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작사가 이전할 부산 신작전기지

 해작사의 전신인 한국함대사령부는 1946년 초에 진해에서 창설되었다. 한국함대는 1986년 해상작전 운용개념 변경에 따라 부대명칭이 해작사로 되었다. 임무는 과거와 변동이 없다. 다만 책임해역을 3개(동·서·남해) 해역으로 분할하고 함정을 3개 함대(1·2·3함대)에 분산 배치했다. 예하에 3개 함대와 제5성분전단, 제6항공전단, 제8전비전단을 두고 있다.

 이번의 이전은 부대창설 61년 만의 변신이다. 3함대도 같다. 사실 이런 계획은 이미 오래 전부터 해군 내부에서 필요성이 논의되었으나 실천이 되지 못했다. 시설예산이 부족해서다. 그동안 해군은 시설투자 보다는 함정세력 증강에 투자 우선순위를 두었기 때문에 건물신축이 늦었다. 다행히 부산항 입구인 용호동에 신 작전기지가 작년에 건설됨에 따라 해작사의 이전이 가능해진 것이다. 많이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해작사가 이전을 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작전의 효율성 제고 측면이다.
해작사(중장)는 해군의 작전을 총괄하는 작전부대다. 그동안 3개 함대(소장)를 지휘하는 중앙적 위치인 부산에 위치하지 못하고 육지 쪽에 치우친 내항인 진해에 있었다. 자연히 효율성이 저하됐다.

 부산은 한국 제1의 항구도시임과 동시에 전·평시 한국의 생존과 직결되는 제1의 양육항만이다. 미군과 연합으로 부산항만을 완벽하게 방어하기 위해서는 해작사의 절대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해작사는 부산에 위치해야 한다.

 그리고 남해안을 담당하는 제3함대가 동쪽에 치우친 부산에 위치하여 작전해역의 원활한 관할에 어려움이 있었다. 광양항이 남해의 중앙적 위치이나 컨테이너항으로 개발되어 군항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목포의 목방사는 시설과 부두가 이미 완비되어 있다. 점증하는 중국의 해상위협과 제주도 주변해역 방어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적합한 위치다. 그래서 3함대는 목포로 이전하는 것이다.

 그동안 3함대가 부산에 위치함에 따라 남해안의 서남해역을 목방사가 별도로 담당했다. 이제 이를 3함대가 직접 관장함으로써 작전의 효율성이 향상되게 되었다. 3함대는 앞으로 제주작전기지와 연계하여 서남해역 해상교통로 보호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둘째, 부대의 발전성 측면이다.
진해에는 중장이 지휘하는 해작사·해군사관학교·교육사령부와 소장이 지휘하는 군수사령부, 준장이 지휘하는 진해기지사령부· 3개의 전단 등 다수의 해군부대가 혼재되어 있어 각 부대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또 부지가 협소하여 신축되어야 할 추가 건물소요를 충족할 수가 없다. 진해 시내에서 부지를 추가로 확보할 수도 없다. 여기에 더해 진해에 위치한 잠수함전단이 곧 소장이 지휘하는 잠수함사령부로 격상될 예정이다. 잠수함 척수의 증가로 추가 건물도 필요하다.

 이런 저런 사정으로 해서 큰 부대가 진해를 떠나야 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부대의 특성 때문에 타 지역으로 이전이 가능한 부대는 해작사와 해사뿐이다. 해작사령부는 과거 일본군이 1910년대에 지은 건물을 아직도 사용하고 있다. 비가 오면 2층 사령관집무실에 비가 줄줄 새고 있다. 3층은 낡아서 사용하지 못한지가 이미 오래 전이다. 사령부를 신축해야 하나 부지가 부족하다. 

 그러나 이제 부산 신 작전기지를 해작사가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해작사를 건축해야 할 예산도 절감되어 일석이조다. 그동안 진해는 좁은 지역에 너무 많은 군부대가 위치함에 따라 도시발전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출퇴근 시 교통난도 심하다. 이제 이런 문제도 조금은 해소할 수 있게 되었다.

 셋째, 군사외교적인 측면이다.
해군은 군사외교의 첨병이라 한다. 왜냐하면 군사외교는 함정의 친선방문으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매년 부산항에는 외국함정이 많이 방문한다. 금년에도 미국 항공모함강습단 함정과 일본함정들이 이미 방문했다. 8월에는 칠레함정과 을지포커스렌즈 훈련에 참가키 위해 미국함정들이 다수 입항할 예정이다.

 함정의 지휘관은 해당국가를 대표하는 군사외교관이다. 그들은 다수의 장병과 함께 우방국인 우리나라를 방문하는데 가능한 한 가장 큰 작전부대인 해작사를 방문하고 사령관을 예방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해작사가 진해에 위치하고 있어 여의치 않았다. 더구나 그들이 개최하는 함상리셥선(만찬)에도 우리 해작사령관이 참석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동안은 3함대사령관이 이를 대행해 왔다. 그러나 해작사령관과는 외교의 차원이 다르기 때문에 자연히 멀리서 한국을 찾아온 귀한 손님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으로 비춰졌다. 군사외교측면에서 우리의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 해작사가 부산으로 이전함에 따라 이런 문제들이 해소될 수 있게 되었다. 서울을 방문한 군 지휘관도 진해보다 부산에 위치한 해작사를 쉽게 방문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군사외교가 한 단계 격상되게 되었다.

 이상과 같이 금번의 부대이전을 통해 해군은 무엇보다도 작전효율성을 크게 제고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토대로 대양해군으로서의 위상을 조기에 정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큰 부대의 이전으로 부산, 목포가 더욱 발전하게 되었다. 해군의 부대이전 결정을 전폭적으로 환영한다.(konas)

 김성만 (전 해군작전사령관, 예비역 해군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