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관계자들이 ‘남북정상회담’이 전격적으로 합의되었다고 발표하였다. 노무현이 취임이후부터 줄곧 회담을 구걸하였음에도 전격적이란 말을 붙인다는 것이 얼마나 우스운 꼴인지 그 말을 한 사람은 모르는 것 같다.

김대중은 꾸준히 8.15이전에 회담을 개최할 것을 주문하였다. 그런데 8.15를 코앞에 두고 있어 정상회담은 물건너간 것으로 모두들 여기고 있었다. 그런데 28-30일간 회담을 한다니 이것 역시 김정일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시간이고 노무현은 덥석 그것을 받은 것 같다.

사실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한국의 국정원장을 급히 불러 평양에서 회담합의가 이루어졌으니 주도권은 전적으로 북한이 쥐고 있었던 것이다. 한국은 만나준다는 것만도 감지덕지하여 의제도 설정하기 전에 만난다는 날짜부터 합의한 것이다.

이번 회담이 얼마나 우스운 것인가 하면 만나자고 약속부터 하고 만나서 뭘 논의할 것인지 지금부터 생각해보겠다고 청와대가 말하고 있는 것이다. 나눌 이야기가 뭔지도 모르고 우선 만나고 보자는 식의 회담에서 기대할 것이 무엇이 있는가? 마치 초상집에서 싫건 울고 나서 누가 죽었는지 묻는 형상이다.

그리고 이번 회담이 지난 2000년의 6.15공동선언의 정신에 입각하여 이루어졌다고 하지만 그 공동선언 자체가 위헌일 뿐만 아니라 그 문안에 의하더라도 김정일이 서울로 올 차례임에도 다시 노무현이 평양으로 들어가는 것은 굴종 그 자체다. 김정일을 알현한다는 의미 외에 아무 의미도 없다.

이번 회담이 국민을 속이는 야합이라는 것은 노무현의 목적 자체가 바뀌었다는데 있다. 노무현은 김정일을 만나는 조건으로 핵문제 해결을 내세웠었다. 그러나 핵문제 해결이 자신의 임기 내에는 불가능하게 되자 조건 없이 만나자고 하였다. 그야말로 김정일이 만나주기를 구걸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지난 2.13합의로 핵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그리고 영변 핵시설 불능화를 위한 초기 조치가 겨우 취해졌을 뿐임에도 이를 마치 핵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것은 어떻게 보아도 조건은 없이 그냥 만나주기만을 구걸하였음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왜 평양이냐는 질문에 국정원장은 그 곳이 노무현을 잘 모시기에 좋은 장소이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잘 모신다는 것이 사실은 잘 다룰 수 있는 장소란 의미로 들린다. 사실 평양에 들어간 사람은 누구나 평양의 각본에 따라 농락당하고 돌아왔다.

김대중도 사라진 50분간 김정일에게 농락당한 것이 분명하다. 평양에 간 많은 점잖은 인사들이 호텔에서 미인계에 당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이런 상황에서 잘 모신다는 말은 어떻게 해석해도 김정일이 농락하기 좋은 장소란 의미로 들린다.

우리는 일찍이 풍비박산이 난 친북좌파세력을 단결시키기 위해 남북정상회담을 돌파구로 이용하려고 한다는 것을 경고해왔다. 또한 이번 대통령 선거에 부당한 영향을 끼치기 위해 남북정상회담이란 것을 기획할 것이란 것을 경고해왔다. 지금 이 시점에서 남북이 만나야 할 이유가 전혀 없음에도 굳이 만나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어쩌면 우리가 우려한 대로 노무현이 김정일을 만나 그야말로 전격적으로 연방제를 선포할지도 모른다. 그동안 친북좌파 세력이 정전체제를 해체하고 평화체제를 수립하자고 끈질기게 주장하였으니 그럴 가능성도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중대한 일은 대통령이 국민의 의사를 묻지 않고 시행할 수 없다. 그것은 대한민국의 헌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으로 위헌일 뿐만 아니라 헌법을 수호해야 할 의무를 저버린 것으로 법적심판의 대상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노무현이 굳이 평양으로 김정일을 만나러 가는 것은 일반적으로 친북좌파반역자들이 김정일을 알현하는 관례에 따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친북좌파의 서열은 김일성이나 김정일을 직접 알현하고서야 확고하게 정해진다고 한다. 손학규도 그래서 김대중의 낙점을 받고 평양에 다녀왔다. 노무현도 그 목적으로 평양을 가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박근혜의 평양방문과 김정일 면담도 이런 의미에서 명확하게 설명될 필요가 있다.

임기도 다 끝난 마당에 굳이 평양행을 고집하는 것은 국가를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개인적인 목적을 위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또는 파탄난 친북좌파 세력의 결집을 위해 김정일의 지도를 받기 위함은 아닌지 의문스럽다. 김대중은 김정일을 만나기 위해 5억달러 이상을 불법으로 갖다 바쳤다. 노무현은 얼마를 갖다 바쳤는지 궁금하다.

노무현이 평양을 방문하여도 국민은 이미 그가 이런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또 그 목적도 대통령선거에 부당한 영향을 끼치기 위함이란 것을 알고 있다. 평양에서 그 어떤 합의를 하고 돌아오든 국민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그들의 음모가 드러나 국민의 배척을 받게 될 것이다.

노무현은 집권 5년을 대한민국 역사에 되돌릴 수 없는 흠집을 내고야 말겠다는 옹고집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의 이런 집념이 이번에도 결실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의 운명이 이런 식으로 좌지우지 되는 것이 개탄스러울 뿐이다. 우리는 노무현의 평양행을 저지하여야 할 것이다.

[정창인 독립신문 주필]http://blog.chosun.com/cchung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