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은 본사 손충무 발행인이 지난 2001년 2월 16일 미국 ‘워싱턴 선데이타임스’ 로스앤젤레스 ‘선데이 토픽’ 등에 연재 보도한 “김대중이 김정일을 만나기 위해 8억 달러라는 엄청난 돈을 부정한 방법으로 보냈다” 고 폭로한 기사이다.

손 발행인은 남북정상회담을 둘러싼 뒷거래가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시절, 이를 기사로 발표하기까지 몇개월 동안을 서울 도쿄 워싱턴을 오가며 일본과 한국의 후배 언론인들에게 상당한 자료를 넘기고 기사화하기 시작했다.

김정일을 만난 김대중은 결국 노벨 평화상까지 받았으며 당시 한국 언론들은 ‘김대중 어천가’를 부르고 있었다. 그러나 손 발행인은 아무도 몰랐던 DJ의 파렴치한 치부를 폭로, 결국 노무현 정권 출범과 함께 ‘대북송금 부정사건’ 은 특검을 통해 어느정도 밝혀지게 됐다.<편집자 註>

김대중 대통령은 북한 김정일과 만나기 위해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장관에게 거액의 돈을 주어 2000년 3월 싱가포르에서 북한 아태위원회위원장 겸 당비서 김용순의 특별보좌관 두 명을 만났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고 파리에서 발행되는 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INTERNATIONAL HERALD TRIBUNE) 신문이 지난 1월 31일자에서 한 페이지 분량에 걸쳐 보도했다.

인터내쇼날 헤럴드트리뷴 지는 지사를 통해 “박지원씨가 싱가포르에 간 것은 김정일이 싱가포르에 개설해 놓은 해외 은행구좌에 막대한 돈을 예치시키기 위한 여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 보도했다.

그뿐 아니라 김대중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남.북 정상회담(북한에서는 고위급 회담) 을 주선한 임동원 국정 원장은 2003년 정권이 바뀌면 자신이 정적들로부터 보복당할 것을 우려해 국정원 원장 자리에서 물러나기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그는 머지않아 청와대 외교안보 담당 특별보좌관 자리나 혹은 김대중 대통령의 별도 지시를 받는 북한담당 책임자로 물러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헤럴드트리뷴 지의 도쿄, 서울 겸임 특파원인 단 커크(Don Kirk) 기자가 쓴 이 기사의 타이틀은 “북한과 해빙 길을 놓은 남한의 스파이 책임자, 강경파들은 반격할 것인가” 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김대중 정권의 햇볕정책에 대한 의혹을 가장 강도 높게 보도한 것이다.

그동안 한국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김대중 대통령이 평양의 김정일을 만나기 위한 작업을 할때 김대중 대통령이 김정일에게 상당한 돈을 미리 갖다 주었을 것이다” 하는 소리가 수없이 나돌고 있었다.

그러한 소리는 또 “김대중 대통령이 김정일이 요구한 거액의 돈을 스위스 은행에 예치시켰다” 는 소리로 발전했으며 일본에서는 “일본 센다이은행에 예치해 놓은 김대중 대통령의 비밀자금을 박지원씨가 찾아 상해로 가지고 가서 북한 아태위원회 송호경에게 전달했다” 는 소리까지 나돌고 있었다.

한국 언론들이 눈 감고 캄캄한 밤 중일때
워싱턴 도쿄에서 INSIDE WORLD가 세기적 특종
그동안 국내외 언론들은 그런 소리를 여러 소스를 통해 듣고 있었으나 정확한 사실을 알수 없어 그런 소문의 출처와 증거를 찾아 은밀한 취재 경쟁을 벌여왔다.

그런 즈음 보도된 헤럴드트리뷴 지의 기사는 쇼킹한 뉴스였으며 남.북 정상회담을 이유로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 김정일에게 거액의 돈을 제공했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활자로 제기한 최초의 기사가 됐다.

헤럴드트리뷴은 기사를 통해 “아직 이에 대한 결말은 확인되고 있지 않지만 한국 사회는 선물로 위장된 뇌물이 오랜 관습으로 굳어져 있으며 남.북한 모두가 필요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고 지적해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표현했다.

이 신문은 또 “임동원은 북한의 대남정책 책임자인 김용순과 영원한 친구가 됐으며 앞으로도 김용순과 영원한 친구로 남아 긴밀한 접촉을 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임동원은 보수파들이 북한에 대한 청와대의 간섭을 줄이도록 하는데 성공한다면 그는 큰 대가를 치러야 할 위험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보도했다.

