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조지 부시 대통령과 카르자이(Hamid Karzai) 아프간 대통령은 “탈레반이 납치 인질로 잡은 한국인 23명 (2명살해) 구출을 위해 탈레반이 요구하는 조건에 절대로 응하지 않는다” 는 방침을 결정했다.

탈레반은 한국인 인질 석방을 위해 아프간 정부와 미군이 포로로 체포해 수감중인 탈레반 포로들을 인질 숫자만큼 석방 교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부시 대통령과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탈레반과 알 카에다 테러조직의 협박과 요구에는 협상하지 않는다’ 는 정책을 계속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아프간 정상회담에서 탈레반과 협상할 수 있다는 한가닥 바람이 사실상 물건너 감에 따라 한국인 인질들의 생명은 더욱 위험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그러나 이슬람 강경세력들마저 “탈레반이 여성들을 인질로 잡은 것은 이슬람 율법에도 위반된다” 는 사실을 들어 탈레반을 압박하고 있어, 탈레반은 여성 인질들을 먼저 석방하기 위한 한국 정부와의 협상에 나설 수 밖에 없게 됐다.

그러는사이 “탈레반 지도부는 한국 정부와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남자 인질 1명을 더 희생시킬 가능성도 있다” 고 테레리스트 연구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지난 5~6일 캠프데이비드 대통령 여름 별장에서 가진 미국-아프간 정상회담에서는 탈레반의 한국인 인질사태가 분명 깊숙이 논의됐을 것이다.

첫날 부시-카르자이 양국 정상들은 탈레반의 인질 사건에 대해서는 별다른 말이 없었다. 두 나라 대통령은 6일 정상회담을 마치고 공동 기자회견을 했다.

부시 대통령은 “아프간의 자유세계를 위한 전진이 이뤄지고 있으며 우리는 협력을 계속하기로 했다” 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또 “지금 우리들은 국제테러리스트들과의 투쟁에서 승리를 거두고 있다” 며 “때로는 잘못된 정책이 있었으나 사태는 전반적으로 우리들에게 유리하게 진척되고 있다” 고 말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오는 9일 파키스탄 무샤라프 대통령과 내가 만나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물론 아프간 파키스탄 국경의 부족대표들이 참가하는 공동회의도 열어 국경지대 테러조직 완전 소탕작전을 벌이겠다” 고 말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의 이 말은 부시-카르자이 공동 성명서에는 나오지 않는 것이지만 결국 부시와 카르자이가 한국인 인질구출을 위해 탈레반 무장세력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이는 두 나라가 대대적인 탈레반, 알 카에다 잔당 조직 소탕 작전에 나서겠다 것으로 인질 희생을 피하기 위해 인질을 잡고 있는 세력들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인질과 관계없는 다른 세력들을 공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미 국무성 바우처 차관보는 “탈레반 무장세력들은 아프간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면서 “미군과 파키스탄은 탈레반에게 압력을 가하고 있다” 면서 “탈레반은 폭파와 유괴, 납치행위를 계속하고 있다” 고 말했다.

바우처 차관보의 이 말은 역으로 “탈레반이 미군에 쫓겨 더이상 버틸 힘이 없기 때문에 한국인 인질을 잡은 것” 이라는 표현이다.

ㅁ 손충무 –국제저널리스트.www.usinsideworld.com 편집인 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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