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은 다시 평양으로’ 북한 핑계 더는 안통해

(손충무의 뉴스초점)

2.13 베이징 합의 공이 이제 명백하게 평양으로 넘어갔다. 북한이 그동안 약속 불이행의 핑계로 내세웠던 마카오 BDA동결 북한 자금 2.500만 달러 가운데 2,100만 달러 가량이 이체 완료됐다.

14일 마카오 BDA 은행을 떠난 이 자금은 마카오 금융관리청을 거쳐 수속을 마친 후 마카오 대서양 은행(BNU) 전송 수표로 바뀌어져 같은 날 미국 뉴욕연방준비은행 관계자들과 전화 통화후 발송, 14일 늦게 뉴욕연방준비은행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일정한 수속을 마친 뉴욕연방준비은행은 입금된 자금을 다시 러시아 중앙은행으로 송금했으며 러시아 중앙은행은 우라디보스크 러시아 극동상업은행 북한 구좌에 입금시켰다.

이로써 2.13 합의 꼭 4개월 만에 북한의 핑계거리를 차단하게 됐다. 이제 북한은 2.500만 달러를 받았으므로 2.13 합의에 따른 핵 폐기 초기단계의 이행에 들어가야 한다.

2,13 베이징 6개국 합의문서는 ‘북한이 60일 이내에 연변 핵 시설 가동을 멈추고 폐기단계에 들어가야 한다” 고 못박고 있으므로 4월 12일까지 북한은 모든 조치를 끝내야 한다.

BDA자금 송금 문제라는 뜻밖의 복병을 만난 5개국 대표들은 북한의 고질적인 트집잡기 행태에 다시한번 맞닥뜨리면서 위기는 증폭됐었다. 북한이 BDA에서 자금을 찾아 평양으로 가져갔다면 쉽게 풀릴 문제였으나 북한은 그러지 않았다.

북한은 처음 중국측 거래 은행에 자금을 옮겨가려고 했으나 중국은행 측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중국측 은행은 2,500만 달러를 받아들였을 경우 유엔 제재와 미국 금융제재를 벗어날 수가 없었기 때문에 거절했다.

상황이 어렵게 되자 북한은 화를 내며 크리스토퍼 힐 미국측 수석대표에게 “미국이 일을 저질렀으니 미국이 해결해 달라” 며 뒤로 벌렁 넘어져 버렸다.

미국은 그 문제를 끌어안고서 2개월 동안을 끙끙대다가 결국 와코비아 은행에 부탁, 와코비아 은행이 한때 기자들에게 그런 사실을 발표할 정도로 곧 문제를 풀어갈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와코비아 은행도 북한 불법자금 2,000만 달러를 유럽으로 송금할 경우 유엔의 북한 금융제재를 피할수 없고 미국의 금융제재는 물론 미국 애국법의 위반이라는 벽을 넘어 갈 수가 없었다.

와코비아 은행 건도 불발로 그치자 2.13 합의 난항의 탈출구는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서 한때는 한국의 수출입 은행을 통한 방안도 논의됐으나 국내 여론이 악화되자 중지됐다.

결국 미국은 마지막 방안을 선택했다. 미국의 애국법과 금융제재에 해당되지 않는 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 은행뿐이었다. 연방준비제도 은행은 연방 정부 은행이라 애국법 위반 사항이 국책 은행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찾아내고 피해 간 것이다.

또 러시아에도 국책은행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주 부시 대통령은 독일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2.13 합의 수행을 위해 미국이 돈을 받아 다시 러시아로 보내기로 부탁, 합의를 끌어냈다.

그런 우여곡절을 겪으며 15일 BDA 숙제가 간신히 풀린 것이다. 베이징 합의 꼭 4개월 만에 공은 다시 평양으로 넘어갔다. 더이상의 핑계거리는 없다. 이제 북한이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나갈지 국제사회의 시선이 평양에 집중되고 있다.

북한은 6월 안에 IAEA 사찰단을 초청해야 하며 즉시 영변 핵 시설 가동을 중지하고 폐기를 위한 제 1단계에 들어가야 한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이 9월 안에 2.13 합의 각서에 명시한 문제를 모두 끝내야 한다고 이미 두차례나 경고했다. 그 ‘데드라인(deadline)’ 9월까지는 이제 90일 밖에 남지 않았다.

ㅁ 손충무-국제저널리스트.www.usinsideworld.com 편집인 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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