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쓰려면 그를 신뢰하는 것이 필수적이라 한다. 고용인이 고용자의 마음을 충족시키고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그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고용자로부터 의심받고 있는 고용인은 제 아무리 능력있는 자도 무능한자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일반론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어제 총리 내정자로 지명된 김태호라는 40대의 젊은 정치인의 앞날이 훤히 보이는 것 같아 염려되어 하는 말이다.

그의 경남지사 시절에 행한 행위로 보아 그는 분명히 보수 우익인사로 보아 무난하다는 생각과 보수 우익적인 이념의 소유자가 과연 중도실용이라는 무 이념의 틀에 갇혀서 성공적인 직무수행을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 때문이다.

한 나라가 망하는 것은 외부의 침입에 의해서보다는 내부 분열에 의해서 망하는 것이 역사가 가르쳐 주는 교훈이다. 세계사를 들출 것도 없이 우리의 역사만 보아도 그렇다. 고구려가 그러했고, 백제가 그러했으며, 신라 역시 외예가 아니다.

국왕의 안보의식 부재는 주지육림에 빠지는 도덕 불감증을 가져오고 이는 자연스럽게 신하들과 순진한 백성들에게 까지 전염된다.

대통령 선서가 끝나기 무섭게 그의 입에서 중도실용 정책이란 말이 나오자 대다수 보수계 인사들이 걱정의 말을 쏟아냈다. 이는 이념전에 혈안이 된 종북주의자들에게 멍석을 깔아준 격이 되어 바로 촛불 집회로 이어졌다. 달지 않으면 쓰지나 말라고 했던가. 이를 보고 놀라 청와대 뒷산에서 아침이슬이나 부르고 나도 한때 운동권이었다는 지도자게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위한다는 의무에 기대하기 힘들다.

1945년 해방이후 한반도에서는 잠시도 이념전이 멈춘적이 없었다. 1948년 건국 이전 3년 동안에도 수많은 국가 지도자들이 죽이고 죽는 살육전의 연속이었고, 그 계승이 6.25 침략전이라고 하는 불행한 전쟁이 있었다.

문제는 그 이념전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상대가 이념이라고 하는 무기를 들고 쳐들어오는데 나는 싸우지 않겠다고 하는 자의 말로는 죽음 밖에 없는 것이다. 더욱이 그 적이 외부에서 쳐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살육전을 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상대를 섬멸할 수 있는 국가 보안법이라고 하는 좋은 무기가 있다. 그러나 그 무기를 쓰지 않으니 헛간에서 녹쓸고 있는 실정이다. 그 연유는 중도실용이라는 허깨비 정책 때문이다.

이제 결론을 내자. 김태호 총리 내정자의 성공 여부는 지도자가 주문하는 중도실용이라는 철창에 갇혀서 일을 하느냐, 아니면 자기의 소신과 이념대로 지도자의 내락을 받아 일을 하느냐에 달려있다. 자리에 연연하여 지도자의 소신을 수락하다가는 용이 아니라 미꾸라지로 전락하고 만다. 당당하게 지도자와 맞서 자기 이념의 수용을 요구하라. 거절되면 바로 그날로 대 국민 발표를 하고 물러나는 것이 한 젊은 지도자가 영원히 사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