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8월 15일은 광복절이다. 이는 누구나 다 알고 있다. 하지만 1948년 8월 15일은 고개를 갸우뚱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1948년 8월 15일은 대한민국이 건국된 날이다.

 

건국일이 광복절에 가려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언론에서는 일제치하에서 벗어난 광복절에 집중 보도하며, 학교에서도 광복절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가르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나 기업에서도 '광복 70년, 위대한 여정 새로운 도약’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광복절을 소재로 한 행사를 진행하지만 건국에 대한 행사를 진행하지 않는다. 아쉽고도 씁쓸한 광경이다.

 

일제가 패망하면서 한반도에 일제라는 어둠이 가고 해방이라는 빛이 왔다. 분명히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정확히 봐야한다. 1945년에 광복은 한반도에 왔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이 만들어 진 것이 아니다.

 

광복의 뜻은 글자 그대로 '빛을 되찾다’라는 의미가 있지만, 다른 의미로는 '주권을 되찾다.’라는 의미로 쓰여진다. 하지만 1945년 8월 15일은 엄밀히 말하면 그런 의미에서 광복이라고 하기엔 다소 불편한 점이 있다. 1945년부터 48년까지 미군정의 시기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점을 간과하고 있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대한민국이 세워진 년도는 1948년이다. 이 때 비로소 지금의 대한민국이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건국이 되었다는 것은 주권이 생겼다고도 할 수 있다. '주권을 되찾다.’의 의미를 가진 진정한 광복은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의 건국과 함께 왔다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건국에는 주권을 되찾은 일 말고도 중요한 일이 또 있다. 38선 이북에선 김일성이 적화야욕을 불태우고 있었다. 호시탐탐 38선 이남을 노리고 있었다. 그 결과로 북한의 기습남침으로 6.25전쟁이 발발하게 되었으며, 현재 정전상태로 남북이 분단되어있다. 대한민국의 건국은 생명의 씨앗인 자본주의 그리고 자유가 한반도에 심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반도에 대한민국이 없었다면 한반도는 김일성의 야욕에 뒤덮여 죽음의 땅이 됐을 것이다.

 

혹자는 대한민국이 건국이 이뤄지지 않고, 체제가 어떻든 한민족이 같이 살았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낭만적인 망상을 말한다. 하지만, 그 말대로 됐다면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한민족이 같이 '사는게’ 아니라 다 같이 패망의 길을 걸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처럼 자유와 풍요를 누리며 살 수 없을 것이다.

 

이처럼 대한민국의 건국은 일제치하에서 벗어난 광복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다. 자본주의 체제를 토대로 세워진 대한민국이 있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의 풍요가 있고 우리는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필자는 건국에 대한 것은 언제나 뒷전이고, 일제치하에서 벗어난 것만 강조하는 현재의 상황에 대해서 회의적이다.

 

조금 있으면 8월 15일이다. 흔히들 일제강점기 시절에 대해 얘기할 때면 이런 인용구를 자주 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란 없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 말이 일제치하에 있었던 것에만 국한되면 안 된다. 대한민국의 건국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의 역사도 없었을 것이다. 자본주의와 자유의 중요성에 대해서 잊지 않아야 미래가 있을 것이다. 그것을 잊지 않는 방법은 건국에 대한 중요성을 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제 치하에서 벗어난 광복을 기리는 것도 좋지만, 건국에 대해서도 한번쯤 생각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이건희 / 인천대 무역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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