단 커크 기자는 또 한국의 야당 대변인은 임동원의 그런 행동에 대해 “임동원은 우리체제 수호의 수장인데 우리의 주적인 북한 김정일에게 최대한 경의를 갖고 봉사하고 있으니 그는 사임해야 한다” 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헤럴드트리뷴 지는 기사에서 임동원 원장이 지난해 9월 추석 때 남한을 방문한 북한의 대남사업 총책인 김용순을 옆에서 안내하며 경주와 제주도를 함께 다닌데 대해 한국 국민들이 강한 불만을 갖고 있으며 비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한국인들의 임동원에 대한 불만은 한국에서 최대 발행부수를 가지고 있는 조선일보의 사설에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하며 “국민들은 어떻게 국정원장이 김용순 비서의 방문 기간 동안 내내 개인 안내를 할 수 있는지 의아해 하고 있으며 국정원장의 임무는 국가를 간첩과 테러, 국내외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며 이런 일은 최대한 비밀로 이뤄져야 한다” 고 전했다.

그런데 헤럴드트리뷴지의 기사가 보도되자 임동원 원장 자신은 물론 국정원 언론담당관, 청와대, 문공부, 국정홍보처 등이 나서 한국 언론들이 인용 보도를 하지 못하도록 갖은 회유와 협박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내 언론사 가운데는 조선일보가 작은 기사로 조금 다루었을 뿐 기타 다른 언론은 못 본체하고 있다. 야당인 한나라당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헤럴드트리뷴지 기사를 인용 “정부 여당은 진실에 대해 국민에게 공개하고 사과해야 하며 임동원은 즉각 사임해야 한다” 고 발표했으나 그런 성명서 마저 한국 언론들은 취급하지 않았다.

또 야당 의원들이 국회 발언을 통해 박지원씨가 싱가포르에 간 사실 여부와 돈을 전달했는지 여부를 질문 했으나 이한동 총리는 “절대 그런 사실이 없다” 고 부인했을 뿐이다.

단 커크 특파원은 지난 10일 밤 기자와의 국제전화 인터뷰를 통해 “아직은 아무 일도 없다. 나는 한국 전역에 나돌고 있는 소문에 대해 그 진실을 독자들이 알도록 취재해서 보도했을 뿐 잘못된 뉴스는 없다. 한국 정부가 반론을 제기하면 반론을 보도할 뿐 판단은 독자가 하는 것” 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단 커크 기자에 대해 한때 추방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지금 추방할 경우 김대중 정권의 언론탄압 사실이 외국에 노출될 뿐만 아니라 지금 한국 정부가 벌이고 있는 언론사에 대한 세무사찰 등의 여론악화 때문에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에게 돈 갖다바친 실행파 주인공의 정체는?
임동원씨의 정체는 무엇이 진짜인가? 이젠 답해야 할 때
한편 이번 기사 속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임동원 원장에 대한 신원부분이다. 한국에서는 임동원 원장이 북한 김일성대학을 다니다가 6.25 전쟁 때 인민군에 입대, 낙동강 전선에 국군과 싸우다가 포로가 되었으며 그 후 육군사관학교에 입학, 육사 철학교수를 지내다가 준장으로 진급, 전두환 정권 때 예편해 외교관을 지낸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임동원씨는 또 북한 김용순 비서와 김일성대학 동창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임동원씨에 대한 과거 경력은 전 경향신문 논설위원을 지내다가 성균관대학교 교수를 오랫동안 지낸 북한 김일성 연구 전문가로 고인이 된 이명령 교수가 자료를 남겼으며 몇 사람의 가까운 언론인들에게 전한 바 있다.

또 일본에서 발행되는 주간지 SAPIO는 지난해 8월 9일자에 임동원씨에 대한 과거 경력을 보도한 바 있는데 그때 국정원은 서울에 수입된 SAPIO 주간지를 모두 사들였으며 김포공항을 통해 여행객들이 갖고오는 SAPIO 주간지도 찾아내 국내 반입을 중지시킨 바 있다.

그뿐 아니다. 한국 언론들이 SAPIO지 기사를 인용 보도하지 못하도록 부탁하고 다니기도 했다. SAPIO지 보도 이후 서울에 상주하는 모 외국 특파원 한명은 임동원 원장의 김일성 대학 재학과 인민군 입대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에 두 차례, 모스크바에도 취재차 한 번 다녀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특파원은 기자에게 “모스크바에는 임 원장에 대한 과거 경력 개인자료는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 중국에는 무엇인가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공안국 자료라서 지금 당장은 내 놓을 것 같지는 않았다” 고 말했다.

이번 헤럴드트리뷴 신문은 임동원 원장에 대해 “한국 전쟁 중 처형된 기독교 목사의 아들” 로 표현하고 있어 임 원장의 과거 경력 문제가 언젠가는 정리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ㅁ 손충무- 국제저널리스트.www.usinsideworld.com 편집인 겸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