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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라고 하니 오늘은 까치의 설날인가 보다. 요덕이네 집의 까치는 짙은 썬 그라스를 썼다고 한다. 요덕이가 너무 고통을 받으니 차마 볼 수가 없어 썬 그라스로 눈을 가리고 비명 소리가 없는 골짜기로 속히 날아가야 했다고 한다. 그러길 수도 없이 반복했다고 한다. 어느 때는 먹고 싶은 열매도 먹지 않고 되도록 산 속으로 가서 해결하려고 노력하였다고 한다. 요덕이 배고프니 찾아 먹으라고. 요덕은 그 때마다 까치를 보고 멍하게 쳐다보는 눈으로 감사를 표시하는 것이, 어쩜 자기를 잡아먹고 싶은 표정이라고 생각될 때도 있었다고 한다.
오늘은 까치네 설날이라고 설빔을 잔득 준비하고 있는 삼팔선 너머 파주 땅에 부모님 까치를 찾아 떠나면서 몇 번이고 땅에 떨어질 뻔 했다고 한다. 너무 배가고파서 날 기운이 별로 없고 현기증이 나서 몇 번이고 이를 악물고 날고 날아 개성근처로 오니, 전에 못 보던 것들이 활기차게 움직이는데. 자세히 보니 구렁이들이 이 추운 겨울에 뱀의 혀를 날름거리고 있다고 한다. 남편 까치가 하는 말, 저거 남조선 빨갱이새끼들이구먼. 까치는 눈에 썬 그라스를 벗고 자세히 내려다본다. 정말 사람들이었다. 남조선 사람들.
삼팔선을 넘어 부모님 계신 집이 보인다. 여보야, 이번에 부모님 계신 곳에 확 눌러 앉아 버리자. 남편까치는 아내까치의 말에 묵묵부답이다. 표정을 보니 싫지 않다는 얼굴이다. 다만 처가살이가 좀 그런 것 같아서 서리... 까치는 엄마 아빠를 뵙는 순간에 엉엉 울었다. 너무나, 너무나 요덕이네가 고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모 곁에서 위로받고 있는 까치는 간만에 오늘은 배가 터지게 먹고 간만에 따뜻한 이불에 잠을 자고 간만에 파주시내 한 바퀴 여행하고. 동창들 만나고 참 재미있었다. 하지만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단다.
눈앞에 요덕이 고통이 어려오기 때문이란다. 그의 비명소리가 까치의 귀 속으로 파고 들어오기 때문이란다. 아, 남한 사람들은 까치보다 귀가 어둔 것 같은지. 눈앞에 요덕이의 고통을 보고도 모르는 척 외면하는 것을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곧 평화공세와 남북연합과 평화공세에 다가올 화를 보고도, 못 본척하고 있는 사람들의 무신경과 무감각에 흥청거리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까치는 그 모습들에 화가 난 나머지 썬 그라스로 눈을 가린다.
남편까치가 말한다. 까치만도 못한 자들이 인간인가?
인간이 인간다워야 인간이지.
<구국기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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