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의 일이다. 친구들과 식사를 나누며 대화를 나누던 중 商大를 나온 한 친구의 말이 기억난다.

졸업을 앞둔 어느 날 한 교수의 마지막 강의였다고 한다. 칠판에 Human Realation이라 써 놓고, 여러분과 4년 동안 공부 한 것이 이 한 마디에 집약되어 있다고 생각 되어 간단히 강의를 마치려 한다며 한 말이, 세상에 나가 직장생활을 하던 사업을 하던 여러분은 인간관계의 사슬에서 결코 벗어날 수가 없다. 원만한 인간관계의 형성이 여러분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 짖는다는 결론이 오래도록 마음에 와 닿는다는 것이었다.

칠 전 대통령은 대 국민담화에서 국민과의 소통이란 화두를 던졌다.

소통이야말로 인간관계의 시작과 끝이다. 소통이란 상대가 있는 것이며, 신뢰가 바탕이 된 소통이라야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지며 원만한 인간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대통령은 세종시 문제라든가, 통일세라든가 몇 번의 대 국민담화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는 대통령이 단독으로 결정하여 발표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적어도 여당이라고 하는 정치세력과 사전협의와 조율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매번 반복되는 여당의 불만은 대통령의 독단적인 결정과 발표라는 것이다. 대통령의 담화내용에 대해서 야당은 항상 정부와 여당을 싸잡아 비난한다. 대통령의 중요한 담화는 필히 여당과 사전 협의와 조율이 있어가지고 발표하는 것으로 전제하기 때문이다.

가장 확실한 지지세력인 여당과의 소통도 없이 누구와 소통하겠다는 것이며 이러한 제의가 과연 통할 수 있을지 의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은 가장 큰 지지 세력인 보수 우익세력과는 소통은커녕 발로 차 버리는 배신의 행태마저 보여 왔다. 보수 우익세력은 수없이 읍소에 가차운 충언을 마다 않아도 한번도 소통의 문을 열어놓았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없다. 항상 무시당한다는 것이 보수층의 시각이다.

더욱이 야당과의 소통은 산 넘어 산이다. 이념이 다른 세력이기 때문에 항복이라는 전제가 아니라면 소통이 불가능하다. 억지로 반국가적인 이념세력의 일부 인사를 대통령의 측근으로 발탁도 한다. 여기에 소통의 깃발을 들 야당이 아니다. 그들은 야당이라는 간판을 걸고 있으나 과거나 현재의 행적으로 보아 반국가세력으로 성장하였다. 그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권을 잡으려는 세력으로 소통의 상대가 아니다.

대통령은 적과 동지를 구별하는 안목이 있어야겠다. 이를 구별하는 안목이 없이 적과 소통하려고 하는 것은 소통이 아니라 내통이라 한다. 이는 결코 이룰 수 없는 짝사랑이다. 왜냐하면 적과 내통하는 자를 간자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전 10년 동안의 정부와 조금도 다름없음을 스스로 말하는 것이다.

대통령은 이제라도 남은 절반의 임기를 확실한 이념으로 무장한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대통령에게 표를 준 대다수 국민이 원하던 보수우익의 이념으로 국가정체성을 확립하고 국가안보의 불안을 제거하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안위할 수 있는 토대 위에서 경제발전을 도모하는 실속 있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자식을 물가에 내 놓은 부모의 마음”이란 말이 있다. 대통령을 보는 대다수 국민의 시각이 이렇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사방에서 이를 갈며 덤비는 적의 세력으로 날로 시끄러워 지는데 한 바가지 물과 다름없는 소통이란 말로 이를 끄려고 덤비는 것 같아 참으로 처량하게 보인다. 대통령은 식구들(여당)과의 소통을 먼저 이루라. 다음에 친구들(보수 우익세력)과의 소통을 이루는 것이 순서이다. 막강한 우군을 거느린 모습으로 적과의 전면전을 선포하는 자세를 임할 때 비로소 적이 먼저 소통의 손을 내어밀게 되어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