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물결은 도도히 흐른다

정작 중요한 것은 우리가 바른 물결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인간의 의지와 상관이 없이 역사는 도도하게 흐른다. 오늘 토요일 아침에 인근의 황룡산을 오르니 하늘에서 흐르는 역사의 도도한 흐름이 느껴졌다. 저 북한 땅에서 전해오는 원망과 절규의 북한주민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2차대전에서 두 광기어린 스탈린과 히틀러의 잘못된 정치지도력이 부닥트린 모스크바전투(Battle of Moscow)에서 203일간 250여만명이 희생되는 것도 역사의 긴 축에서 보면 광기어린 역사의 한 흐름으로 여겨질 것이다. 지금 이 순간 그 희생을 돌아보면서 그 희생으로 고통을 당해야 했던 그 가족과 관련 존재들을 생각하는 것은 참으로 숨이 막히는 매우 어려운 일인 것이다. 그 당시 그 전투에서는 1941년 9월 30일부터 이듬해 4월 20일까지 203일동안 약 700만명의 장병이 동원되었고 소련측에서만 2700만명의 소련국민들이 희생되었다고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처참한 희생속에서 거둔 소련의 승리가 지금 돌이켜 보면서 무슨 역사적 의미가 그리 대단해서 그리 많은 인명적 살상을 담보로 승리라는 이름으로 가져왔는지 지금 한반도의 우리 국민들은 곱씹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대표적으로 이러한 역사가 한반도에서도 6.25라는 전쟁으로 우리가 몸소 겪었음에도 우리는 짧은 세월의 흐름속에 그 것을 벌써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 3년간의 참혹한 내전에서 국제적인 정치구도가 함께 어우러 지면서 200여만명이 죽어가고 500여만명의 부상 및 피해자가 발생하고 국토의 중요한 자산들이 유린되고 주요 산업시설이 파괴되면서 파괴와 고통을 유발하는 인류문명의 한계를 우리도 스스로 아픔으로 체험한 것이다. 지금도 그 당시의 극한적인 이데올로기 갈등요소가 우리사회를 남남갈등의 적대적 구조에서 신음하게 하면서 건전한 민주주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부터 정작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러한 인류의 비극을 극복하지 못해 정치적인 목적이나 잘못된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으로 다시는 되풀이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21세기의 평화를 이야기하는 이 民本주의 시대에서도 아직도 한반도와 중동지역은 지금 세계에서 가장 군사적 충돌의 위험성이 큰 지역으로 분류된다는 현실을 우리 국민들이 한 시도 잊어서는 안된다.

그 어느 누구도 얄팍한 정치적인 목적으로 혹은 짧은 지식과 세상에 대한 부정확한 이해로 설익은 평화론를 한반도에서 어설푸게 무책임한 언어로 이야기하면서 안보를 마치 구시대의 퇴물처럼 취급해선 안된다.

어쩌면 지금이야 말로 내년 총선, 대선의 길목에서 한반도는 북한의 정치적 불안정성과 맞물리면서 국가적 불확실성이 가장 더 커지고 우리사회내의 남남갈등의 파고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안보를 가장 중요한 국정어젠다로 놓아야 하는 시기이다. 전방위로 국민들이 위기상황을 현명하고 지혜롭게 관리해 가는 전환의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필자는 해 보는 것이다.

아직도 한반도는 이념의 시대가 갔다는 잘못된 판단은 안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오히려 북한의 독재정권 3대세습이라는 광기를 잠재우고 안정적으로 통합의 문제를 달성하기까지는 한반도야 말로 가장 첨예한 이념전을 다시 한번 치루면서 국가의 정체성을 다시 다지는 대전환의 역사를 써야 하는 긴박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사적 중요성을 망각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헌법정신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모두 정신 차려야 할 것이다. 內憂外患의 전환기적 상황을 허리끈을 다시 동여 메고 국민총화의 길로 돌파하는 바르고 강력한 정치적 리더십을 내년에 만들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지금까지 이룩한 무역액 1조달러의 신화를 더 확장하지 못하고 선진국의 문턱에서 주저하는 2류국가가 될 확률도 있음을 우리가 직시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작금에 우리사회가 표피적이고, 즉흥적이고, 반골적인 언어만으로 우리사회의 모든 문제를 풀 것이라는 잘못된 우상의 동굴같은 인기몰이 정치패턴과 젊은이들의 현 사회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도구로써의 정치냉소주의 생각도 고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기성세대들의 열리고 유연한 사고와 차세대와의 계속적인 대화노력이 그 어느 때 보다도 필요한 것이 정설인 것이다. 부패하고 무능한 기득권세력의 대 개혁이 없이는 이러한 냉소주의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필자는 강의로, 특강으로 강단에서 기회만 주어지면 이러한 국가의 문제를 인기와는 상관없는 투박한 어투로 우리 젊은이들에게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정신 차려야 이처럼 중요한 시기를 잘 돌파할 수가 있을 것이다.

2011.21.3 박태우 교수의 푸른정치경제연구소(hanbatforum.com)

고려대학교 교수(지속발전연구소)/대만국립정치대학 방문교수/방문학자(외교학과, 국제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