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경제 분야 시찰에 집중하고 있다는 북한 발 보도가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달 30일(관영매체 보도일 기준)부터 시작된 김정은의 이른바 민생·경제 시찰은 17일까지 평안북도(신의주), 양강도(삼지연), 함경북도(청진) 등에서 모두 16차례 진행됐다고 한다. 

또 섬유, 화장품, 감자가공, 농·수산업, 조선, 관광, 기계공업, 건설 등 내각에서 관리하는 전 분야가 점검 대상이 되었다고 한다. 

정권수립 70주년인 올해에 정권수립일인 9월9일을 전후해 대규모 경축대회를 열어 지난해의 부진을 만회하려 할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보도 양상도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과거 보도에서는 좋은 면만을 부각시키며 체제 우수성을 선전하려 했다면, 최근의 보도에서는 김정은의 지적 사항을 여과 없이 내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일 신의주화학섬유공장 보도를 보면 김정은이 “마구간 같은 낡은 건물에 귀중한 설비를 들였다”고 지적하는가 하면, “내각과 화학공업성의 책임일꾼과 도당위원회가 방임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또한 17일의 어랑천발전소 건설장 시찰 보도에서는 “이렇게 일들을 해서 어떻게 당의 웅대한 경제발전구상을 받들어나가겠는가”, “왜 이 지경이 되도록 내각은 대책하지 않는지 알 수 없다” 등의 발언이 실렸다. 

더불어 “내각을 비롯한 경제지도기관 책임일꾼도 덜돼 먹었지만, 당중앙위원회 경제부와 조직지도부 해당 지도과들도 문제가 있다”고 질타했다는 등 제법 구체적인 내용을 보도에 담고 있다. 

하지만 “김정은이 저렇게 쏘아 다닌다고 북한주민들의 적위대 복(영상에 나온 간부 및 주민들의 국방색 인민복)이 여름 셔츠로 바뀔리 없고 썩을 대로 썩은 운영원칙이 바뀌겠는가.”고 탈북자 허철웅(201년 입국)씨는 말했다. 

또 다른 탈북자 김수영(2016년 입국)씨는 “저게 다 ‘쑈’다. 김정은이가 아무리 어려도 한심하기 그지없는 북한의 경제상황을 모를리 없고 언제(댐)하나 쌓는데 20여년이 걸린다는 걸 모를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김정은)가 이렇게 나라발전을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걸 주민들이 알고 외부 세계가 알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비롯된 ‘생 쑈’라는 걸 주민들도 알고 세상사람들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남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