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건강 이상(異狀)에 대한 세계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김정일이 심근경색으로 입원․수술했다는 일본 주간현대(週刊現代) 誌의 8일 보도에 이어, 영국 日刊 텔레그라프 紙가 김정일의 건강 상태가 아주 좋지 않아 도중에 쉬지 않으면 30야드(약 27m)도 걸을 수 없을 것이라고 10일 보도했다.

김정일이 심장수술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달 베를린 ‘독일심장연구소’의 의사 6명이 8일 동안 평양을 방문한 것을 근거로 김정일이 심장 수술을 받았다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워싱턴타임즈(WT)도 11일 이 사실을 보도했다.

그러나 한국의 국정원은 그 가능성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국정원 관계자는 김정일이 5월 중 북한 북부 지역에서 활발한 현지 지도를 펼쳤다는 점에서 수술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

다만 평소 심장병과 당뇨 등 지병을 보유하고 있으며 노령화로 인한 체력 저하 가능성은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활동이 어려울 정도로 지병이 악화된 증세는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평양 외교관들은 김정일이 명확히 날이 갈수록 쇠약해지고 있으며,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심장수술이 불가피한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특히 어디를 가든 숨을 돌릴 수 있는 의자를 들고 다니는 비서를 대동해야 한다고 한다.

의학적으로 ‘심근경색’은 현대에서 흔한 노환이며, 현대 의학기술로 손쉽게 수술할 수 있는 것이라 한다.

김정일의 건강 이상 상태가 정확히 어떤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심장병과 당뇨를 앓고 있는 그의 병환이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음은 분명하다.

김정일의 신상(身上)에 변동이 생긴다면, 이는 북한 체제 급변사태에 직결되는 문제다. 과거 김일성이 김정일을 ‘후계자’로 수십 년 양성해왔음에 비추어, 김정일은 그 아들에 대해 ‘후계’ 준비를 해오지 못했다는 점에서, 3대째 피의 세습이 원만히 이루어질 지는 매우 불투명하다.

김정일의 건강이 나빠짐에 따라 북한 급변사태가 머지않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날 이후(The Day After)”가 임박하고 있다는 얘기다.

김정일이 병져 눕거나 돌연사(突然死)하여 북한 지도부에 이상(異狀)이 생긴다면 어떤 사태가 발생할 것인가?

현재로서 가장 가능성이 큰 것은 중국의 (군사적)개입이지만, 군사병영체제의 성격상 북한 내부 군부 간의 유혈 충돌로 인한 내란 사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 급변사태에 대한 대한민국의 일관된 대응책은 <作計 5029>에 의한 韓美 연합군의 군사적 개입과 그 후의 자유민주 통일이었으나, 이종석 등 盧 정권 핵심들이 이 계획을 무력화시켜 놓아 북한 장래가 향후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통일 전망은 더욱 불투명하다. 북한 지역 장래를 두고 美中 간의 新 <태프트-가쓰라> 밀약 가능성도 나온다. 이 모두가 韓美 동맹이 약화된 결과다.

[홍관희 안보전략연구소장]http://www.khho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