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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29일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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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주민, 아플 때마다 마약 복용 자연스러워”
천소람 기자(워싱턴) 
앵커: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이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누구나 한 번씩은 들어보셨지 않을까 싶은데요.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보건∙의료체계의 중요성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북한 보건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dprkhealth.org) 센터장과 함께 기획한 ‘북한 보건∙의료 해부.’

북한 보건과 의료 체계의 정확한 실상을 파악해보고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모색해봅니다. 서울에서 안경수 센터장과 함께합니다.

이 시간 진행에 천소람 기자입니다.

[기자] 안녕하세요, 센터장님. 최근 몇 주간은 탈북 관련 소식이 많았는데요. 지난달 19일 한국군이 인천 강화도 해안가에서 북한 주민으로 추정되는 시신 한 구를  발견했습니다. 발견 당시 시신 다리에 백색 가루가 발견돼 마약이 아닌지 의심됐는데요. 그 가루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검사를 의뢰한 결과, 마약 성분은 음성으로 나타났고, 백반으로 확인됐습니다. ‘피부치료용 백반’이라고 하는데요. 이 백반은 주로 어떨 때 쓰이나요?

[안경수] 백반은 약효가 있는 약재를 의미합니다. 가래에 효력이 있고, 위궤양 질환이 있을 때 복용하면 괜찮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살균 작용도 있다고 합니다. 피부의 건선, 임파선염 등에 효력이 있다고 하는데요. 북한에서 ‘상비약’ 개념이라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상비약 개념으로 (백반을) 소지하고 탈북 또는 이동하다 변고를 당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기자] 그렇군요. 북한에서 이 백반은 흔히 사용하는 약품인가요?

[안경수] 과거 북한이탈주민에게 몇 번 들은 적이 있습니다. 중요한 효력이 있는 약재가 아니다 보니 저도 잊고 있었는데요. 북한 주민들도 (백반이라는 약재를) 알고 있지만, 널리 쓰이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북한에서도 위장 질환에 쓰는 약이나 피부와 관련해 바르는 연고도 요즘은 잘 나오고 있습니다. 이 백반이 북한 내에서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고는 말하기 힘듭니다.

[기자] 처음에 한국군은 마약으로 의심했습니다.

[안경수] 북한에서 탈북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마약을 소지하고 나올 가능성은 굉장히 희박합니다. 북한 내에서도 마약은 엄연히 불법입니다. 그 처벌도 매우 강력하고요. 북한 당국도 북한 주민들의 마약 사용, 유통 등에 강력한 단속 의지가 있습니다. 적발되면 교화소나 노동단련대에 끌려가고 심지어 공개 처형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북한 주민들도 이 마약이 중국 혹은 다른 나라에서도 불법이고 강력히 금지되고 있다는 걸 다 알고 있습니다.

[기자] 최근 한국에서도 유명 연예인이 마약을 상습적으로 투약해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도 마약에 대한 접근성이 많이 커지고, 그 연령대도 낮아진 듯 보이는데요. 북한은 어떤가요?

[안경수] 제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학생들도 마약을 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비어 있는 집에 가서 학생들끼리 모여 마약을 하곤 합니다. 어른이 돼서도 ‘얼음’이라 불리는 필로폰을 했다는 경험담을 들은 적도 있습니다. 사실 북한에서 지금 (마약이) 잘 통제가 안 되고 있습니다. (마약 방지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마약을 한 사람을 치료하고, 교양, 교육을 통해 다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치료 센터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북한은 너무나 열악합니다.

[기자] 그렇군요. 북한 내에서는 정부의 지시로 아편이나 필로폰 등이 빈번하게 재배, 생산된다고 들었습니다. 이는 외화벌이까지 이어진다고 하는데요.

