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는 참으로 사람의 진면목을 알기 힘든 세상이 되었다. 자기의 진심을 가슴속 깊이 감추어 두고 자기 아닌 타인의 가면을 쓰고 사람을 대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갑자기 달라지는 법은 없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란 말은 사회 속에서의 관습에 의해 자기의 모든 형상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새삼스레 마음에 와 닿는다.

지난 10년 동안 많은 사람이 김대중씨와 노무현씨에 대하여 민주투사로만 인식해 오다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았다. 그들이 집권하면 진정으로 보다 효율적인 민주정부를 실현해 나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 밖이었고, 매우 실망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이 사실이다. 필자는 새삼스레 그들의 실정을 나열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실정에 대한 반대급부로 대다수 국민이 선택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하여 관심이 있을 뿐이다.

건국 이래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500만 표라는 엄청난 차이로 대통령에 선출된 사람은 이 대통령이 유일하다. 그러면 그가 그토록 국민적 인기가 높았던가? 필자는 이에 동의하고 싶지 않다. 당시의 국민적 감정은 누가 한나라당의 이름으로 나와도 당선되었다고 보는 것이 필자의 솔직한 심정이다. 당시의 국민적 감정은 지난 두 정부의 경제적 실정과 국가안보 불안에 대한 불신이 그러한 결과를 가져왔다고 본다.

아시아의 4룡이라고 하는 대만, 홍콩, 싱가포르는 엄청난 경제발전을 하는데, 그들 중 발전 속도에 있어서 가장 선두를 달리던 한국만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그들의 이념에서 찾아야 한다고 본다. 그들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행위에 있어서 그들은 분명히 사회주의 이념의 늪으로 끌고 가고 있었다.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다는 것도 무능한 문민정부에 비하면 다행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국가안보 문제마저 불안에 휩싸이게 한 것이 그들 실정의 치명타였다.

사람이 하루 세끼 죽을 먹더라도 내일이라는 희망을 갖고 편하게 먹어야 살로 가는 것이지, 내일부터는 두끼 먹기도 힘들겠다는 불안한 마음으로 먹으면 세끼의 죽도 무용지물이다.

건국 이래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라고 하는 국가 이념 속에 살아왔고 그렇게 교육받았다. 이러한 이념을 지지하고 추종하는 세력을 국민적 보수층이라 한다. 대다수 국민은 한나라당을 보수정당으로 알고 지금도 그리 인식하고 있다. 때문에 국민들은 이명박 대통령을 보수주의자로 인지하고 그에게 표를 몰아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대통령 선서가 끝나기 바쁘게 “중도실용” 정책으로 국가정책을 이끌고 가겠다고 선언하였다. 중도실용이란 말은 이념적 단어도 아니고 더더욱 보수우파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이 아니다. 그의 중도라는 말에 보수층의 선두에서 이를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던 아스팔트 우파라는 이념적 보수층이 대단히 실망했고 그의 행정에 대해 관망하는 자세에 있는 것이 사실이고 지금이라도 그가 보수의 기치를 높이 들고 올바른 정치를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불행히도 그는 지금 중도의 처신을 고수하고 있다. 주위에 보수층 인사를 쓰는가 하면, 좌익 인사도 적지 않게 채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 보수층에서는 누차 강력하게 항의하고 있으나 마이동풍이다.

미국이나 중국과 같이 통일된 국가에서의 일이라면 크게 떠들 일도 아니다. 문제는 우리가 주적의 존재인 북한과 이념전쟁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좌익 인사란 북한정권을 추종하는 세력을 말한다. 이는 대통령 품에 간첩을 안고 있는 것과 다름 아니다. 국민은 분명히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확고히 세울 이념적 보수주의자에게 표를 준 것이지 단순히 서울 시장을 지낸 이명박씨에게 표를 준 것이 아니다.

때문에 필자는 감히 대통령이 보수주의자가 맞느냐고 묻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