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온지 10년이 지났지만 똑똑한 일 하나 못하고 삽니다.” 1997년 2월, 북한을 떠나 대한민국으로 온 황장엽 북한민주화동맹 위원장이 탈북자동지회 송년회 겸 총회에서 한 이야기다. 자신을 반성한다고 했다. ...버리고 온 북한 동포들에게도, 가족에게도 면목이 없고,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늘 이렇게만 살 수 없다고도 했다. 황위원장이 말하는 “늘 이렇게”는 김대중, 노무현 정권으로 이어지는 친북, 반미세력의 장성과 어둠의 편이 된 햇볕 속에 무르익는 김정일의 적화통일 야망이 늘 심신에 머무르기 때문일 것이다. 6.25를 일으킨 김일성, 애비의 권력을 물려받아 백성들을 죽인 것 외에 한일이라고는 없는 김정일은 욕할 대상도 못된다고 못 박았다. 군대생활을 하루도 안 한 인간이 최고사령관 감투를 뒤집어썼고, 권력만 없다면 고기 덩이에 불과한 자가 백성들을 죽이다 못해 살아있는 전부를 정신적 불구자로 만들어 버렸으니... 미칠 만큼 분한데, 더 억울한 것은 북한과는 대비할 수도 없을 정도의 풍요를 살고, 자유를 누리는 사람들이 왜 김정일의 졸개가 되었는가 하는 점이라고 했다. 남한을 “적후” 북한을 “조국”이라고 하는 자들이 있으니 김정일에게 정신을 다 빼앗긴 북녘 사람들보다 더 가련한 인간들이 아니란 말인가! 그러면서 황 위원장은 비분강개한 목소리로 이야기 했다. “날보고 북에서도 잘 살던 사람이라고 하는데, 남조선에 온 후로 잘 살아본 날이 없어!” “잘 살지 않어! 밥도 한 끼 박에 안 먹어!” 고 했고, 일순 장내에 시간이 멎는 듯 했다. “노예는 같은 노예다. 당신들이 노예였다면 나는 상급 노예였고, 상급노예의 정신적 고민은 더 크고 많았다”고 하던 황 위원장. 그는 새해에 우리 탈북자들이 사상적으로, 조직적으로 단결하여 남한 내의 친북 반미세력에 대적하고, 북한의 민주화를 위하여 모든 것을 희생할 각오를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착은 당연한 거다, 자유 대한민국에 와서 잘 사는 것도 당연한 것이다. 회사에 잘 나가고, 적응 잘 했다고 신문과 방송에서 다루어 준다고 거기에 만족한다면 탈북자의 삶이 아니다”고도 이야기 했다. 어느날 갑자기 남한의 친북, 반미 세력과 야합한 김정일이 남한 사회에도 독재의 촉수를 뻗치게 된다면 “우리가 ‘반역자’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곳, 남한 땅이다. 이 땅에 김정일과 그 추종자들을 적으로 보지 않고, 민족의 일원으로 보는 상황이 지속되고, 반미가 또다시 대선 정국으로 악용되지 못하도록, 남한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는 것이 새해, 탈북자들의 당면 목표다”고 황 위원장은 말했다. 김정일 독재체제를 탈출하여, 죽음을 각오하고 자유를 찾았더라고 말하는 사람들이라면 두고온 고향사람들을 늘 있지 못하는, 그래서 자유와 민주가 더욱 소중한 새해의 365일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2006년 12월 31일 탈북자 김성민 자유북한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