화선언-평화체제 구축' 'NLL문제의 평화적 해결' 미명하에 모종의 NLL관련 양보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고

(2)<민족공동의 번영> 부분에는 '마샬플랜'에 버금가는 '대규모 퍼주기 대북지원'이 포함될 것이며
(3)<조국통일> 부분에는 김대중-노무현 정권 하 좌파 핵심들이 주창해 온 '연방제' 통일과 '주한미군 철수' 및 '국가보안법 폐지' 등이 논의되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 우려섞인 전망이다.

대선 후보를 선출한 한나라당이 강한 對좌파 투쟁을 전개하지 못하고, "정상회담에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는 등 어정쩡한 입장을 향후 주요 국가현안에 대해 취해 나간다면, 친북 좌파의 '먹잇감'이 되고 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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