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 식사 후 차량으로 이동하는 도중 박원순 서울시장 자천 후보의 KBS 라디오 대담의 일부를 청취했다. 청취한 내용에 대한 느낌을 이야기할 필요를 느낀다. 박원순 씨의 대담 내용은 한 마디로 오만(傲慢) 그것이었다. 요컨대, 모든 기존 야당과 친야(親野) 성향의 시민세력이 그 자신을 야권의 단일 후보로 추대해야 한다는 고답적인 강변(强辯)이었다.

이날 그의 자기류(自己流)의 변설(辯舌) 가운데는 특히 필자 오감(五感)을 자극한 대목이 있었다. 자신의 이념적 성향을 묻는 질문에 답변하면서 이 나라의 좌-우 대립 문제에 관하여 그가 언급한 내용이 그것이다. 그는 “좌와 우는 결국 한 집안에서 공존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취지의 말로 그의 이념적 성향에 관한 질문에 대한 즉답(卽答)을 회피했다. 그러나, 우리가 문제 삼는 이념적 성향은 “한 집안에 공존할 수 있는 좌와 우의 문제”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문제 삼는 것은 “한 집안에 공존할 수 있는 좌-우의 문제”가 아니라 고(故) 백범(白凡) 김구(金九)가 그의 회고록 <백범일지(白凡逸志)>에서 그로 하여금 “아무 것도 더불어 함께 할 수 없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게 만들었다”고 기술한 상대방인 ‘조선 공산주의자들’과의 이념 대립, 그리고 그 연장선 상에서 지난 66년 동안 북한 지역을 강점하고 2천3백만 북한동포들을 ‘공산주의 형 인간’으로 개조하여 남북 사이의 민족적 동질성의 바탕을 철저히 파괴했을 뿐 아니라 되지 않을 ‘적화통일’의 야욕을 포기함이 없이 추구하면서 심지어는 핵무기라는 금단(禁斷)의 무기까지 개발하여 한반도를 전쟁의 공포 속에 묶어 두고 있는 북한 공산주의자들에 대하여 어떠한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이냐는 차원에서 거론하는 이념적 성향의 문제이다.

8일 낮 KBS 라디오 대담에서 있었던 박원순 씨는 이 같은 중요한 문제에 대하여 그의 특유한 동문서답(東問西答) 식의 궤변(詭辯)으로 화살을 피해 가고 있었다.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짧은 기간 중에 박원순 씨의 이념적 성향에 대해선 철저한 ‘검증(檢證)’이 필요하다. 행여라도 수도 서울에, 결코, 결단코,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되겠지만, 장차 혹시라도 북한 인민군의 탱크가 서울로 진입한 1950년 6.25의 악몽(惡夢)이 재연(再演)될 때 대한민국 서울특별시장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서울시 인민위원장’으로 옷을 갈아입는 민족사적 불상사(不祥事)가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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