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오는 4월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북한 인권 행사에 참석할 인권 활동가들의 항공료 지원 요구를 거부했다.
자유북한방송과 자유북한운동연합, 북한민주화위원회, NK지식인연대 등 북한 인권 단체들은 4월 28일부터 일주일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2019 북한자유주간’에 참가하기 위해 통일부에 지원금을 신청했다.
이들 단체는 2년 전 통일부로부터 18명분의 항공료 2,880만 원을 지원받은 전례가 있었기에 올해도 증언자와 단체 대표자 등 행사 참가자 17명의 항공료 2,720만원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통일부로부터 돌아온 답변은 ‘No’.
이들 단체가 통일부가 공모한 북한인권 활동 지원사업에 공식적으로 신청서를 제출한 것은 1월 중순 경이었지만 통일부는 행사를 불과 한달 여 앞둔 지난 13일에야 “불가능하다”고 통보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는 “지난달 11일 통일부 담당자를 찾아가 지원을 요청했더니 2,720만원을 2월 중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런데 3월 초에도 지원금이 입금되지 않아 다시 연락을 했지만 기다려달라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전했다.
자유북한방송 김성민 대표는 “신청서를 낼 때만 해도 지원이 가능할 것처럼 이야기하더니 행사를 코앞에 두고 결국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했다”며 “통일부가 북한 인권 행사를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것이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최소 증언자들만이라도 항공료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급하게 다른 곳에 후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일부는 지난해 북한자유주간 행사 때도 889만 원을 지원하기로 승인해 놓고, 막판에 ‘대북전단을 살포하면 안 된다’는 조건을 달아 예산 집행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 인권 사업에 대한 관심이나 성격이 변한 건 아니”라면서도 “2017년과 지금은 여러가지 환경이 다르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로 16회를 맞는 ‘북한자유주간’은 한국과 미국의 북한인권 단체들이 연합해 2004년부터 개최해 왔다. 해마다 서울과 미국 워싱턴을 오가며 번갈아 열린다.
올해는 북한 정권의 부패와 북한 군대 내 여군 인권 실태, 꽃제비로 대표되는 북한 고아 문제 등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세미나와 집회 등이 진행된다. 주최 측은 위의 주제를 다루는 의회 청문회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 거주하는 북한이탈주민을 포함해 전세계의 탈북자들이 워싱턴에 모여 북한의 인권 실상을 낱낱이 고발할 예정이다.
한진식 기자
등록일 : 2019-03-16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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