[안경수] 북한 마약은 외화벌이와 연계해 분석할 수밖에 없습니다. 2000년대 이후 북한이 국가 단위에서 조직적으로 마약을 생산하고 국제사회에 마약을 유통하는 주요 국가가 됐죠. 모순적인 부분인데요. 국가는 불법성을 가진 마약을 통제하는 주체가 돼야 하는데 북한은 국가가 마약의 생산과 유통, 재투자 등에 직접 개입하고 있다는 게 상당히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외화를 벌기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진행해 왔던 건데요. 자동적으로 (이 과정에서 마약이) 북한 주민에게 계속 유출되는 거예요. 북한은 모든 물품이 민간 영역으로 유출되니까요. 국가적인 목적으로 어떤 물품이 들어오고, 생산되고, 만들어져도 민간 영역으로 유출되는 구조입니다. 이렇게 마약도 유출되면서 북한 주민들의 마약 사용이 위험한 수준이고, 자신의 건강권과 행복권을 위협하는 거죠. 북한에도 법령은 갖춰져 있습니다. 1990년대 이후 고난의 행군 시기를 지나면서 일반인에게 마약 사용이 급격히 확산됐습니다. 더불어 북한 당국이 외화벌이 차원에서 마약을 재배하는 상황이어서 악순환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이 문제가 상당히 해결하기 어려워지는 거죠.

[기자] 이 ‘마약’에 관한 북한 보건의료 정책도 궁금합니다. 치료용 목적의 마약도 있겠지만, 오남용의 경우도 발생할 듯한데요. 이러한 경우 처벌은 어떻게 되는지도 궁금합니다.

[안경수] 북한이탈주민과 북한 보건의료 관련 면담을 하면, 항상 ‘얼음’, ‘메스암페타민’, 즉 필로폰과 같은 마약 얘기가 나옵니다. “본 적이 있다”, “우리도 사용한다”고 말하는데요. 북한에도 ‘마약 관리법’도 있고, ‘의약품 관리법’도 있습니다. ‘마약 관리법’에는 마약에 대한 정의, 생산, 공급, 수송, 유통, 보관, 폐기, 사용 방법, 처방 방법, 마약 수출입, 지도 통제까지 열거하고 있습니다. ‘의약품 관리법’에도 ‘담당 의사 입회 하에 마약을 사용해야 한다’, ‘다른 기관과 기업소에서 주민들이 마약을 승인 없이 소유하지 말아야 한다’ 등을 열거하고 있습니다.

실제 마약 사용에 대한 처벌로 노동단련대 혹은 교화소에 보내집니다. 뇌물을 주면 풀려나기도 하는데요. 시범적으로 공개 처형도 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마약뿐만 아니라 어떤 범죄에 대한 처벌도 명시돼 있는 것처럼 시행하지 않고 임의로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법적으로는 강력하게 마약에 대한 관리와 밀수 등을 단속하고 있지만, 예외가 항상 존재하죠.

[기자] 그렇군요. 북한 주민들의 마약 관련 인식도 궁금한데요.

[안경수] 약도 결국 각성제인데요. 북한 주민들은 (마약을) 의료적 측면에서 많이 생각합니다. 물론 안 좋은 건 알고 있지만, 어디가 아프다고 하면 (마약을) 쓰는 것을 굉장히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인식이 (다른 나라와) 아주 다르고, 마약의 경우 중독 치료를 잘해야 하는데요. 예방 치료가 굉장히 중요한데, 북한은 그런 체계 자체가 너무 미비합니다. 기본적으로 북한에서는 마약을 결국 개인의 책임으로 여깁니다. 개인의 문제로 시작하지만, 사회적 조처를 해야 하는 이유는 사회에 책임을 돌리는 거잖아요. 하지만 북한은 사회적으로 마약에 대한 치료와 예방, 교양 교육을 하는 체계가 너무 미비해서 마약을 포함한 향정신성 의약품에 관한 전문적인 치료, 예방, 교육 기관이 매우 필요합니다. 아주 열악한 사정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기자] 네, ‘북한 보건∙의료 해부,’ 오늘 대화는 여기까지입니다. 서울에서 북한 보건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천소람 입니다.

에디터 노정민, 웹팀 김상일

 
 
 
등록일 : 2023-06-16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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