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4년 제8차 남북 실무 접촉에서 북측의 박영수 대표가 “서울 불바다” 발언을 하게 된다. 이 발언의 여파로 '1995 國防白書'에서 '北韓이 우리의 主敵'이라는 개념을 처음 사용하기 시작하였으나 노무현의 참여정부 시절인 2004년  國防白書에서부터 主敵槪念이 삭제되고 북한을 “직접적 군사위협” “현존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 등으로 표현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지난 3월 천안함 폭침사태가 발발하면서 그 주범이, 국제합조단의 조사결과에 따라, 북한으로 지목되자 이명박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우리 정부는 북한에 대한 主敵槪念을 부활시키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게 되었다. 그리고  "北韓을 主敵으로 보는 槪念을 부활하는 실무 작업에 들어갔다" 까지 말한바 있어서 '2010 國防白書'에 主敵=北韓이라는 개념이 다시 등장 할 것이라는 전망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대한민국 정부가 다음 달 말쯤 발간될 ‘2010 國防白書’에서는 北韓에 대해서 主敵이란 표현을 쓰지 않을 것으로 언론은 전하고 있다.

國防白書는 국민들에게 국방정책을 공개함으로 1) 국방정책에 대한 국민적 안보공감대 형성과 지원 확보, 2) 국방정책의 투명성으로 국제적 신뢰조성과 군사협력 증진, 3) 완벽한 군사대비태세를 국내외에 천명할 것 등을 목적으로 국방부에서 발행하는 보고서 형태의 책자다.

주지하는 바대로 우리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북이 갈라져 극단을 치닫는 이념과 체제적인 대립을 하고 있는 분단국가이고, 또한 세계적인 테러집단이며 최악의 인권탄압국가이고 종교탄압국가인 북한의 김정일 집단과 대치하고 있다. 북한의 종교탄압 특히 기독교 탄압과 관련하여 일례를 들자면, 일제 강점기인 36년 치하에서도 이 땅 위의 기독교는 건재하고 선교사들의 활동도 허용되었으나 김일성 부자 治下의 북한에서는 기독교가 완전하게 말살 당했다.

물론 국제기독교단체인 'Open Doors'는 현지에서 활동하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에는 현재 7만~10만명의 사람들이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혹독하기 그지없는 정치범 수용소에 수용되어 있을 것이라고 추산하고 북한에 기독교인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힌바 있으나, 참된 교회와 참된 교인은 로마 시대처럼 지하에 모두 숨어 있다.

한편, 수만건의 정전협정을 위반하였던 북한이 드디어 지난 3월 26일에 백령도 근처 해상에서, 선전포고도 없이 일으킨 전쟁행위나 다름없는, 우리 대한민국 해군의 초계함인 ‘PCC-772 천안’을 폭침시켜 46명의 수병을 앗아가는 사건을 일으키게 된다.

천안함 폭침사건은 북한이 바로 우리의 敵이란 점을 설명하고도 남는다. 그런데 이렇게 분명한 敵을 우리가 발행하는 ‘2010 國防白書’에서 敵이라 말하지 않겠다는 것은 무슨 연고 인가?

이렇게 되면 國防白書가 의미하는 ‘국방에 대한 국민적 안보 공감대 형성’이라는 목적도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다.

그래서 필자는 “과연 敵國과 敵軍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대한민국의 군인들이 국방을 위해 존재할 이유가 있는가” 라고 심각하게 묻고 싶다.

비핵개방을 위한 6자 회담 등 대북관계를 고려하여 천안함을 폭침시킨 북한에 대한 主敵槪念을 摘示(적시)하지 않겠다면 우리 대한민국에게는 敵國과 敵軍이 없단 말 아닌가? 도대체 누가 우리의 敵이란 말인가?

천안함 폭침사태 이후에도 북한의 김정일 집단이 여전히 우리 대한민국의 대화의 파트너이고 같이 공존 공생할 평화의 상대자들이라고 생각하는가?

만일 그렇다면, 이번에도 이명박 정부가 그토록 애지중지하는 중도실용의 덫에 스스로 걸려들었다는 것이 분명해졌고 이명박 정부의 중도실용의 自家撞着(자가당착)적 올무에 우리 국민들이 불쌍하게도 또 볼모가 되었다는 사실에 장래가 극히 염려되고 그저 가슴이 아플 뿐이다.

제발, 이명박 정부여 어서 속히 자유대한민국에 걸맞는 이념의 옷을 입어라!!!

그리고 現實을 올바로 直視하는 主敵槪念을 다시 확립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