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이 이달 초 국가안전보위부에 탈북자들이 가족에게 보내는 돈을 모조리 단속해 ‘혁명자금’으로 사용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 소식통은 18일 북한군 출신 탈북단체 ‘북한인민해방전선’에 “김정은이 6월 2일 국가안전보위부에 ‘탈북자 가족 감시 강화’, ‘송금압수’ 등의 지시를 새롭게 내렸다”며 “회수한 돈은 모두 ‘경제강국건설’에 사용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지시가 내려지자 그동안 탈북자 가족들과 친분관계를 맺고 돈을 뜯어내던 보위부 지도원들이 갑자기 포악스럽게 돌변했다”며 “한달에 한번 가정방문을 하던 담당자들이 송금관련 동향을 알아보기 위해 일주일 한번씩 찾아다닌다”고 전했다.
 
탈북민들이 북한에 남겨진 가족에게 보내는 송금은 통상 100만 이상이다. 1년에 한두번 송금하는 탈북민들도 있지만 매달 보내는 분들도 있다. 2만 8000명 중 50%가 북한에 돈을 송금한다고 해도 그 액수는 어마어마하다.
 
중국인 브로커들에게 30%를 주고 북한내부에서 전달하는 브로커들이 10%를 떼다나니 실제 가족들에게 차례지는 돈은 60%뿐이다. 그런데 이 돈마저 북한 당국이 빼앗아 체제유지 자금에 활용하려 한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현재 보위부에서는 ‘월남자 가족 송금 현황’이라는 문서를 만들어 놓고 감청과 감시를 통해 요해하고 있다”며 “이 외에도 송금전달에 관여하는 돈데꼬(환전장사꾼)들 속에 정보원을 심어놓고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동안 탈북자 가족들을 협박해 남한에서 보내오는 돈을 갈취하는데 재미를 본 보위원들은 한 가족이라도 더 맡으려고 이권다툼도 했다”며 “돈 뜯어내는 재미로 이미 친분을 쌓은 탈북민 가족 정보를 다른 보위원에게 넘겨 서로 다른 곳에서 새로운 갈취를 시작하고 있다”고 덧 붙였다.
 
이석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