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부터 의사의 오진으로 인하여 환자가 그 치료시기를 놓쳐 사망에 이른 경우가 허다했다.

멀쩡하던 사람이 느닷없이 펄펄 뛰며 배를 움켜쥐고 숨넘어가는 소리를 하면 집안 식구들이 모두 긴장할 수밖에 없다. 서둘러 의원을 불러 진맥을 하니 뾰족한 병명이 안 나온다. 환자는 당장 죽을 듯이 펄펄 뛰고, 도리 없이 안정제를 급히 달여서 먹이나 전혀 효과가 없다. 의원도 어쩔 줄 모르고 당황하여 방안만 서성이는데 환자가 숨이 넘어간다.

환자가 죽고 난 다음에야 병명이 나온다. 병명인즉 급살병이다. 세상에 급살병이란 병이 어디 있겠나만 급작스럽게 죽었으니 급살병이란 말도 말이 된다. 그래서 나온 욕이 급살맞아 죽을 놈이란 욕이 나온 모양이다. 급하게 죽을 놈이란 말이다.

그 급살병이란 병이 현대의학에서는 급성맹장이라고 한다. 요즘은 맹장 수술 정도는 그 다음날 퇴원한다고 한다. 그러나 옛날에는 꼼작 못하고 펄펄뛰다 사망하였다고 한다. 현대에도 의사의 오진으로 인하여 그 치료시기를 놓쳐 환자가 사망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위궤양이라고 진단을 하여 수개월간 약을 먹다 사망에 이르러서야 위암이란 진단이 나왔으나 방법이 없다. 병이란 그 치료 시기가 있다. 그 시기를 놓치면 백약이 무효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이웃 나라의 침략 준비를 전혀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도 않다가 침략을 당하여 망한 경우나 엄청난 피해를 보고 겨우 나라의 명맥만 유지한 경우가 허다하다.

세계 제 2차 대전 때의 프랑스가 그러했고, 선조 때의 이씨조선이 그러했다. 전쟁이 날 것이라고 국가의 안보를 튼튼히 해야 된다고 주장하던 사람들은 다 손가락질을 받든가 좌천되었다. 역사를 통해 보면 이러한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평화를 누리려거든 전쟁을 준비하란 말이 생겼다. 항상 전쟁에 대비해서 국가안보를 튼튼히 하란 말이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망하는 나라의 보편적인 공통점이 있다.

첫째, 국가수반의 안보의식이 미약하다는 것이다. 전쟁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 평화가 수백년 계속될 것으로 엉뚱한 생각을 한다.

둘째, 따라서 국민의 안보의식도 엉망이다. 전쟁에 대한 두려움으로 전쟁이 나지 않을 것이란 자기 체면에 빠진다.

셋째, 국민 도덕성의 황폐화다. 나와 내 가족만이 전부이다. 나라의 장래라는 문제는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정치 경제 문화 사회적으로 무너진 모습만 보인다.

넷째, 나라의 기강이 없다. 법을 우습게 알고 법체계가 무너진다. 법을 지키려는 자가 무능한 자로 취급된다. 다섯째, 나라가 법이 무너지니 자연스럽게 무정부 상태로 접어들고, 적의 간자들이 활개치고 활동한다.

이쯤 되면 적이 침입하는 것은 손 안대고 코푸는 식으로 간단한 일이다. 싸우기 전에 이미 이긴 싸움이다. 깃발만 앞세우고 들어오면 된다.

문제는 남의 이야기 할 때가 아니다. 우리의 현실이 어떠하냐는 문제다. 이명박 대통령은 그 동안의 행적으로 보아 중환자 상태에 있는 나라를 구할 명의인지 아니면 나라를 사망에 이르게 할 돌팔이 의사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