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서 통하는 말이 있다. 전투에 패한 지휘관은 용서를 받아도 경계근무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하지 않는다. 매우 타당한 말이다. 전투에 패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패인이 있을 수 있다. 월등하게 적군이 많았다든가, 적군의 화력이 월등하여 도저히 이를 감당할만한 화력을 갖추지 못한 아군이 어쩔 수 없는 패배였다든가.

그러나 경계에 실패했다는 것은 정신적인 문제이다. 경계병이 제 자리에 있지 않았다든가 잠시 졸았다든가 등의 문제이기 때문에 자기를 믿고 잠든 병사들에 대한 목숨을 담보하고 있은 자로서 자기의 동지들을 사살한 것과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바로 이 경계병을 옛말로 바꾸면 ‘파수꾼’이라 한다. 파수꾼은 적의 침입을 경계할뿐더러 주위에서 발생하는 범법자들 까지도 경계한다.

성경말씀 이사야서에 다음과 같은 말씀이 있다.

“소는 그 임자를 알고 나귀는 주인의 구유를 알건마는 이스라엘은 알지 못하고 나의 백성은 깨닫지 못하는 도다 하셨도다.” 이사야 1:3,

“ 그 파수꾼들은 소경이요 다 무지하며 벙어리 개라, 능히 짖지 못하며 다 꿈꾸는 자요 누운자요 잠자기를 좋아하는 자니” 이사야 56:10.

1장 3절의 말씀은 당시 이스라엘 국민들의 도덕성이 짐승만도 못하였다는 말씀 같다. 짐승은 주인을 아는데, 자식이 부모를 모르면 그 사회의 도덕성은 짐승만도 못하다는 말과 다름 아니다.

며칠 전 신문 지상을 통해 지금 이 사회의 도덕성을 가늠해 볼만한 기사를 보았다. 서너명의 젊은이들이 한 젊은이를 개 패듯 때리는 것을 십여 명의 사람들이 주위에서 구경을 하였다는 것이고, 결국 맞은 사람은 늦게 도착한 차에 실려 병원에 갔으나 사망하고, 구경하던 많은 사람들 중에 단 한명도 112 신고를 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기사였다.

애들은 싸우면서 큰다는 말이 있다. 죽도록 때린 젊은이들도 문제지만, 말리지는 못할망정 112 신고도 안한 사람들의 도덕성은 참으로 짐승만도 못하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이것이 우리사회의 도덕적인 일면이다. 이것이 짐승들의 사회이지 어찌 인간 사회라 할 수 있나.

당시의 파수꾼은 지금의 종교 지도자들에 해당한다. 소경이란 앞을 못 보는 자들을 칭함인데, 문맥으로 보아 정말로 앞을 못 보는 자들이 아니라 못 본체하는 자들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매우 도덕적인 말씀을 가르치는 자들이었다. 개의 사명은 주인을 위해 도둑을 지키고 주인의 안위를 책임지는 존재다. 그 파수꾼들을 가리켜 벙어리 개라고 하셨다. 벙어리 개란 짖지 못하는 개다. 다시 말해 불의를 보고도 못 본체 하였다는 말씀이다. 이는 주인되신 하나님에 대한 배신이다.

이는 기원전 700전의 이스라엘의 이야기가 아니라 21세기라고 하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다. 꿈꾸는 자요 누운 자요 잠자기를 좋아하는 자라고 하셨다. 물질이 풍족하여 타인의 고난을 생각할 여유가 없는 성공한(?) 종의 모습이란 말씀이다. 그들은 마귀의 탈을 쓰고 있는 김정일이에게는 몇백억씩 갖다 바칠 돈은 있으나 고난당하고 있는 형제들에게는 한 푼도 쓸 돈이 없다. 하나님은 이 시대의 파수꾼들인 그들에게 도둑이나 불의한 자들을 보고 짖을 줄 모르는 벙어리 개라고 말씀하신다.

그래도 우리가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것은 몇몇의 파수꾼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구국기도, 조갑제, 이동복, 정창인, 양영태 등등의 피를 토하는 파수꾼들로 인하여 하나님의 역사하시는 손길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