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國이 2.13합의를 통해 우리의 主敵(주적)이었던 북한과 서둘러 和解(화해)무드로 들어갔을 때에 뜻있는 우익은 분개했다. 惡의 축 김정일의 숨통을 확실히 조일 수 있는 시점에서 오히려 그의 숨통을 열어주는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악의 축 김정일의 존재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세계 최하위로 끌어내렸을 뿐만 아니라 자유 대한의 미래와 생존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살아있는 핵폭탄이다.

악을 악이라고 분명히 천명했던 부시 대통령의 勇氣가 現實的인 여러 이유들 때문에 슬그머니 사라지던 날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지난 60여 년간 우리의 주적이었던 북한이 어느 날 갑자기 주적도 아니고 동맹국도 아닌 이상한 형태로 변질되었을 대에 우리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김정일 패거리는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는데 어떻게 그들이 우리의 주적이 아니란 말인가? 그들의 綱領과 對南赤化의지는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는데 어떻게 우리 쪽의 관점만 달라질 수 있단 말인가?

저쪽은 달라진 게 없지만 우리가 먼저 달라지면 저쪽도 변화할 것이라는 甘言利說(감언이설)의 햇볕으로 10년을 끌어왔다. 그러나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햇볕아래 나그네야 햇볕 아래서 옷을 벗었지만 김정일은 햇볕 아래 나그네가 아니다. 그의 존재 자체가 수십만 명의 주민들을 죽이는 살아있는 毒性體(독성체)요 자유 대한의 생존을 위협하는 살아있는 폭탄이다. 햇볕은 그 살인자에게 더욱 풍부한 살인도구들과 살인의 자양분만을 공급해 주었을 뿐이다.

이제 우익의 모든 토론의 장이 競選(경선)으로 옮겨간 시점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우리의 主敵(주적) 개념을 분명해 해야 한다. 무엇을 위해 정권을 잡고자 하는 지를 분명해 해야 한다.

누가 指導者(지도자)인가?

박정희 대통령을 思慕(사모)하는 이들은 생각해야 한다. 박정희 대통령이 혁명의 깃발을 들었을 때에 처음으로 내걸었던 旗幟(기치)가 무엇이었던가? 그것은 反共(반공)을 國是(국시)로 한다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북한의 김일성 김정일 집단을 내버려두고는 결단코 자유 대한의 미래를 확고히 보장할 수 없다는 생존의 기본적 본능에서 나온 것이다.

지금은 자유 대한의 國是(국시)가 무너진 시점이다. 무너진 국시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국민으로 하여금 국가의 목표를 새롭게 일깨워주는 자가 지도자이다. 국민의 갈 길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오히려 도토리 키재기 싸움에 몰두한 나머지 국민들의 갈 길을 誤導(오도)해서는 안된다.

次元(차원)의 세계라는 것이 있다. 한 차원 높아질 때마다 이것을 大乘的(대승적) 차원이라고 생각하자. 한나라당의 두 후보는 대승적 차원에서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國民(국민)의 생각하는 힘과 바라보는 수준의 차원을 한 단계 높여줄 수 있어야 지도자다. 국민들이 의례히 생각할 수 있는 수준을 뛰어넘어 그 이상의 차원 높은 理想(이상)을 제시할 수 있어야 지도자이지 삼척동자도 다 아는 평범한 틀 속에서 다툰다면 모두에게 실망만 될 뿐이다.

누군가? 좁고 좁은 틀 속의 끝도 없는 공방에서 벗어나 탁 트인 평원의 대 會戰(회전)으로 전쟁의 장소를 옮겨갈 자가? 국민은 그 장수에게 환호할 것이다. 국민들이 진정 먹고 사는 문제에만 급급해 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國民(국민)들은 비전에 굶주려 있다.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을 설득하고 결단하고 실행하는 지도자를 항상 국민들은 따라왔다. 지도자라고 자처하는 이들이 국민의 수준을 높여주지는 못할망정 스스로 국민들의 수준을 먹고 사는 짐승들의 수준으로 낮추어버린다면 그 지도자들은 국민의 品格(품격)을 떨어뜨리고 국가의 未來(미래)를 망쳐버리는 역사적 죄를 짓는 것이다.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라. 운하나 페리 같이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을 비전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구태여 예를 들자면, 차라리 박정희 대통령이 제시했던 반공을 국시로 한다는 그런 것이 더욱 비전답다. 보이지 않는 價値(가치) 중심의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국민의 뜻을 분명히 선도하여 결국 가고자 하는 방향을 선명히 제시하는 것이 비전이다. 운하와 페리를 통해서 결국 무엇을 하고자 하는 것인지가 선명해야 한다. 어떠한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가? 그저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꿈꾸는가? 꿈이 없는 百姓(백성)은 망하는 법이다. 잘 먹고 잘 사는 것은 그 보이지 않는 비전과 꿈을 이루어 나가는 과정에 불과하고 그 비전을 이루어 나가는 과정에서 파생하는 보너스에 불과하다.

대한민국은 自由(자유)의 가치 위에 세워지지 않았던가? 온누리의 平和(평화)와 四海同胞主義(사해동포주의)의 사상에 근거해 세워지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지도자들의 비전속에 최소한의 憲法的(헌법적) 價値(가치)라도 분명히 강조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오직 눈앞의 이익에만 매여서 발버둥친다면 어찌 국민의 눈을 열어주고 갈 길을 제시하는 지도자라고 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