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북한이 영변 핵시설 외에 별도의 비밀 핵시설을 운영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혀 주목된다.
 
8일 미국의 소리(VOA)는 국무부가 지난주 의회에 제출한 ‘군축·비확산 조약 이행’ 연례보고서에서 “미국은 북한의 추가 미신고 핵시설이 존재한다는 분명한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간 민간위성 사진 등을 통해서 북한의 추가 핵시설 개발 정황과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된 적은 있지만 미 국무부가 북한의 ‘비밀 핵시설’의 존재에 대한 자체적인 판단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는 다만 비밀 핵시설로 추정되는 곳의 위치나 존재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진 않았다고 VOA는 전했다.
 
북한은 지난 2007년 폐쇄한 영변의 원자로를 6년 만인 지난 2013년 5MW급의 흑연감속로를 재가동한 바 있다.
 
5MW급 흑연감속로에선 무기급 플루토늄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있어 북한이 본격적인 핵무기 개발을 재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보고서는 특히 북한이 영변에 건설 중인 실험용 경수로(LWR)에 주목하며 “만일 성공적으로 완공되고 운영에 들어간다면 북한에 전기발전의 원천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핵무기 제조를 위한 핵분열 물질을 생산하는데 잠재적으로 이용되는 우라늄 농축기술의 보유에 정당성을 부여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번 국무부의 추정대로 북한에 실제 비밀 핵시설이 존재할 경우 북핵 6자회담 등 북핵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대응방향은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6자회담과 관련해 한국 등 5자국 차원으로 추진하던 ‘탐색적 대화’도 더 이상 추동력을 이어가기 어렵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