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정한 부시? 한·일 탈북·납치피해자 만나

(워싱턴)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제3회 북한 자유의 날’ 행사가 시작되기 전인 오전 11시 백악관에서 ‘북한 자유주간’행사에 참석키 위해 워싱턴에 도착한 일본인 납치피해자 메구미의 어머니 사키에씨와 다쿠치 야에코 가족, 한국인 탈북자 김성민(북한자유방송 국장) 정성산(요덕스토리 감독) 김한미 가족을 만났다.

지난 2002년 중국 선양(瀋陽) 일본 총영사관에 진입하려다 중국 공안에 잡혀 건물안에 먼저 들어간 당시 2살의 한미(7)양이 끌려가는 어머니를 철조망 안에서 물끄러미 바라보는 사진으로 세계를 울린 한미 양과 그 가족이 백악관을 방문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벌오피스에서 크리스토퍼 힐 국무성 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와 제이 레프코위츠 북한인권대사, 또 특별 보좌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백악관을 방문한 이들을 반갑게 맞았다.

일본과 한국서 온 손님들이 통역들과 차례로 집무실에 들어오자 부시 대통령은 한미 양을 번쩍 들어 올렸고, 한미 양은 부시 대통령 볼에 입을 맞추며 “부시 대통령 사랑해요” 라고 했다. 그러자 부시는 오-탱큐 –탱큐- 하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시 대통령은 한미 양을 부통령 의좌에 앉히고 “몇살이냐”고 질문하자 한미양은 7개의 손가락을 펴 보이며 7살이라고 대답했다.

한미 양의 어머니 이귀옥씨에게 부시는 “그동안 어떻게 생활했느냐?”고 물었다. 이귀옥씨는 지난 97년 임신 5개월의 몸으로 북한을 탈출, 중국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설명하면서 “당시 중국 공안에 잡히면 가족 모두가 죽기 때문에 우리는 아이만큼은 살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일본 영사관 건물안으로 한미를 밀어넣고 나는 공안원들을 막았다”고 당시상황을 설명했다.

아버지 김광철씨는 북한서 군인으로 복무하다 탈출한 이야기를 하면서 “꼭 북한 주민들을 구출해 달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들 부부의 이야기를 들은 후 “한미 같은 아이들을 북한처럼 잔혹한 사회에서 키울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탈출했을 것”이라며 “오늘은 대통령 취임후 가장 감동적인 만남을 가진 날 중 하나”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성민씨를 바라본 부시 대통령이 “어떻게 탈출했느냐?”고 묻자 김씨는 “미국의 소리(VOA) 방송을 듣고 탈출을 결심했다”며 “서울 도착후 우리도 북한을 향해 자유의 방송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시 대통령은 “김정일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김씨는 “기독교인으로서 그는 용서할수 없는 악마이며 사탄”이라고 대답했다. 이에 부시는 “굿- 강력한 메시지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부시는 “당신이 미국 대통령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 고 김성민 국장에게 질문하자 김씨는 “중국에 있는 탈북자들을 모두 난민자격으로 미국에 받아들여 살도록 해줄 것이다”며 “북한인권법을 조속히 시행해 북한 민주화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말했다.

질문은 이어졌다. 부시는 “북한 주민들이 김정일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김 국장은 “지금 북한이 겉으로는 단결된 것처럼 보이지만 속은 비어 있다”면서 “주민들의 생각이 달라지고 있어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고 답했다.

그의 답변을 들은 부시 대통령은 매우 좋다는 눈짓을 보내며 “알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ㅁ손충무 -국제저널리스트.U.S.-INSIDE the WORLD 편집인 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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