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지도자가 되기를 원한다. 자기가 원하는 지도자의 자리에 앉기 위해 온갖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우리사회는 이런 무리들로 넘쳐난다. 그러나 아무나 지도자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많은 시민의 지지를 그 원천으로 하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존경받는 위치에 서야 한다. 불행히도 우리사회는 언제인가부터 많은 시민들로부터 존경받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사회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정치, 사회, 문화, 학계, 종교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잠시 존경을 받다가 그의 가면이 벗겨짐으로 인해 많은 시민의 지탄을 받는 존재로 추락하는 사례가 너무 빈번하다. 많은 시민들로부터 행정부에서 존경할 만한 인물을 꼽으라면 과연 누가 지명될지 의문이다.

대통령이 행정부의 최고 수장인데 그의 인기도가 40%를 조금 넘다가 최근에는 그 마저도 30%대로 하락했다고 한다. 그러나 인기도와 존경도는 또 다른 문제다. 인기있는 사람과 존경받는 사람을 동일시할 수는 없다.

시민들로부터 현재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사람은 아마도 박지성이나 김연아를 꼽는다면 별로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박지성이나 김연아를 존경하느냐고 하면 문제는 달라진다. 여기에 인기도와 존경도를 동일시할 수 없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입법부에서 존경할 사람을 찾는 것은 더욱 난해하다. 연목구어라 할까. 많은 시민들이 입법부 알기를 안 된 말로 시궁창 취급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고 사법부로 시선을 돌려보면 많은 시민들이 웃을 것이다. 지금 코메디하고 있느냐고.

동일한 문제를 가지고 광주와 대전과 인천의 판결이 다르니 시민들이 얼떨떨하다. 그렇다고 광주와 대전과 인천의 법이 다르냐 하면 결코 그렇지 않다. 동일한 법이다.

그러면 가장 양반적인 인물들이 몰려있을 학계로 시선을 돌려보자.

결론부터 말해서 가장 처참한 분야다. 수도권에서만도 백여명의 교장이 구속되고 입건되고 이건 쑥대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며, 이 나라에서 가장 명문 대학이라고 하는 서울대학의 총장을 지낸 정총리가 속된말로 강아지 취급을 받고 있다.

그러면 종교계는 어떨까. 가장 신도가 많다는 불교는 스님들과 중놈들의 다툼질로 편할 날이 없다고 한다. 게다가 불경과는 거리가 먼 이념상의 갈등으로 날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다음으로 신도가 많다는 개신교로 가보자.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라는 단어의 의미를 잘 몰라 개신교만을 기독교로 알고 있다. 하여 개신교를 “개독교”라고 빈정댄다. 반감을 가진 한두 사람의 표현이 아니라 심각성이 있다.

같은 기독교인 천주교로 가 보아도 별로 낳을게 하나도 없다. 성추행으로 매스컴에 보도되는 사제가 없나.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갯물을 흐린다고 그놈의 “정의구현”이 뭔지 새빨간 가면을 쓰고 난리를 치니, 시민들의 인식이 어떠할지 물으나 마나다.

혼란에 처한 나라를 구하기 위한 지식과 지혜와 용기를 갖춘 인물을 찾기가 이토록 힘든가. 역사를 통해 보면 나라를 구하는 지도자는 자리에 연연하는 인물이 아니었다. 충무공이 바로 그런 인물이 아니었나 싶다. 세계 역사상 해군제독이 일반사병으로 강등되어 복무한 기록은 이순신장군이 유일하다.

나라를 살리기 위한 그의 충정 앞에서 지위란 한갓 쓰레기에 불과하다. 당의 공천에서 탈락했다고 자기가 몸 담았던 당을 원수같이 여기고 야당보다 더 지저분하게 물고 늘어지는 몰골을 보자면 지도자라는 인물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가장 많은 시민의 지탄을 받았으나 가장 자랑스러운 대통령으로 사랑받는 박정희 대통령이 그립다. 현재의 위기는 그러한 소신과 용기 있는 분이라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